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셋값과 월세가 오르면서, 사무실이나 상가로 지어진 근린생활시설을 저렴하게 개조해 원룸처럼 임대하거나, 그런 사정을 모른 채 입주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근생빌라”라 불리는 이 건물들은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에는 여전히 상가·사무소로 남아 있지만, 내부는 완전히 살림집처럼 꾸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집주인 쪽에서는 “동네에 이런 건물이 한둘이 아닌데 설마 우리만 걸리겠나”, 세입자 쪽에서는 “다들 여기서 사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는 생각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막상 구청 단속이나 인근 주민 신고로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근린생활시설을 신고나 허가 없이 주거용으로 계속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처음 개조한 시점만이 아니라 그 용도로 계속 사용하는 기간 내내 위법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이미 개조된 건물이라 해도 지금 그 용도로 계속 쓰고 있다면 여전히 단속과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근린생활시설을 주거로 쓰는 것이 왜 위법인지, 적발되면 건물주와 세입자가 각각 어떤 책임을 지게 되는지, 그리고 실제 단속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근린생활시설을 주거로 쓰는 것은 그 자체로 건축법 위반입니다
근린생활시설과 주택은 건축법상 서로 다른 시설군이라 임의로 넘나들 수 없습니다.
근린생활시설(제1종·제2종)은 소매점, 사무소, 학원 등 생활편의 목적으로 지어진 건축물입니다. 반면 단독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 같은 주택은 건축법상 아예 다른 시설군으로 분류됩니다.
건축법 제19조는 건축물의 용도를 여러 시설군으로 나누고, 시설군을 옮겨 쓰려는 경우 허가 또는 신고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근린생활시설에서 주택으로 옮기는 것은 상위 시설군으로의 이동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허가 대상입니다. 이런 절차 없이 그냥 벽을 세우고 싱크대와 화장실을 넣어 원룸처럼 꾸며 세를 놓는 것이 이른바 근생빌라입니다.
문제는 이 개조가 등기부나 건축물대장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상가·사무소이기 때문에, 소방시설 기준이나 주차대수 산정도 주택이 아니라 상가 기준으로 되어 있어 실제 거주 환경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린생활시설을 주거로 쓰려면 건축법이 정한 용도변경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그 절차 없이 개조·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입니다.
2. 적발되면 건물주에게는 형사처벌과 이행강제금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의 대상은 개조를 실행한 건축주이고, 이미 지난 개조라도 계속 쓰는 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건축법 제110조 제1호는 제19조를 위반해 용도변경을 한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를, 도시지역 안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도시지역 밖에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은 “개조는 예전에 이미 끝난 일이라 지금 와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건축법상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의 용도변경행위는 유형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며, 허가 또는 신고 없이 다른 용도로 계속 사용하는 한 가벌적 위법상태는 계속 존재한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3990 판결).
이 판례에 따르면 용도변경 행위는 계속범으로 취급되어 공소시효도 별도로 진행되지 않고, 개조된 건물을 나중에 넘겨받아 계속 그 용도로 쓰는 사람까지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세워진 근생빌라라 해도 “이미 끝난 일”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위반으로 취급되는 이유입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시정명령을 받고도 정해진 기간 안에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건축법 제80조에 따른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2019년 법 개정으로 부과 횟수 제한이 사라져 원상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반복해서 부과될 수 있고, 임대 등 영리 목적으로 위반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반 면적이 50제곱미터를 넘는 경우에는 이행강제금이 가중됩니다.
형사처벌은 실제로 용도를 바꾼 건축주와 시공자를 겨냥하지만, 위법 상태가 계속되는 한 오래된 개조라도 처벌과 이행강제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3. 세입자는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여러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형사처벌은 용도변경을 실행한 사람 몫이지만, 시정명령과 그 여파는 세입자에게도 미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미 근생빌라로 개조된 건물에 입주해 살고 있는 세입자는, 본인이 직접 용도를 바꾼 것이 아니라면 건축법 제110조가 정한 형사처벌 대상인 “용도변경을 한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건축법 제79조는 시정명령의 상대방을 건축주·소유자뿐 아니라 관리자·점유자까지 포함한 ‘건축주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실제 거주하는 세입자도 원상복구나 사용중지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관할청에 신고 없이 근린생활시설을 다른 용도로 바꿔 계속 사용한 사안에서 건축법위반을 인정한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5130 판결)도, 용도변경 여부를 서류가 아니라 실제 사용 실태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더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 전세자금대출이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고,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법원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인지를 판단할 때 서류상 표시가 아니라 실제 사용 현황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주거용 건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임대차 목적물의 공부상의 표시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지용도에 따라서 정하여야 하고, 건물의 일부가 주거용과 비주거용으로 겸용되는 경우에는 임대차의 목적, 건물의 구조와 형태, 임차인의 이용관계와 일상생활 영위 여부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12. 선고 95다51953 판결).
