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지은 시행사·시공사는 준공 이후에도 하자보수보증금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대금의 일부를 곧바로 돌려받지 못한 채 오랫동안 묶어둡니다. 문제는 이 돈이 준공 시점에 한 번에 정산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네 개의 시점에 나뉘어 반환된다는 사실을 놓치는 사업주체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반환 시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이미 청구권이 발생했는데도 몇 년씩 방치해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반대로 입주자대표회의 쪽에서는 반환 시기와 반환 대상 금액을 착각해 정당한 하자보수 재원까지 성급히 내주는 일도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하자보수보증금이 왜 네 단계로 쪼개져 사업주체에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사업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 각자가 그 절차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하자보수보증금 예치 제도 — 왜 사업주체 돈을 미리 잡아두나
공동주택관리법 제38조는 사업주체가 사용검사(또는 사용승인)를 신청할 때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1조에 따라 예치 금액은 사업계획승인서에 기재된 공사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의 100분의 3이 원칙이고, 은행에 현금으로 예치하거나 보증회사·건설공제조합의 보증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예치처는 처음에는 사용검사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이 되고, 이후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예치명의를 입주자대표회의로 변경해 관리를 넘겨받는 구조입니다.
이 제도의 취지는 단순합니다. 담보책임기간 동안 하자가 발생했는데 사업주체가 자발적으로 보수하지 않거나, 부도·폐업 등으로 보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재원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입니다. 즉 하자보수보증금은 사업주체의 돈이 영구히 몰수되는 것이 아니라, 담보책임기간이 끝날 때까지 하자보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잠시 예치해 두는 성격의 자산입니다. 이 성격을 이해해야 다음에 살펴볼 반환 구조가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담보책임기간이 2·3·5·10년으로 나뉘는 이유 — 시설공사별 책임기간
하자보수보증금이 한 번에 반환되지 않는 이유는 애초에 하자에 대한 담보책임기간 자체가 공사 종류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제2호 및 별표4는 시설공사를 성격별로 나눠 각기 다른 책임기간을 부여합니다. 미장·도장·도배·타일·주방기구 등 눈에 보이는 마감공사는 2년, 창호공사나 옥외급수·위생·냉난방 등 설비 관련 공사는 3년, 방수공사나 지붕공사처럼 시간이 지나야 하자가 드러나는 공종은 5년, 건물을 떠받치는 내력구조부와 지반공사는 가장 길게 10년이 적용됩니다.
같은 아파트 한 채라도 공종에 따라 책임기간이 이렇게 제각각이다 보니, 하자보수보증금 전체를 어느 한 시점에 몰아서 반환하면 아직 책임기간이 남은 공종의 하자를 보수할 재원이 사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법은 책임기간이 짧은 공종의 몫부터 순차적으로 정산해 돌려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아래에서 볼 반환 비율 15%·40%·25%·20%는 이 네 개의 책임기간 구간과 대응하는 구조입니다.
2년 — 미장·도장·도배·타일 등 마감공사
3년 — 창호공사, 급배수·위생·냉난방 등 설비공사
5년 — 방수공사, 지붕공사 등
10년 — 철근콘크리트 등 내력구조부, 지반공사
반환 비율의 구조 — 사용검사일부터 15%·40%·25%·20%로 순차 반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45조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예치된 하자보수보증금을 사용검사일부터 경과 기간에 따라 사업주체에게 순차적으로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사용검사일부터 2년이 지나면 하자보수보증금의 100분의 15, 3년이 지나면 100분의 40, 5년이 지나면 100분의 25, 10년이 지나면 100분의 20을 각각 반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네 시점의 비율을 모두 더하면 100%가 되어, 10년이 지나면 예치금 전액이 사업주체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주의할 부분은 비율이 균등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3년 시점에 40%라는 가장 큰 몫이 돌아오는 것은, 마감공사(2년)와 설비공사(3년)를 합친 구간에서 하자가 가장 빈번하게 신고되고 또 그만큼 빨리 정리되기 때문에 그 몫을 상대적으로 두텁게 앞당겨 배정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력구조부처럼 책임기간이 10년으로 가장 길지만 실제 하자 발생 빈도는 낮은 공종의 몫(20%)은 마지막까지 남겨둡니다. 사업주체 입장에서는 준공 후 2년, 3년, 5년, 10년이라는 네 번의 시점을 자금 계획에 미리 반영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하자보수보증금은 준공과 동시에 일괄 반환되는 돈이 아니라, 사용검사일부터 2년·3년·5년·10년이 지날 때마다 15%·40%·25%·20%씩 나뉘어 사업주체에게 돌아온다.
