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혼자 갔다가 불리한 조서 작성되면 정정되나요
사건 개요
수사기관에서 출석요구를 받으면 대부분은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변호인 없이 혼자 조사실에 들어갑니다. 처음 겪는 조사 자리는 낯설고 긴장되기 마련이라, 수사관이 던지는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답을 이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조서를 열람하고 서명·무인을 하게 되는데, 그 순간에는 "대충 맞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넘어가거나, 이미 지친 상태라 꼼꼼히 확인하지 못하고 서명해 버리는 일이 흔합니다.
실제로 조사를 마친 뒤 뒤늦게 조서 사본을 다시 들여다보고 "내가 말한 취지와 다르게 적혀 있다", "수사관이 유도한 방향으로 답한 부분이 그대로 굳어졌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미 서명·무인까지 마친 상태이니 돌이킬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명한 조서라도 바로잡을 절차적 통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통로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고 다음 조사를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조사 당일 조서 열람 단계에서 증감·변경 청구나 이의제기를 했는지, 하지 못했다면 그 이후에도 같은 권리를 행사할 통로가 있는지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제3항). 둘째, 이미 서명한 조서라도 추가 조사나 서면을 통해 정정을 반영시킬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재판 단계에서 그 조서의 증거능력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입니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넷째, 뒤이어 예정된 2회 조사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1회 조사에서 놓친 부분을 그대로 방치하면 조서는 수사기록 속에서 점점 굳어지고, 뒤늦게 재판에서 다투려 해도 "왜 그때는 아무 말이 없었느냐"는 의심을 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관건은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절차를 밟아 두는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이미 작성된 조서의 효력을 무너뜨리는 절차적 대응
서명한 조서라고 해서 손을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조서가 굳어지기 전, 그리고 굳어진 뒤에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1) 조서 사본을 확보해 실제 기재와 기억의 차이를 특정합니다.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해 조서 사본을 확보하고, 조사 당시 실제로 진술한 내용과 조서에 기재된 표현을 문장 단위로 대조합니다. "말한 적 없는 단정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질문의 전제 자체가 왜곡됐다"는 식으로 차이가 나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목록화해야, 이후 어떤 절차를 밟든 "막연히 억울하다"가 아니라 특정된 주장이 됩니다.
2) 수사기관에 진술정정 및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제3항이 보장하는 증감·변경 청구와 이의제기는 조사 당일 열람 단계에서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기회를 놓쳤더라도 수사가 종결되기 전이라면 서면 의견서로 정정 취지를 제출해 수사기록에 편철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서면이 곧바로 조서 내용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수사기관의 판단과 이후 재판에서 "애초부터 이 부분을 다투었다"는 근거로 남습니다.
3) 재판 단계의 내용부인을 염두에 두고 정황을 기록해 둡니다.
2022년 1월 1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도 공판에서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해서만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즉 조서에 적힌 진술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법정에서 다투면 그 부분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면 조사 당시의 심리·신체 상태, 질문이 유도적이었던 정황 등을 지금부터 기록해 두어야, 나중에 "왜 이제 와서 부인하느냐"는 반박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다가올 2회 조사를 만회의 기회로 설계하기
1회 조사의 아쉬움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대개 이어지는 2회 조사(보완조사) 혹은 검찰 조사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릅니다. 이 단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사건 전체의 흐름을 바꿉니다.
1) 변호인 참여권을 반드시 행사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보장합니다. 1회 조사에서 이 권리를 쓰지 못했다면, 2회 조사부터는 반드시 동석시켜 부당한 신문방법이나 유도성 질문에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조서에 기재되는 표현 하나하나를 그 자리에서 점검하도록 합니다.
2) 진술거부권의 행사 범위를 질문 단위로 설계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른 진술거부권은 전부 진술하거나 전부 침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질문마다 답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회 조사에서 무리하게 답변해 불리해진 쟁점이 무엇인지 먼저 정리하고, 2회 조사에서는 그 쟁점에 한해 답변 범위와 표현을 사전에 준비해 들어갑니다.
3) 앞선 진술과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진술을 무작정 뒤집으면 오히려 신빙성을 스스로 깎아먹습니다. 그래서 "1회 조사 당시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 지금은 왜 다르게 말하는지"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문자메시지, 통화기록, 조사 당시 정황을 보여줄 자료 등)를 갖추어, 2회 조사에서의 정정이 앞뒤가 맞는 진술로 받아들여지도록 설계합니다.
결론
이미 서명·무인까지 마친 조서라 하더라도, 수사와 재판 절차는 그 순간에 멈추지 않습니다. 진술정정 의견서, 다가올 2회 조사, 그리고 법정에서의 내용부인까지 여러 단계에서 손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여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조서가 수사기록 속에 굳어질수록 좁아집니다. 첫 조사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면, 지금이 바로 조서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다음 절차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어떤 부분을 바로잡고 무엇을 대비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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