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장 추가공사 지시, 대금은 대리권 범위 안인지에 따라 갈린다
현장소장 추가공사 지시, 대금은 대리권 범위 안인지에 따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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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장 추가공사 지시, 대금은 대리권 범위 안인지에 따라 갈린다 

강대현 변호사

공사 현장에서 실제로 "이 부분 추가로 해달라"고 지시하는 사람은 현장소장인데, 정작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은 본사 대표이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수급인 입장에서는 현장소장의 말을 믿고 계약에 없던 공사를 진행하지만, 막상 대금을 청구할 때가 되면 원청이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 "현장소장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었다"며 발뺌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분쟁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실제로 공사를 했느냐가 아니라, 그 지시를 한 현장소장에게 회사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느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장소장의 대리권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그리고 그 범위를 넘어선 지시였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대금을 받아낼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현장소장은 누구를 대리하는가 — 상법상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

상법 제15조는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은 그 종류 또는 사항에 관하여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은 건설회사 현장소장이 지점장 같은 상법 제14조의 표현지배인은 아니지만, 상법 제15조가 정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에 해당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현장소장의 권한이 상대방의 신뢰만으로 임시로 인정되는 표현대리가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부여한 진짜 대리권이라는 데 있습니다.

회사가 특정인에게 '현장소장'이라는 직함을 주고 그 현장의 업무를 총괄하도록 맡긴 이상, 그 업무범위 안에서는 회사를 대신해 의사표시를 할 권한을 실제로 준 것으로 본다는 것이 판례의 논리입니다. 등기임원처럼 별도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장소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이미 그 현장에 관한 대리권을 표상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이 대리권은 무제한이 아니라 '그 업무에 관하여'만 인정되는 부분적 대리권입니다. 어디까지가 그 업무인지, 즉 통상업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실제 분쟁에서 가장 먼저 다투어지는 지점이고, 추가공사 지시가 대금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도 결국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장소장은 별도 위임장이 없어도 상법 제15조에 따라 자신이 맡은 현장 업무에 관해서는 실제 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으로 취급된다 — 다만 그 범위는 '통상업무'에 한정된다.

통상업무의 범위 — 추가공사 지시도 여기 포함되는가

대법원 94다20884 판결과 대법원 1999. 5. 28. 선고 98다34515 판결은 현장소장(및 그 지휘 아래 있는 관리부서장)의 통상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혀두었습니다. 공사 시공에 관련된 자재·노무관리, 안전 및 경리업무,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공사대금 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건설기계 등의 임대차계약 체결 및 임대료 지급이 여기 포함됩니다. 반대로 새로운 수주활동이나 회사 전체가 부담할 채무보증·채무인수는 이 통상업무에서 제외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대금지급'이 통상업무에 명시적으로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기존 하도급계약의 물량을 늘리거나 세부 시공범위를 구체화하는 성격의 추가공사 지시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하도급관계의 연장선에 있는 행위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 경우라면 표현대리를 따질 필요도 없이, 현장소장의 지시 자체가 진짜 대리권 행사로서 원청에 곧바로 효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지시된 추가공사가 기존 도급범위와 무관한 별도 사업에 가까울수록, 통상업무를 벗어난 것으로 볼 여지도 함께 커집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창호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체에게 현장소장이 "옆 동 창틀도 같은 사양으로 시공해달라"고 지시했다면, 이는 같은 공정의 물량이 늘어난 것에 불과해 통상업무 범위 안에 있다고 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창호 하도급업체에게 전혀 다른 공정인 조경공사 업체 선정까지 현장소장이 독자적으로 발주했다면, 이는 새로운 수주활동에 가까워 통상업무를 벗어났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 통상업무 포함 — 자재·노무관리, 안전·경리업무, 하도급계약 체결 및 대금지급, 건설기계 임대차계약 체결 및 임대료 지급.

  • 통상업무 제외 — 새로운 수주활동, 회사 전체가 부담할 채무보증·채무인수.

  • 판단 기준 — 지시된 추가공사가 기존 하도급 범위의 연장(물량·사양 확대)인지, 아니면 별개의 신규 공정·사업인지.

