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형종상향금지 원칙으로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
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형종상향금지 원칙으로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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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명령 정식재판청구, 형종상향금지 원칙으로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약식명령을 받고 나면 벌금이 부당하다고 느껴도 정식재판을 청구하기가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히 다퉜다가 벌금이 아니라 징역형이 나오는 건 아닌지, 그 불안감 때문에 억울해도 그냥 벌금을 내고 넘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이런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장치를 두고 있는데, 바로 형종상향금지 원칙입니다. 이 글에서는 정식재판을 청구해도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지 않는 이유와,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예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청구 — 무엇을 다투는 절차인가

약식명령은 벌금·과료·몰수형에 해당하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서, 검사가 정식 공판을 거치지 않고 수사기록만으로 법원에 처벌을 구하는 절차입니다(형사소송법 제448조).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서류만 검토해 벌금액을 정하므로, 피고인은 재판정에 나가 자신의 입장을 직접 진술할 기회 없이 벌금 통지서를 받아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결정에 이의가 있다면 피고인은 약식명령 등본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특별한 사유를 적을 필요 없이 서면으로 청구하면 사건은 통상의 공판절차로 넘어가고, 판사가 증거와 진술을 다시 살펴 유무죄와 형량을 새로 정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거나 벌금액이 과하다고 주장하려다가,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입니다. 이 불안감이 실무에서 정식재판청구를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흔한 이유이고, 다음 항목에서 다룰 형종상향금지 원칙이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형종상향금지란 무엇인가 —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형의 종류'는 형법 제41조가 정한 사형·징역·금고·자격상실·자격정지·벌금·구류·과료·몰수의 순서를 말하며, 이 서열상 벌금보다 징역·금고가 더 무거운 종류로 취급됩니다.

이 조항의 의미는 단순합니다. 약식명령에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라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그 사건을 징역형이나 금고형으로 바꿔 선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검토 결과 죄가 인정되고 정상이 나쁘다고 판단되더라도,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형의 틀 자체가 애초에 벌금으로 고정돼 있는 셈입니다.

이는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할 때부터 사건을 벌금형에 어울리는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전제를 존중하는 취지이기도 합니다. 정식재판 단계에서 새로운 사정이 드러나 죄질이 더 무겁게 평가되더라도, 애초 절차 선택 자체를 뒤집어 형의 종류를 바꾸는 것까지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조항의 태도입니다.

형종상향금지는 형의 '종류'를 무겁게 하는 것만 막을 뿐, 같은 종류 안에서의 형량 변동까지 막지는 않는다 —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다.

예전엔 벌금 액수조차 못 올렸다 — 불이익변경금지에서 형종상향금지로

지금의 형종상향금지 원칙은 2017년 12월 19일 법률 제15257호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이전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형의 종류뿐 아니라 형량 자체도 약식명령보다 무겁게 정할 수 없었습니다. 약식명령에서 벌금 300만원이 나왔다면 정식재판에서도 300만원을 넘는 벌금을 선고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원칙은 피고인의 정식재판청구권을 두텁게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다른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정식재판에서 새로운 범죄사실이 드러나거나 죄질이 실제로는 더 무거웠다는 사정이 확인돼도 법원이 벌금액을 조정할 방법이 없어, 약식명령 단계의 부실한 심사가 그대로 확정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이에 국회는 형종의 상향만 금지하고 같은 종류 내에서의 형량 조정은 허용하는 쪽으로 절충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형종상향금지 원칙입니다.

즉 지금 기준으로는 벌금이라는 틀 자체는 유지되지만, 그 안에서 액수가 오르내리는 것은 막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정식재판을 청구해도 형이 절대 안 오른다"고 오해하면, 실제 결과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벌금 액수는 오를 수 있어도 징역으로는 못 간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사례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약식명령에서 벌금 300만원이 나온 사건이 정식재판을 거쳐 벌금 50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은 적법합니다. 형의 종류는 벌금 그대로이고 액수만 상향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같은 사건에서 법원이 징역형(설령 집행유예를 붙이더라도)을 선고한다면, 이는 형종상향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어서 상급심에서 파기될 수 있습니다.

정식재판청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오해가 바로 이 지점에서 생깁니다. "괜히 청구했다가 형이 세지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은 절반만 맞습니다. 벌금 액수가 오를 위험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위험은 이 조항 때문에 원천적으로 없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실익을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같은 이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무조건 벌금이 깎인다"는 반대쪽 오해도 위험합니다. 형종상향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 즉 벌금이 징역으로 뒤바뀌는 결과만 막아줄 뿐, 다투는 과정에서 액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를 가능성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정식재판청구를 결정하기 전에는 이 두 갈래 결과를 모두 염두에 두고, 다툴 실익이 액수 상향의 위험을 감수할 만한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 벌금 → 벌금(액수 상향) — 가능. 판결서에 양형 이유 기재 필요.

  • 벌금 → 징역·금고(형종 상향) — 불가. 피고인이 청구한 사건이라면 위법.

  • 일부 무죄를 다퉜지만 결국 유죄로 인정된 경우도 — 벌금이라는 형종의 틀은 그대로 유지.

