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안 해주면 폭로하겠다는 소비자, 공갈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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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환불 안 해주면 폭로하겠다는 소비자, 공갈죄일까요 

김강희 변호사


환불 안 해주면 폭로하겠다는 소비자, 공갈죄일까요


사건 개요


온라인으로 산 제품에 하자가 있어 환불을 요구했는데, 판매자가 "단순 변심"이라며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몇 번을 정중히 요청해도 응답이 없거나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오면, 소비자는 결국 "이대로 두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다른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인터넷 커뮤니티나 리뷰란에 경험을 그대로 올리고, 소비자원에 신고하겠다고 알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사연도 비슷합니다. 정품이 아닌 것 같은 화장품, 광고와 다른 성능의 가전제품을 구매한 뒤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이대로 놔두지 않겠다. 후기와 커뮤니티에 사실대로 올리고 소비자원에도 신고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판매자는 평판 훼손을 걱정해 결국 환불금을 지급했는데, 얼마 뒤 "협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돈을 준 것"이라며 경찰에 공갈로 고소한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자 있는 제품을 산 것도, 여러 번 정중히 환불을 요청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이 사건을 "누가 옳았는가"가 아니라, 그 요구와 그 말이 형법이 금지하는 '공갈'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라는 별개의 틀로 들여다봅니다. 정당한 불만이라도 그것을 표현한 방식과 요구한 금액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실제로 돈을 받지 못한 미수 단계도 처벌 대상입니다(같은 법 제352조). 여기서 '공갈'이란 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말이 상대방을 겁먹게 할 목적의 해악 고지였는지, 아니면 소비자로서 정당하게 의견을 표명하고 신고하겠다는 취지였는지입니다. 둘째, 요구한 금액이 실제 하자·손해와 견주어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었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크게 넘어섰는지입니다. 셋째, 처음부터 부당한 이득을 노린 것인지, 아니면 정당한 환불을 받으려다 대화가 격해진 것인지 — 즉 공갈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협박이 쓰인 경우라도,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어서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91도2344, 94도2422, 95도2801 판결 등). 결국 이 사건의 승패는 요구의 '정당성'과 그것을 관철한 '수단의 상당성'을 얼마나 촘촘하게 소명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요구의 '정당성'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공갈죄 방어의 출발점은 그 요구가 애초에 근거 없는 협박이 아니라, 소비자기본법 제4조가 보장하는 피해보상 요구권과 의견반영권의 정당한 행사였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하자·기망의 실체를 먼저 증명합니다.

제품 사진·구매내역·상담원과의 통화녹음·문자 등 하자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이 하자가 실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이어지는 환불 요구 전체가 '근거 없는 협박'이 아니라 '정당한 클레임'이라는 전제가 성립합니다. 소비자상담센터나 소비자원에 상담·신고를 접수한 이력이 있다면 이 역시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2) 요구 금액이 손해 범위 안에 있었음을 수치로 보여줍니다.

실제 판단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요구액이 구매대금과 그로 인한 실손해(교체·수리비, 재구매 비용 등)를 크게 넘지 않았다면, 이는 '이득을 뜯어내려던' 것이 아니라 '정당한 배상을 구한' 것이라는 강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구매대금을 훨씬 초과하는 위자료성 금액을 함께 요구했다면 그 초과분이 어떤 근거에서 산정됐는지 별도로 소명해야 합니다.

3) 대화의 전체 맥락을 시간순으로 복원합니다.

문자·카카오톡·통화녹음 등 오간 대화 전부를 잘라 쓰지 않고 통째로 확보합니다. "정중한 요청 → 반복된 거절 → 최후통첩"의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야,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말이 대화 초반부터 던진 협박이 아니라 여러 차례 무시당한 끝에 나온 최후 수단이었다는 맥락이 살아납니다. 이 맥락 하나로 '해악의 고지'와 '정당한 경고'의 평가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공갈의 고의·불법영득의사를 정면으로 부정하기


공갈죄는 처음부터 상대를 겁주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정당한 환불을 받으려다 언성이 높아진 것과, 애초에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접근한 것은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최초 요구 시점의 진술을 확보합니다.

처음 환불을 요구할 당시 무엇을 얼마나 요구했는지가 뒤로 갈수록 흐려지기 쉽습니다. 첫 문자·통화에서 요구한 금액과 사유가 하자 상당의 환불금이었다는 점을 초기 기록으로 못박아 두면, 이후 상황이 격해지며 나온 표현들이 '별개의 새로운 범의'가 아니라 같은 정당한 요구의 연장선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2) '올리겠다'는 말이 실행계획 없는 경고였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게시글을 작성해 올리지 않았거나, 게시 시점·매체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압박하지 않았다면, 이는 즉각 실행할 해악을 고지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던진 경고에 가깝다는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게시 예정 글의 초안을 미리 캡처해 보내거나 특정 매체·시각까지 못박아 통보했다면 협박의 구체성이 강해지므로, 실제로 오간 표현의 수위를 있는 그대로 정리해 대응 수위를 판단합니다.

3) 판매자가 지급한 경위를 함께 확인합니다.

판매자가 공포심 때문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하자를 인정하고 환불 규정에 따라 지급했다는 정황(내부 환불 승인 절차, 담당자 메모 등)이 있다면, 이는 '외포심에 의한 처분행위'라는 공갈죄의 핵심 요건 자체를 흔드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이 부분은 상대측 자료라 직접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수사 단계에서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함께 준비합니다.


결론


환불을 요구하며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말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공갈죄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그 요구가 실제 하자에 근거했는지, 요구한 금액이 손해 범위 안에 있었는지, 그리고 그 말이 처음부터 이득을 노린 협박이었는지 정당한 요구 끝에 나온 경고였는지 — 이 세 축을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처음 요구부터 끝까지의 기록을 있는 그대로 모아 이 세 축에 맞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소명해야 할지 사건 초기에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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