즉 서류상 상가라도 실제로 살림을 하고 있었다는 사정이 입증되면, 대항력 자체는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입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출·보증보험 제한과 시정명령의 여파는 피하기 어려우므로 계약 전 건축물대장 확인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4. 단속을 방치할수록 이행강제금이 불어나고 형사고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반복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이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지자체는 시정명령을 내린 뒤 정해진 시정기간이 지나도 원상복구가 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그 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연 2회의 범위에서 반복해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개정 전에는 부과 횟수에 상한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제한이 없어져, 원상복구가 이루어질 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반복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임대 등 영리 목적으로 위반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반 면적이 50제곱미터를 초과하면 가중률까지 더해져, 처음보다 훨씬 무거운 금액이 해마다 청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행강제금만으로 끝나지 않고 원상복구를 계속 거부하거나 새로운 위반이 확인되면 지자체가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앞서 살펴본 건축법 제110조의 형사처벌 절차로 넘어가게 되고,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원상복구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행강제금은 별도로 계속됩니다.
초기 단계에서 원상복구나 정식 용도변경 절차를 밟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나는 이행강제금과 형사고발 위험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5. 적발부터 시정명령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민원 신고나 정기 단속으로 시작해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필요시 형사고발까지 이어집니다.
근린생활시설의 무단 주거 사용은 대개 ①인근 주민의 민원 신고나 지자체(수원 소재 건물이라면 관할 구청 건축과)의 정기 단속으로 처음 드러납니다. 이어 ②건축물대장과 현장 실사를 대조해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③건축주·소유자·점유자에게 시정명령서를 송달해 상당한 기간 안에 원상복구 또는 정식 용도변경을 하도록 통보합니다. 그 기간 안에 시정되지 않으면 ④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위반이 반복되거나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되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발되어 수원지방검찰청의 수사와 수원지방법원의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위반건축물로 통보를 받았거나, 계약을 앞두고 있는 건물이 근린생활시설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물대장을 발급받아 해당 호실의 용도가 근린생활시설로 기재되어 있는지,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시정명령서나 이행강제금 부과통지서를 받았다면 시정기간과 부과 이력을 정리해 언제부터 위반 상태가 지속됐는지 파악합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사용 현황(전입신고, 생활 흔적 등)을 정리해 세입자로서 대항력을 주장할 근거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용도변경·부동산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처벌·이행강제금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과 세입자로서 보증금을 지키는 방향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근린생활시설의 불법 주거 사용 문제는 “당장 별일 없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 수익을 위해 근생시설을 개조한 건물주 입장에서는 형사처벌과 무제한 반복되는 이행강제금을 동시에 마주하게 되므로, 적발 전에 정식 용도변경 절차를 밟는 것이 결국 비용을 줄이는 길입니다. 반대로 그런 사정을 모르고 입주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형사처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적지만, 대출 제한이나 보증금 회수 문제는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뒤늦게 발목을 잡습니다.
저는 건물주와 세입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느 시점에 어떤 자료를 준비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 전이든 이미 단속 통보를 받은 뒤든, 지금이 바로 확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살고 있는 원룸이 근린생활시설이라는 걸 이사 온 뒤에 알았습니다. 저도 처벌받나요?
A. 형사처벌은 원칙적으로 용도를 실제로 바꾼 건축주·시공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개조 사실을 모르고 입주한 세입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시정명령의 상대방인 점유자에는 해당할 수 있어 원상복구 통보를 받을 수는 있습니다.
Q. 집주인이 “다들 이렇게 산다”며 문제없다고 하는데, 정말 괜찮은가요?
A. 괜찮지 않습니다. 근린생활시설을 허가나 신고 없이 주거용으로 쓰는 것은 그 자체로 건축법 위반이며, 대법원은 계속 사용하는 한 위법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어 “오래됐으니 괜찮다”는 말은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Q. 이행강제금은 세입자도 내야 하나요?
A. 실무상 이행강제금은 위반 상태로 임대수익을 얻는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세입자가 직접 이행강제금을 부담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 해지나 이사를 해야 하는 등 간접적인 불이익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근린생활시설이라도 전세보증금은 안전하게 지킬 수 있나요?
A. 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를 서류상 용도가 아니라 실제 거주 현황으로 판단하므로, 실제로 살림을 하고 있었다는 사정을 입증하면 대항력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전세자금대출이나 보증보험 가입이 제한될 수 있어 계약 전 확인이 훨씬 안전합니다.
Q. 벌금을 냈으면 원상복구는 안 해도 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과 원상복구 의무는 별개입니다.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위반 상태를 스스로 해소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계속 부과됩니다.
Q. 건물주가 용도변경 없이 임대해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A. 임대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지만,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으로 광고·임대하면 영리 목적의 위반으로 보아 이행강제금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임대를 계속하려면 정식으로 용도변경 허가나 신고 절차를 먼저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단속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찾아가야 하나요?
A. 시정명령서를 받은 직후가 가장 좋습니다. 시정기간 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행강제금 규모와 형사고발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에 자료를 정리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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