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예정지나 농지·임야 인근에서 오래전부터 서 있던 무허가 건물을 매수했다가, 매수 후에야 관할 구청으로부터 철거명령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매수인분들 중 상당수는 “동네에 이미 수십 년째 서 있던 건물이라 별문제 없을 것”, “중개사도 별말이 없었으니 괜찮은 건물인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진행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정명령·철거명령 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건물이 애초에 건축허가나 신고 없이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매도인에게 항의해도 “살 때 다 보고 산 것 아니냐”는 답만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무허가 건물이라도 매매계약 자체는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는 한 매수인이 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건축법 위반 상태 자체는 그대로 매수인에게 승계되며, 철거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반복해서 부과되고 강제철거(대집행)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허가 건물을 매수한 뒤 철거명령을 받았을 때 그 법적 의미가 무엇인지,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무허가 건물도 매매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등기 없이는 소유권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합니다
무허가 건물의 매매계약 자체는 유효하지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면 매수인의 지위는 불완전한 상태로 남습니다.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서 매매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법을 위반해 지어진 건물이라도 사고파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고, 재건축·재개발 예정지나 농지 인근에서는 오래전부터 무허가 건물이 실거래되어 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 즉 소유권 이전 절차입니다.
정상적으로 건축허가나 신고를 받아 지어진 건물은 사용승인 후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칠 수 있지만, 애초에 허가·신고 없이 지어진 무허가 건물은 건축물대장 자체가 없거나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어 소유권보존등기를 새로 마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매매계약서를 쓰고 잔금까지 치렀다 해도, 등기부상 명의를 매수인 앞으로 옮기지 못한 채 사실상의 점유·사용 상태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등기 무허가건물의 양수인이라도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는 한 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소유권에 준하는 관습상의 물권이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미등기 무허가건물의 양수인은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6다49000 판결).
이 판례가 보여주는 것은, 무허가 건물을 매수해 잔금까지 치렀다 하더라도 등기를 마치지 못한 매수인은 법적으로 완전한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건축법상 시정명령·철거명령은 건축주뿐 아니라 현재 그 건물을 소유·관리하거나 점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내려질 수 있습니다. 즉 등기와 무관하게, 실제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매수인이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무허가 건물의 매매계약은 유효해도, 등기를 마치지 못한 매수인은 법적 소유자가 아니면서 건축법 위반 상태의 책임은 그대로 떠안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입니다.
2. 철거명령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나오는 마지막 단계의 처분입니다
철거명령은 건축법 위반에 대해 허가권자가 내리는 시정명령의 한 유형이며, 그 자체로 독립된 최초 처분이 아닙니다.
건축법 제79조는 허가권자, 즉 시장·군수·구청장이 허가나 신고 없이 건축된 건물에 대해 그 건축주뿐 아니라 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에게 공사 중지를 명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정해 건물의 철거·개축·증축·수선·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수인이 받은 철거명령도 이 조문에 근거한 시정명령의 한 유형입니다.
실무에서는 항공사진 판독이나 민원 접수를 통해 위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건물을 매수하고 한참 지난 뒤에야 시정명령서가 도달하는 일이 흔합니다. 통지서에는 통상 위반 내용, 시정할 조치(철거 등), 이행기한이 함께 적혀 있고, 이 기한 안에 스스로 조치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이행강제금 부과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매수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시정명령이 곧바로 강제철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정명령은 당사자에게 스스로 조치할 기회를 주는 처분이고, 이를 다투고 싶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적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무허가 상태 자체가 명백하다면, 절차적 하자가 없는 한 시정명령의 적법성 자체를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철거명령은 시정명령의 한 유형으로, 기한 내 스스로 조치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과 강제철거로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처분입니다.
3. 매도인이 무허가 상태를 알리지 않았다면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건축이 제한되는 법률적 하자도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지우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하자에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 결함뿐 아니라 법률적 제한이나 장애도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건축을 목적으로 매매된 토지에 관하여 법률적 제한 등에 의하여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어 건축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이는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하고, 하자 유무의 판단은 매매계약 성립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이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매도인이 건물이 무허가 상태라는 사실, 즉 철거·이행강제금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매도했다면 매수인은 민법 제580조·제575조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계약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통상적인 주의만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담보책임이 제한될 수 있어, 계약 전 건축물대장을 확인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하자담보책임 외에도, 매도인이 적극적으로 “허가받은 건물”이라고 속였다면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취소를, 매수인이 무허가 상태를 전혀 모른 채 계약의 중요 부분을 착오한 것이라면 제109조의 착오취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취소가 인정되면 계약 자체를 되돌려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위반건축물 여부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중개사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중개사의 책임도 함께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매도인이 무허가·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알리지 않았다면, 매수인은 하자담보책임이나 착오·사기취소를 통해 계약을 되돌리거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4. 이행강제금은 매년 반복 부과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방치할수록, 이행강제금이 누적되어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건축법 제80조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은 자가 정해진 이행기한까지 조치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무허가 건축물처럼 애초에 건축허가·신고 없이 지어진 경우에는 그 건축물에 적용되는 시가표준액의 10%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정하는 금액이 부과됩니다.