반환 청구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 사업주체가 직접 챙겨야 하는 절차
법 조항이 입주자대표회의에게 반환 의무를 지운다고 해서, 반환 시점이 되면 돈이 자동으로 사업주체 계좌에 입금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사업주체가 사용검사확인서 등으로 경과 기간을 소명하고, 예치명의가 남아 있는 예치처(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아직 이관 전이라면 사용검사권자)에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절차가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임원 교체 등으로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청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반환 시점이 지났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일도 흔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하자보수보증금 반환청구권도 금전채권인 이상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습니다. 사업주체가 준공 직후 다른 사업으로 넘어가며 반환 청구 자체를 몇 년씩 챙기지 못하는 사이, 이미 지난 2년·3년 시점의 반환분에 대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당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각 반환 시점을 캘린더에 표시해 두고, 시점이 도래하는 즉시 서면으로 반환을 청구해 시효를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사용된 하자보수보증금은 반환 대상에서 빠진다
담보책임기간 안에 실제로 하자가 발생하면, 입주자대표회의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 예치된 하자보수보증금을 하자보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주자대표회의가 임의로 판단해 아무 때나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하자 여부와 보수 범위에 다툼이 있는 경우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심사나 조정 절차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고, 사업주체가 스스로 하자를 인정하고 보수를 이행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몫을 보증금에서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이렇게 이미 사용된 금액은 각 반환 시점의 대상 금액에서 당연히 빠집니다. 즉 2년 시점에 반환해야 할 15% 중 일부가 이미 마감공사 하자보수에 쓰였다면, 그 시점에 사업주체가 돌려받는 금액은 15%에서 사용액을 공제한 나머지입니다. 따라서 사업주체는 반환을 청구할 때 단순히 비율만 계산할 것이 아니라, 그 사이 어떤 하자보수에 얼마가 사용되었는지 사용내역과 정산자료를 함께 요구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용 근거가 불명확한데도 금액만 차감되어 있다면 정산 내역 공개를 요구할 근거가 됩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반환을 미루면 — 사업주체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반환 시점이 지났는데도 입주자대표회의가 특별한 사용 근거 없이 반환을 계속 미루는 경우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예산이 부족해서, 혹은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하자에 대비해 두겠다는 이유로 반환을 늦추는 경우인데, 법이 정한 반환 시점과 비율을 근거 없이 넘기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사업주체는 우선 서면으로 반환을 공식 청구하고, 사용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절차부터 밟는 것이 순서입니다.