정식재판청구로 벌금이 아예 사라지거나 징역으로 바뀔 걱정은 없지만, 벌금 액수 자체가 오를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다른 사건과 병합돼도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실무에서는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 별도로 진행 중이던 다른 형사사건과 함께 병합돼 경합범으로 심리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법원이 전체 사건을 하나로 묶어 형을 정하면서 징역형을 선택하고 싶어질 수 있는데,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20도355 판결은 이런 경우에도 형종상향금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다른 사건이 병합·심리되어 경합범으로 처단되더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례의 실무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법원이 병합된 사건 전체를 편의상 징역형 하나로 정리하고 싶어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벌금 사건 부분만큼은 벌금이라는 형종의 틀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다만 함께 병합된 '다른 사건' 자체는 애초에 약식명령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이 징역형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고 전체 형은 두 부분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이 구조는 병합 여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피고인 입장에서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수사·공판 단계에서 별개로 진행되던 사건이 우연히 같은 재판부에 배당돼 병합되더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벌금 사건 부분이 그 병합을 계기로 징역형으로 넘어가는 일은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검사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문언상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문구가 그대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해준 것이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3700 판결로, 검사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형종상향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검사가 벌금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판단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면, 법원은 심리 결과에 따라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무상 검사가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사례는 피고인 청구에 비해 많지 않지만, 사안이 사회적으로 문제되거나 약식명령의 벌금액이 지나치게 낮다고 검찰이 판단한 사건에서는 실제로 발생합니다. 자신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검사 청구로 사건이 정식재판에 넘어와 있다면 형종상향금지의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실제로 형이 무거워지는 경우 — 양형 이유 기재 의무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2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형의 종류는 그대로 두고 액수만 올리는 경우라도, 법원이 그 판단을 아무 설명 없이 내릴 수는 없도록 절차적으로 견제하는 장치입니다.

실무에서 벌금이 오르는 경우는 정식재판 과정에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범죄사실이 추가로 확인되거나,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거나, 피해자와의 합의가 결렬되는 등 사정 변경이 있는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정식재판에서 합의서나 반성문, 참작할 사유를 새로 제출해 벌금이 감액되거나 선고유예로 이어지는 경우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정식재판청구, 언제 실익이 있나

형종상향금지 덕분에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뀔 걱정은 크게 덜었지만, 벌금 액수가 오를 가능성 자체는 남아있으므로 무작정 청구하는 것이 항상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실익을 가늠할 때는 사건마다 다음 요소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무죄를 다툴 만한 구체적 증거나 사실관계가 있는 경우 — 실익 큼.

  • 약식명령의 벌금액이 유사 사건의 평균보다 뚜렷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 실익 있음.

  • 단순히 벌금이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다툴 근거 없이 청구하는 경우 — 액수 상향 위험만 남을 수 있어 신중.

  • 약식명령 절차 자체에 송달 오류 등 하자가 있었던 경우 — 별도로 정식재판청구권 회복을 검토.

청구 기한은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이며, 이 기간 안에 서면으로 관할법원에 제출하면 되고 특별한 사유를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청구 이후 벌금 액수가 오를 가능성 자체는 배제되지 않으므로, 사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실익을 가늠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판단이 애매한 경우라면 약식명령서에 적힌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벌금액 산정 근거를 먼저 뜯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공소사실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동종 사건의 통상적인 벌금 수준과 비교했을 때 이번 벌금액이 유독 높게 책정됐는지를 확인한 뒤에야 정식재판청구가 감수할 만한 선택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식명령에 벌금이 나왔는데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징역형으로 바뀔 수 있나요?

A.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 따라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어,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일은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다만 벌금 액수 자체는 오를 수 있어 유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벌금 액수가 오를 수도 있나요?

A. 형종상향금지는 형의 종류만 보호할 뿐 액수까지 보장하지는 않아, 정식재판 과정의 사정에 따라 벌금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액수를 올릴 때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Q. 정식재판 청구 사건이 다른 사건과 병합되면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나요?

A. 대법원 판례는 병합·심리되어 경합범으로 처단되더라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형종상향금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다만 병합된 다른 사건 자체에는 애초 약식명령이 없었으므로 그 부분에는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검사도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그러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검사도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형종상향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피고인이 직접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검사 청구로 형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Q. 정식재판 청구 기한은 언제까지인가요?

A.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청구해야 하며, 이 기간을 넘기면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청구서에 특별한 사유를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Q.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나요?

A. 형의 종류가 벌금에서 징역으로 바뀌는 불이익은 없지만, 벌금 액수가 늘어나거나 소송이 길어지는 부담은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무죄를 다툴 근거가 있거나 벌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때 가장 큰 걱정은 "괜히 청구했다가 형이 더 세지는 것 아닌가"이지만,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의 형종상향금지 원칙 덕분에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습니다. 다만 형의 종류가 아니라 액수는 여전히 오를 수 있고, 검사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에는 이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외도 함께 알아두어야 합니다.

결국 정식재판청구가 실익이 있는지는 사건마다 다르며, 무죄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약식명령의 벌금액이 유사 사건보다 과도한지, 절차적 하자는 없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특히 수원지검 관할 사건에서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를 고민 중이라면, 벌금 액수 상향 가능성과 무죄 다툼의 승산을 함께 따져본 뒤 청구 여부를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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