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매매로 취득한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등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이라는 표시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계약 당시에는 “등기부등본에 아무 문제 없으니 괜찮겠지”, “공인중개사가 확인했을 테니 문제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잔금까지 치렀지만, 막상 관할 구청에서 이행강제금 고지서가 날아오거나 대출·매도 과정에서 위반건축물 표시가 드러나면 그제야 무허가 증축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점에서는 “계약할 때는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매매목적물에 존재하는 물리적 결함뿐 아니라 법률적 하자에 대해서도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성립 범위를 구체적 판단기준과 함께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불법 증축으로 건물이 법령상 제한을 위반한 상태라면, 이는 단순한 감정적 실망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다툴 수 있는 하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매수한 건물에서 불법 증축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을 때 매도인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건축법 위반 자체는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등기부에는 없어도 건축물대장에 남는 불법 증축, 법률적 하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불법 증축 여부는 등기부등본이 아니라 건축물대장에서 확인됩니다.
건물을 매수할 때 대부분 확인하는 서류는 등기부등본이지만, 무허가·미신고 증축 여부는 등기부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관할 행정청이 위반 사실을 적발하면 건축물대장 표제부에 “위반건축물”이라는 표시와 함께 시정명령 이력이 기재되는데, 이 서류를 별도로 열람하지 않으면 계약 시점에는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위반건축물로 등재된 상태에서는 관할 구청이 시정명령을 이행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반복해서 부과하고, 건축물의 용도변경·증축 등 추가 인허가나 대출 과정에서도 제약이 따릅니다. 매매 당시에는 외관상 멀쩡해 보이던 증축 부분이, 잔금을 치른 뒤에야 “철거 또는 원상복구 대상”이라는 사실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매매의 목적물이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객관적 성질이나 성능을 갖추지 못한 경우 매도인이 민법 제580조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건축법령을 위반해 적법하게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의 건물 역시 이러한 법률적 하자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불법 증축은 등기부가 아니라 건축물대장에서 드러나는 법률적 하자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2. “몰랐다”는 매도인의 항변이 책임을 자동으로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무과실책임입니다.
민법 제580조가 정한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어도 성립하는 무과실책임입니다. 즉 매도인 스스로도 증축 부분이 무허가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매수인이 계약 당시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었다면 매도인은 하자로 인한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대법원도 매매목적물이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의 담보책임 성립을 다음과 같이 확인한 바 있습니다.
매매의 목적물이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객관적 성질이나 성능을 갖추지 못한 경우 또는 당사자가 예정하거나 보증한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매도인은 민법 제580조에 따라 매수인에게 그 하자로 인한 담보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7다202050 판결).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매수인이 계약 당시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았거나, 건축물대장을 조금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었을 정도로 과실이 컸다면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현 상태대로 매매한다”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하자담보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 특약의 범위와 경위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매도인이 몰랐다는 사정은, 매수인이 선의·무과실인 이상 하자담보책임을 면하는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3.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는 증축의 정도와 원상복구 가능성에 달려 있습니다
하자가 중대해 계약 목적 자체를 달성할 수 없어야 해제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법 증축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목적물의 하자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해제권을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도록 구분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의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보수가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장기간을 요하는 등 계약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하며, 이는 계약에 이르게 된 동기 및 목적, 목적물의 종류와 성상, 하자의 내용 및 정도, 보수에 소요되는 기간이나 비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수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296776 판결).
예를 들어 발코니 일부를 소규모로 확장한 정도라면 원상복구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옥탑에 별도 세대를 무단으로 신축했거나 용도를 임의로 변경해 건물 전체의 사용승인 자체가 위태로운 수준이라면 계약해제와 대금 전액 반환까지 주장해볼 여지가 커집니다.
증축 규모가 작다면 손해배상, 원상복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계약해제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시간을 끌면 매도인 책임 추궁과 이행강제금 부담 두 가지 모두에서 불리해집니다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길이 좁아집니다.