권한 밖 지시였다면 — 표현대리가 성립하는 요건

추가공사 지시가 통상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곧바로 대금을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이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합니다. 이를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라고 부릅니다.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대리인에게 기본대리권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 기본대리권의 범위를 넘는 행위를 했어야 합니다. 셋째, 상대방이 그 행위가 대리권 범위 안에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현장소장 사안에서는 이미 상법 제15조에 따른 통상업무상 기본대리권이 인정되므로 첫째 요건은 대체로 쉽게 충족됩니다. 결국 실제 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셋째 요건, 정당한 이유의 유무입니다.

회사가 현장소장이라는 직함을 부여하고 현장 관리를 사실상 전권으로 맡긴 사정 자체가 민법 제125조가 정한 대리권수여의 표시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기본대리권의 존재가 이미 확인되는 현장소장 사안의 특성상 제126조를 중심으로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소장에게는 통상업무에 관한 기본대리권이 이미 있으므로, 권한 밖 지시였는지가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결국 하수급인 쪽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승패를 가른다.

정당한 이유 — 법원이 무엇을 보나

법원은 정당한 이유를 판단할 때 하수급인이 지시를 믿은 데 과실이 없었는지를 여러 정황으로 살핍니다. 지시를 한 사람이 현장에 실제로 상주하며 공사 전반을 관리해온 현장소장이었는지, 그 직함과 소속이 명함이나 현장 조직도 등으로 확인 가능했는지가 우선 검토됩니다. 이어 지시된 추가공사의 규모가 기존 계약금액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크지 않았는지, 즉 상식적으로 현장소장 선에서 결정할 만한 규모였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시가 구두로만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작업지시서·현장일지·문자메시지처럼 기록으로 남았는지도 정당한 이유 판단에 큰 영향을 줍니다. 또한 원청의 상급자나 본사 담당자가 추가공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묵인했는지, 기성금 청구 과정에서 추가물량이 포함된 내역서를 원청이 별다른 이의 없이 검토·승인한 이력이 있는지도 법원이 함께 살피는 정황입니다. 반대로 하수급인이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조금만 확인했어도 권한 없음을 알 수 있었던 사정이 있다면, 정당한 이유는 부정됩니다.

같은 현장에서 이전에도 현장소장의 지시만으로 추가공사를 진행하고 대금을 문제없이 지급받은 전례가 있다면, 그 계속적 거래관계 자체가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처음 거래하는 하수급인이 검증 없이 지시만 믿고 대규모 공사를 진행한 경우보다, 같은 현장소장과 반복적으로 거래해 오며 그 지시대로 처리해도 문제없었던 경험이 쌓인 경우가 법원에서 더 유리하게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런 전례가 있다고 해서 지시의 규모나 성격이 종전과 확연히 다른 경우까지 자동으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매 건마다 지시 내용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대금을 받으려면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추가공사가 이미 끝났거나 진행 중이라면,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지금부터라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소송에서 승패는 결국 기록의 양과 질에서 갈립니다.

  • 현장소장의 직함·소속을 명함, 현장 조직도, 출입증 등으로 확인해 보관.

  • 지시를 받은 경위를 작업지시서·현장일지·문자메시지·카카오톡 대화로 서면화.

  • 추가공사의 규모가 기존 계약 대비 통상적인 범위인지 물량내역서와 비교해 정리.

  • 원청 본사나 상급 관리자에게 추가공사 진행 사실이 공유됐는지, 이메일·보고서로 확인.

  • 기성 청구 시 추가물량을 별도 항목으로 명시해 원청이 이의 없이 검토·승인했는지 기록.

이 자료들은 훗날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쓰입니다. 지시받는 시점에 미리 챙기지 못했더라도, 완료된 공사에 대해서는 당시 관계자의 진술과 현장 사진, 준공도면 변경 이력 등을 뒤늦게라도 모아두는 것이 소송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원청이 발뺌할 때 — 입증책임과 대응 순서

원청이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거나 "현장소장에게 그런 권한이 없었다"고 부인하면, 지시 사실과 정당한 이유는 표현대리를 주장하는 하수급인 쪽이 입증해야 합니다. 이때 앞서 정리한 작업지시서·현장일지·문자메시지 외에도 감리보고서, 현장 CCTV 영상, 동료 근로자나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의 진술, 준공도면과 실제 시공내역의 차이를 보여주는 자료가 함께 활용됩니다.

