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지노 정킷방에서 도박한 것도 국내법으로 처벌되나요
필리핀 카지노 정킷방에서 도박한 것도 국내법으로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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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지노 정킷방에서 도박한 것도 국내법으로 처벌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필리핀 카지노 정킷방에서 도박한 것도 국내법으로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필리핀 마닐라나 세부의 대형 카지노에는 일반 게임장과 분리된 'VIP룸', 이른바 정킷방이 따로 운영됩니다. 한국인 전용으로 꾸며진 이 공간은 브로커(모집책)가 항공권과 숙소를 챙겨주고, 공항 픽업부터 환전, 심지어 판돈까지 대신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손님을 유치합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대개 "필리핀은 카지노가 합법인 나라인데, 그 안에서 논 것까지 한국 경찰이 문제 삼을 수 있느냐"고 되묻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은 도박 현장을 적발해서라기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의심거래 보고, 유독 잦은 필리핀 출입국 기록, 혹은 환치기 조직을 수사하던 중 확보된 송금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본인은 "카지노에서 논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정킷방 브로커에게 판돈을 외상(칩)으로 받은 내역, 브로커를 거친 송금 내역까지 함께 딸려 나오면서 사건이 도박죄 하나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필리핀 카지노가 그 나라 법으로 합법이라는 사실은 국내 처벌을 막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어느 수위까지 책임을 지게 되는지는 방문 횟수와 판돈 규모,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소명하느냐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제3조가 정한 속인주의에 따라 외국에서의 도박에도 국내법이 그대로 적용되는지입니다. 둘째, 필리핀 법이 카지노 도박을 처벌하지 않는다는 사정이 위법성을 없애 주는지입니다. 셋째, 단순도박(형법 제246조 제1항)에 그치는지 상습도박(같은 조 제2항)으로 가중되는지, 그 경계가 되는 '일시 오락 정도'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입니다. 넷째, 정킷방에서 흔히 쓰이는 '외상 칩'과 브로커를 통한 자금 이동이 도박죄와 별개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문제를 만드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서, 속인주의 적용 자체를 받아들인 다음부터는 결국 '얼마나, 몇 번, 어떤 돈으로' 했는지의 문제로 좁혀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필리핀은 합법"이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부터 정확히 짚기


많은 분들이 "필리핀은 카지노가 합법이니 문제없다"는 말을 듣고 정킷방을 찾았다가, 정작 국내에서 조사를 받으면서야 이 항변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의 방향을 잡습니다.

1) 속인주의 적용 자체를 다투지 않고, 곧바로 다음 쟁점으로 방어의 축을 옮깁니다.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도 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처럼 국가가 정책적으로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허용한 경우가 아니라면, 도박을 처벌하지 않는 외국 카지노에서 도박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도2518 판결 참조). 그래서 "필리핀에서는 합법"이라는 주장을 방어의 중심에 두면 초반부터 설득력을 잃습니다. 대신 상습성 여부, 즉 어느 수위의 처벌을 받을 사안인지로 쟁점을 옮겨야 실제로 형량에 영향을 주는 다툼이 시작됩니다.

2) 방문 횟수·기간·판돈 규모를 재구성해 '상습'과 '일시 오락'의 경계를 다툽니다.

법원은 도박이 상습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도박의 횟수와 기간, 1회 판돈의 규모,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상태, 이익금의 용도를 종합적으로 봅니다. 정킷방을 몇 번 다녀왔는지, 매회 판돈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 돈의 출처가 여유자금인지 대출금인지에 따라 같은 사실관계라도 벌금형에 그칠 사안과 상습도박으로 징역형이 문제 되는 사안이 갈립니다. 그래서 출입국 기록과 카드·환전 내역을 먼저 확보해 방문 빈도와 판돈 규모를 객관적인 숫자로 재구성하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3) 브로커의 유인·기망 정황이 있었는지 확인해 도박죄 성립 자체를 다시 짚습니다.

정킷방은 손님을 반복 유치해야 수익을 내는 구조라, 브로커가 승률을 부풀리거나 딜러와 짜고 승패를 조작하는 사기도박 정황이 섞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승패의 수를 상대방이 지배하는 사기도박이었다면 우연성이 결여되어 도박죄가 아니라 피해자로서 사기죄 문제로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 방식, 딜러·브로커와의 관계, 이상하게 반복된 패배 패턴이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정킷방 특유의 '외상 칩'과 자금 이동을 별도로 관리하기


도박죄만 정리하고 끝나는 사건이 많지 않은 것이 이 유형의 특징입니다. 판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가 또 다른 위험을 만들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함께 짚습니다.

1) '외상 칩'이 외국환거래법상 금전대차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합니다.

정킷방에서는 현금 대신 칩을 먼저 받고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그런데 판례는 외국 호텔 카지노에서 현금 대신 '칩'을 미리 받아 외상으로 도박한 행위를 옛 외국환관리법령(현행 외국환거래법 체계) 상 '금전의 대차'로 보아 신고 대상 자본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위 2002도2518 판결). 즉 도박 문제와는 별개로, 신고 없이 이루어진 외상 판돈 자체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다시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정킷방에서 실제로 현금을 냈는지, 외상으로 칩을 받았는지부터 구분해 정리합니다.

2) 브로커를 통한 송금·환전이 환치기로 걸려 있지는 않은지 점검합니다.

브로커가 국내 계좌로 원화를 받고 현지에서 달러나 페소로 맞춰 주는 방식은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는 전형적인 환치기 구조입니다. 이런 사건은 도박 혐의보다 환치기 조직 수사에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몰랐더라도 반복 이용 내역이 있으면 공범 여부가 함께 검토됩니다. 그래서 송금·환전이 정상적인 은행 절차를 거쳤는지, 브로커 개인 계좌로 오간 돈이 있는지를 먼저 가려냅니다.

3) 판돈 조달을 위한 채무 관계를 정리하고, 재발 방지 정황을 함께 준비합니다.

현지에서 진 외상 판돈을 갚기 위해 귀국 후 무리한 사채를 쓰거나, 브로커의 독촉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채무 관계를 도박 사건과 분리해 정리하는 한편, 수사·재판 단계에서는 재방문 이력이 없다는 점, 도박 문제를 인지하고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 등 재발 방지 정황을 함께 준비해 상습성 판단과 양형 모두에 도움이 되도록 대응합니다.


결론


"필리핀은 합법이니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정킷방 이용이, 정작 문제가 되는 시점에는 도박죄 하나가 아니라 외국환거래법 위반까지 함께 걸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속인주의 적용 자체를 다투기보다, 방문 횟수와 판돈 규모, 그리고 판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를 처음부터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두는 쪽이 결과에 훨씬 유리합니다.

이미 조사가 시작되었거나 필리핀 출입국·환전 내역으로 연락을 받으신 상황이라면, 도박 혐의와 자금 문제를 함께 놓고 어디까지 책임질 부분이고 어디부터 다툴 여지가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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