민법 제582조는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해제권·손해배상청구권을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판상 청구뿐 아니라 내용증명 등으로 권리행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는 것으로도 충족될 수 있지만, 시일이 지체될수록 “언제 알았는지”를 둘러싼 다툼이 커지고 입증도 어려워집니다.
여기에 더해 건축법 제80조에 따른 이행강제금은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매년 반복해서 부과됩니다. 문제는 이행강제금의 부과 대상이 위반행위 당시의 소유자가 아니라 현재 등기부상 소유자, 즉 매수인 본인이라는 점입니다. 매도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미루는 동안에도 이행강제금은 매수인 앞으로 계속 쌓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매도인에게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고, 매수인은 이행강제금 부담만 커지는 이중의 불리함이 발생합니다.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면 대응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매도인을 상대로 한 절차와 건축법 위반 정리는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자료 확보, 내용증명, 소송의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불법 증축을 이유로 매도인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는 통상 ①건축물대장·인허가 서류를 발급받아 위반 내용과 최초 시정명령 시점을 확인하는 단계 → ②매도인에게 하자 사실을 통지하고 해제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단계 → ③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목적물 소재지 관할법원(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단계 → ④ 이와 별개로 관할 구청 건축과의 시정명령에는 원상복구 또는 양성화(합법화) 신청으로 대응하는 단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민사 절차와 행정 절차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매도인을 상대로 한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이행강제금은 계속 부과되므로, 관할 구청에 양성화(합법화) 가능 여부부터 문의해 두는 것이 손해 확대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건축물대장을 열람해 위반건축물 표시 여부와 최초 시정명령·이행강제금 부과 이력을 확인합니다.
매매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위반건축물 관련 기재가 있었는지 대조합니다.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매도인에게 권리행사 의사를 표시합니다.
이 세 가지를 먼저 정리한 뒤 매매계약 관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하자담보책임 추궁과 건축법 위반 정리를 병행한다면, 손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불법 증축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분들은 “이미 잔금까지 치렀는데 이제 와서 어쩔 수 있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법 증축을 모르고 매수한 쪽 입장에서는 건축물대장·계약서를 먼저 정리해 안 날짜를 명확히 하고, 6개월의 제척기간 안에 서면으로 의사표시를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매도인 입장에서도 “계약 당시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므로, 매수인이 계약 당시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 하자를 둘러싼 분쟁에서 하자를 발견한 매수인 측과, 반대로 책임을 추궁받는 매도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건축물대장 하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안 날로부터 6개월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등기부등본만 확인하고 계약했는데, 그것만으로 과실이 있다고 보나요?
A. 등기부 확인만으로 과실이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축물대장까지 확인했다면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정이라면 매수인의 과실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계약 경위와 중개 과정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 매매계약서에 “현 상태대로 매매한다”는 문구가 있으면 책임을 못 묻나요?
A. 그 문구만으로 하자담보책임이 전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통상적인 현황 기재 문구인지,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까지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특약한 것인지에 따라 효력 범위가 달라집니다.
Q. 이행강제금은 제가 매수한 이후 발생한 것도 제가 내야 하나요?
A. 네. 이행강제금은 시정명령이 이행되지 않는 한 현재 등기부상 소유자에게 부과되므로, 위반행위 당시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매수인 본인이 납부 의무를 부담합니다.
Q. 불법 증축 부분을 양성화(합법화)할 수는 없나요?
A. 건폐율·용적률 등 건축 관련 규정을 충족하는 경우라면 관할 구청에 사용승인이나 건축물대장 정정을 신청해 양성화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규정 초과분은 철거나 원상복구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Q. 6개월이 이미 지난 것 같은데,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해제·손해배상청구권은 제척기간이 지나면 행사하기 어려워지지만, 사안에 따라 채무불이행책임이나 착오를 이유로 한 별도의 법리 구성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Q. 공인중개사가 위반건축물 여부를 설명하지 않았다면 중개사 책임도 물을 수 있나요?
A.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위반건축물 관련 기재가 누락됐다면 공인중개사법상 확인·설명의무 위반으로 별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당시 교부받은 확인설명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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