한 번 부과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최초 시정명령이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조례가 정하는 횟수만큼 반복해서 부과·징수될 수 있습니다(건축법 제80조제5항). 철거명령을 계속 이행하지 않고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면, 해마다 같은 금액의 이행강제금이 다시 청구되는 구조입니다.
이행강제금을 낸다고 해서 위반 상태가 해소되거나 소급해서 적법한 건축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행강제금은 어디까지나 시정을 강제하기 위한 심리적 압박 수단이고, 끝내 시정하지 않으면 허가권자는 건축법 제85조에 따라 행정대집행법 절차로 강제철거(대집행)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 경우 철거 비용까지 소유자·점유자에게 청구될 수 있습니다.
5. 시정명령부터 강제철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이의제기와 소명 시점을 놓치면, 이후 단계에서 되돌릴 수 있는 폭이 크게 줄어듭니다.
무허가 건물에 대한 시정명령·철거명령은 통상 ①허가권자(수원 소재 건물이라면 수원시청 등 관할 구청) 명의의 시정명령서 통지 → ②정해진 기간 내 소명·이의제기 기회 → ③불복 시 행정심판(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또는 행정소송(관할 수원지방법원 행정재판부) 제기 → ④시정명령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 부과, 계속 불이행 시 대집행(강제철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행정소송으로 다투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 통지서를 받으면 기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무허가 상태 자체가 명백한 경우라면, 시정명령의 위법성을 다투기보다 실제로 그 건물을 계속 사용할 방법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건물 규모나 용도에 따라 뒤늦게라도 요건을 갖춰 적법화하는 절차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구조적으로 적법화가 불가능하다면 철거 시기·비용과 이행강제금 부담을 비교해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매수인 입장에서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정명령서(또는 철거명령서) 원본에 적힌 위반 내용, 이행기한, 불복 방법과 그 기간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매매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위반건축물 여부가 기재되어 있었는지, 매도인·중개사가 이를 알았는지 확인합니다.
관할 구청에서 건축물대장·위반건축물 관리대장을 발급받아 위반 경위와 기존 이행강제금 부과 이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자료를 정리한 뒤 무허가 건축물·부동산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면, 시정명령에 대한 불복 가능성과 매도인에 대한 책임 추궁을 동시에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허가 건물을 매수한 뒤 철거명령을 받으면 “이미 계약도 끝났고 등기도 없는데 뭘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거명령을 받은 매수인 입장에서는 시정명령서의 이행기한과 불복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통지서를 그대로 방치하면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되고, 불복 기간마저 지나버리면 시정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기회 자체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매도인 입장에서도 “계약할 때 다 알려줬다”, “원래 그런 동네다”라는 말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허가 상태를 알았는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이를 기재했는지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의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허가 건축물을 둘러싼 매매 분쟁에서 철거명령을 받은 매수인 쪽과, 반대로 하자담보책임을 추궁받는 매도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통지서를 받은 시점에 어떤 자료를 챙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불복 기한이 지나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허가 건물인 줄 모르고 샀는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A. 매도인이 무허가 상태를 알면서 고지하지 않았다면 하자담보책임(민법 제580조)이나 착오·사기에 의한 취소(제109조·제110조)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당시 통상의 주의만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철거명령을 받으면 무조건 철거해야 하나요?
A. 시정명령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무허가 상태 자체가 명백하다면 절차적 하자가 없는 한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Q. 이행강제금은 한 번만 내면 끝나나요?
A. 아닙니다.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최초 시정명령일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이내 범위에서 반복해서 부과·징수될 수 있어, 방치할수록 누적 부담이 커집니다.
Q. 등기가 안 되어 있는데 제가 소유자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한 이상 법적 소유자로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다만 실제 점유·관리자로서 시정명령의 상대방이 되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Q. 이행강제금을 계속 내면서 건물을 계속 쓸 수는 없나요?
A. 이행강제금 납부가 위반 상태를 적법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끝내 시정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절차로 강제철거될 수 있고 철거 비용까지 청구될 수 있어, 이행강제금만 내며 버티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닙니다.
Q. 중개사를 통해 샀는데 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위반건축물 여부를 기재하지 않았거나 확인을 소홀히 했다면 중개사에게도 별도의 책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교부받은 확인·설명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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