협의로 해결되지 않으면 사업주체는 반환 대상임에도 지급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의 형태로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예치명의가 입주자대표회의로 이관되지 않고 사용검사권자인 지방자치단체가 보관 중인 단계라면, 청구 상대방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어 예치명의 이전 여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반환 시점과 사용 내역을 정리한 자료를 미리 갖춰두면 협상 단계에서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관리비 회계와 하자보수 회계가 뒤섞여 사용 근거자료 자체가 불분명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에 하자보수 지출결의서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재정 결과를 근거자료로 요구하고, 그마저 제시되지 않는다면 회계감사 자료나 관리사무소 장부 열람을 요청해 사용 여부 자체를 먼저 확인해 두는 편이 이후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 세대별 사용검사일과 명의 이전 시점
대단지의 경우 동별로 사용검사를 나눠 받는 경우가 있어, 반환 기산점이 되는 사용검사일이 동마다 다르게 잡힐 수 있습니다. 이런 단지에서는 전체 단지를 하나의 기준일로 뭉뚱그려 반환 비율을 계산하면 실제 법적 기산점과 어긋날 수 있으므로, 동별 사용검사확인서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예치명의가 사용검사권자에서 입주자대표회의로 아직 넘어가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반환 시점이 도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반환 의무의 상대방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사용검사권자가 될 수 있어, 청구서를 보내야 할 곳부터 잘못 짚지 않도록 예치명의 이전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세부 사항은 서류만 봐서는 놓치기 쉬워, 반환 시점이 다가오면 예치 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증서 방식으로 예치한 경우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습니다. 현금 예치와 달리 보증서는 갱신·재발급 과정에서 보증 기간이나 보증 금액이 원래 예치 내용과 다르게 관리되는 경우가 있어, 반환 시점에 보증회사·공제조합이 보유한 보증서 원본 조건과 애초 산정된 100분의 3 기준이 실제로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준공 후 여러 해가 지나 담당자가 여러 번 바뀐 사업장일수록 이런 서류상 불일치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자보수보증금은 준공 후 언제 처음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사용검사일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 하자보수보증금의 100분의 15를 처음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3년 시점에 100분의 40, 5년 시점에 100분의 25, 10년 시점에 100분의 20이 순차적으로 반환됩니다.
Q. 하자보수에 이미 사용된 금액도 반환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담보책임기간 중 실제 하자보수에 사용된 금액은 반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각 반환 시점의 비율에서 그때까지 사용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만 사업주체에게 돌아옵니다.
Q. 입주자대표회의가 반환을 계속 미루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먼저 서면으로 반환을 공식 청구하고 사용 근거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정당한 사용 근거 없이 반환이 계속 지연되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반환청구권도 시효가 있나요?
A. 예. 하자보수보증금 반환청구권도 금전채권으로서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습니다. 반환 시점이 지났는데도 오래 방치하면 지난 시점의 반환분에 대해 시효 완성을 주장당할 수 있어, 시점마다 청구권을 행사해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대단지라 동별로 사용검사일이 다른데 기산점을 어떻게 잡나요?
A. 동별로 사용검사를 나눠 받은 경우 각 동의 사용검사일이 개별 기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단지 전체를 하나의 날짜로 뭉뚱그리지 말고 동별 사용검사확인서를 확인해 반환 비율을 각각 계산해야 합니다.
Q. 예치명의가 아직 지자체에 있다면 누구에게 반환을 청구해야 하나요?
A. 예치명의가 입주자대표회의로 이전되기 전이라면 사용검사권자인 지방자치단체가 보관 주체입니다. 반환을 청구하기 전에 예치명의 이전 여부부터 확인해 청구 상대방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맺음말
하자보수보증금은 준공 시점에 한 번에 정리되는 돈이 아니라, 사용검사일부터 2년·3년·5년·10년이라는 네 시점에 걸쳐 15%·40%·25%·20%씩 나뉘어 사업주체에게 돌아오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공종별로 다른 담보책임기간과 맞물려 있는 것이어서, 반환 시점과 비율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이미 청구할 수 있는 돈을 몇 년씩 방치하거나, 반대로 아직 반환 대상이 아닌 금액까지 요구하는 혼선이 생기기 쉽습니다.
결국 사업주체로서는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네 번의 반환 시점을 미리 캘린더에 표시해 두고, 시점마다 사용 내역을 확인한 뒤 서면으로 반환을 청구하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반환이 근거 없이 지연되는 경우라면 협상 단계에서부터 관련 자료를 갖춰 대응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도 유리합니다.
특히 광교를 비롯한 수원·경기남부 지역처럼 대단지 공동주택 준공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에서는, 사업주체가 여러 현장의 반환 시점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수가 생기기 쉽습니다. 반환 시점이 임박했거나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용 내역을 두고 이견이 있다면, 예치 현황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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