실무상으로는 두 갈래 주장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먼저 추가공사가 기존 하도급의 물량·사양을 확대하는 성격이어서 상법 제15조상 통상업무 범위 안에 있다는 주장을 주위적으로 내세우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한다는 주장을 예비적으로 함께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통상업무 범위 안이라는 주장이 인정되면 표현대리의 정당한 이유까지 별도로 입증할 필요 없이 곧바로 유효한 계약관계로 인정받을 수 있어 하수급인에게 더 유리합니다.

이런 지시는 대리권 밖 — 채무보증·신규수주는 별개

대법원 94다20884 판결과 98다34515 판결이 공통으로 확인한 것처럼, 현장소장에게는 회사 전체가 부담할 채무보증이나 채무인수 같은 행위를 할 권한이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현장소장이 자재업체에 대금 지급을 개인적으로 보증해주거나, 하도급계약 범위와 무관한 전혀 별개의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약속한 경우라면, 하수급인 쪽에서도 통상적인 거래관행상 이런 사항까지는 현장소장의 권한 밖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기 더 어렵습니다.

다만 대법원 94다20884 판결은 대규모 공사에서 공사 진행에 필수적인 장비 임차료 보증처럼 예외적인 경우에는 현장소장의 권한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원칙에 대한 예외일 뿐이므로, 채무보증에 가까운 지시라면 통상업무 범위 안이라고 쉽게 단정하지 말고 그 공사의 규모와 보증 내용의 필수성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사례로, 현장소장이 자금난에 몰린 자재업체에 "다음 기성 때 이 대금까지 함께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개인 지급각서를 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회사의 기존 하도급대금 지급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별도의 채무를 새로 부담하겠다는 약속에 가까워, 통상업무 범위 밖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각서를 근거로 회사에 책임을 물으려면 단순히 각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회사가 그 채무부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실제로 일부라도 이행한 정황까지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현장소장이 구두로만 지시했는데도 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구두 지시라도 그것이 기존 하도급계약의 물량·사양을 확대하는 통상업무 범위 안의 지시라면 원칙적으로 유효한 대리권 행사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구두 지시만 있으면 나중에 지시 사실 자체를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문자메시지나 현장일지 등 기록을 함께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명함에 '현장소장'이라고만 적혀 있어도 대리권이 인정되나요?

A. 판례는 현장소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상법 제15조에 따른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표상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는 그 현장 업무의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만 인정되므로, 명함만으로 모든 지시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고 지시 내용이 통상업무 범위 안인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Q. 원청 본사와 아무 계약서도 주고받지 않았는데 대금 청구가 가능한가요?

A. 현장소장의 지시가 상법 제15조상 통상업무 범위 안에 있거나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요건을 충족한다면, 본사와 별도 계약서가 없어도 그 지시에 따른 추가공사대금을 원청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지시 사실과 공사 이행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Q. 원청이 현장소장을 이미 해임했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해임 사실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하수급인에게 통지되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상태에서 지시를 믿고 공사를 했다면, 별도의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이 글에서 다루는 통상업무·권한초과 쟁점과는 다른 법리이므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판단해야 합니다.

Q. 추가공사 규모가 크면 무조건 대리권 밖으로 보나요?

A. 규모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기존 계약의 성격, 같은 공정의 연장인지 여부, 원청 상급자의 인지·묵인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규모가 크더라도 기존 계약의 자연스러운 확장이라면 통상업무 범위 안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기성금 청구서에 추가물량을 넣었는데 원청이 아무 말 없이 지급했다면요?

A. 원청이 추가물량이 포함된 기성 내역을 확인하고도 이의 없이 지급했다면, 이는 지시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그 효력을 사실상 인정한 정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맺음말

현장소장의 지시로 계약에 없던 공사를 진행했다면, 대금을 받을 수 있는지는 그 지시가 상법 제15조가 정한 통상업무 범위 안에 있었는지, 범위를 벗어났다면 민법 제126조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지시를 받는 순간에는 당연해 보였던 일도, 분쟁이 시작되면 결국 기록과 정황으로 다시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지시받은 경위와 규모, 원청의 인지 여부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둘수록 협상이든 소송이든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건설현장의 추가공사대금 분쟁은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지시 내용과 자료를 정리한 뒤 법률적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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