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상대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말, 공갈로 처벌될까
사건 개요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사람이 상간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연락해 "이 사실을 당신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말하며 위자료 명목의 돈을 요구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함을 풀고 정당한 손해를 보전받으려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대화가 문자메시지나 녹취로 남아 상간자 측이 오히려 경찰에 고소하면, 사건은 순식간에 뒤집힙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했던 배우자가 도리어 공갈 피의자로 입건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하나같이 "내가 왜 가해자냐", "정당하게 받을 돈을 요구했을 뿐인데 왜 범죄가 되느냐"고 되묻습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되는 반응이지만, 형사법은 '누구에게 권리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권리를 어떤 말과 방식으로 실행했는가를 따로 떼어 심사합니다. 위자료를 받을 권리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이, 그 권리를 요구한 방식까지 자동으로 정당화해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자체는 정당해도, 그것을 실현하는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으면 공갈죄가 성립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권리의 존재와 그 실행 방식이 모두 정당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다면 무혐의를 받아낼 여지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 갈림길이 어디에 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실제로 들여다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간자에게 돈을 요구할 만한 정당한 권리(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입니다(민법 제750조). 둘째,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말이 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해악의 고지, 즉 공갈죄(형법 제350조)의 수단인 협박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그 말을 듣고 상대방이 실제로 외포심을 느껴 재산적 처분(금전 지급 또는 약속)을 했는지,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넷째, 요구의 방식·횟수·금액이 권리 실행 수단으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도, 그 권리 실행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도2801 판결,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그리고 그 '허용되는 정도'인지는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즉 이 사건은 권리의 유무만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사건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정당한 채권의 존재와 범위부터 소명하기
공갈죄 항변의 출발점은 "나에게는 애초에 정당하게 청구할 권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세우는 것입니다. 이 단계가 흔들리면 뒤의 어떤 주장도 설득력을 잃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구성합니다.
1) 부정행위의 증거와 손해배상채권의 존재를 먼저 세웁니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청구권은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공동으로 가담한 데 따른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책임에 근거합니다. 이 채권이 실재했음을 보이려면 부정행위를 뒷받침하는 메시지·통화기록·목격 정황 등 증거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이 근거가 확보되면 "돈을 요구한 이유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검찰의 전제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2) 요구 금액이 채권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음을 계산으로 보여줍니다.
위자료 액수는 혼인기간, 부정행위의 정도와 지속 기간, 혼인 파탄에 대한 기여도, 상간자의 인식 여부 등을 참작해 정해지는 것이 판례의 흐름입니다. 요구액이 이 범위 안에 있었다면 '재산상 이익 취득' 자체가 정당한 채권 회수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성립합니다. 반대로 시세를 현저히 벗어난 액수를 요구했다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기 어려워집니다.
3) 요구의 경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갑작스러운 협박'이 아니었음을 보입니다.
공갈이 아니라는 항변에는 이 요구가 충동적 협박이 아니라 합리적 절차를 거친 청구였다는 흐름이 필요합니다. 부정행위 확인 → 당사자 확인 요청 → 합의 제안 → 불응 시 조치 예고와 같이 단계를 밟았다면, 그 경과를 문자·통화기록으로 재구성해 최초 접촉부터 최종 요구까지의 시간적 흐름을 정리합니다. 이는 목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지의 방식과 정황을 '협박'이 아닌 '통지'로 재구성하기
권리가 있어도 유죄가 되는 것은 대개 말한 방식 때문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일회적 통지였는지, 반복적이고 집요한 압박이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대화 내용 자체를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1) 시간·장소를 특정한 압박 표현이 있었는지 가려냅니다.
"오늘까지 안 주면 내일 당장 회사로 찾아가겠다"처럼 구체적 시점과 실행 장소를 못 박은 표현은 상대방의 공포를 즉각적으로 유발했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면 부득이 사실관계를 알릴 수밖에 없다"는 정도의 조건부·유보적 표현은 통지의 성격이 강합니다. 실제 문자·녹취를 문장 단위로 대조해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먼저 확정합니다.
2) 요구의 반복성과 제3자 동원 여부를 확인합니다.
한 차례 통지 후 상대의 판단에 맡겼는지, 아니면 하루에도 수차례 연락하며 금액을 올려 부르거나 지인·직장 동료를 거론하며 압박했는지는 외포심 유발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정황입니다. 통화·문자 빈도와 내용을 시계열로 정리해, 요구가 집요한 압박이 아니라 정상적인 협의 시도였음을 보입니다.
3) 형법 제20조 정당행위 법리로 위법성 조각을 함께 다툽니다.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도 상당했다면, 설령 공갈죄의 구성요건에 형식적으로 걸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습니다(형법 제20조). 채권의 존재·요구액의 상당성·통지 방식의 절제됨을 하나로 묶어, 목적과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했을 때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이었다는 점을 진술과 의견서로 구성해 제출합니다.
결론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입은 피해에 대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정당한 분노가 협박에 가까운 말로 표출되는 순간, 형사 절차에서는 전혀 다른 잣대로 평가된다는 점입니다.
권리의 존재와 그 실행 방식을 처음부터 분리해서 관리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이미 대화나 문자가 오간 상태에서 입건 통지를 받았다면, 그 내용이 협박에 해당하는지 통지에 해당하는지부터 냉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면, 초기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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