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행사 말만 믿고 계약했는데 시행사는 모른다고 해요
분양대행사 말만 믿고 계약했는데 시행사는 모른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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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행사 말만 믿고 계약했는데 시행사는 모른다고 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파트·오피스텔·상가 분양 현장에서 분양대행사 상담사의 설명만 믿고 계약했다가, 준공 후 실제 조건이 달라 항의하면 시행사가 “그건 저희가 한 말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수분양자분들 중 상당수는 “대행사 직원이 그렇게 확답했으니 시행사도 당연히 아는 내용일 것이다”, “계약서에 안 적혀 있어도 담당자가 직접 설명해준 거니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계약서에 서명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준공 후 상가 업종 구성이 다르거나 무상 제공한다던 옵션이 빠지고, 대행사 사무실은 이미 철수하거나 폐업한 뒤라 항의할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분양대행사의 설명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구체적 거래조건에 해당하고 계약 체결 시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면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묵시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하고 있고, 나아가 분양대행사가 실질적으로 시행사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시행사도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아래에서는 분양대행사의 구두 설명이 언제 분양계약의 내용이 되는지, 시행사가 언제 그 책임을 함께 지는지, 반대로 언제 시행사가 책임을 면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분양대행사의 구체적인 설명도 이의를 유보하지 않으면 계약 내용이 됩니다

청약의 유인에 불과한 설명이라도 구체적 거래조건이면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 편입됩니다.

분양광고나 분양대행사 상담사의 설명은 원칙적으로 계약 체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해, 그 자체로는 계약 내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제로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이행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선분양·후시공 방식의 특성을 고려해 이 원칙에 중요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분양광고 내용이나 모델하우스의 조건, 상담사의 설명 중에서도 아파트·상가의 외형·재질·면적·동호수·부대시설처럼 구체적이고 특정적인 거래조건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면, 사회통념상 수분양자가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한 계약 내용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분양광고의 내용, 모델하우스의 조건 또는 그 무렵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행한 설명 등이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러한 광고 내용이나 조건 또는 설명 중 구체적 거래조건, 즉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계약 내용으로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항에 관한 한, 분양계약시에 달리 이의를 유보하였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

반대로 상가의 예상 임대수익률, 향후 개발계획, 시세차익 전망처럼 불확실한 미래 예측에 관한 사항은 이 법리가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이런 부분은 수분양자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대행사 설명이 구체적 거래조건에 해당하고 계약 당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계약서에 없더라도 계약 내용이 됐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2. 분양대행사가 시행사의 실질적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시행사도 책임을 집니다

분양대행사가 별도 법인이라도 시행사의 통제 아래 있었다면 사용자책임이 성립합니다.

“분양대행사가 한 말이지 저희가 한 말이 아니다”라는 시행사의 항변은 분양대행사와 시행사가 형식적으로 별개 법인이라는 점을 근거로 합니다. 그러나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은 정식 고용계약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오피스텔 건축 시행사와 분양대행용역계약을 체결한 분양대행업자라 하더라도 사실상 시행사의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분양대행업무를 수행하였다면 시행사와 분양대행업자는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48387 판결).

실무에서는 시행사가 분양사무실을 직접 제공했는지, 대행사 상담사에게 시행사 명의의 명함이나 근무이행각서를 요구했는지, 분양대행계약서에 시행사가 홍보 문구·설명 내용을 사전 승인하는 조항을 두었는지, 상담사의 설명 내용이 시행사가 배포한 공식 카탈로그·안내문과 일치하는지 등을 종합해 실질적 지휘·감독 관계를 판단합니다.

또한 분양대행사에 계약 체결 대리권까지 부여돼 있었다면, 설령 상담사가 그 권한 범위를 넘어 개별적으로 확답한 내용이라도 수분양자가 그럴 만한 정당한 이유로 대행사의 권한을 믿었다면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해 시행사에 효력이 미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시행사 명의로 배포된 분양광고·카탈로그 자체에 거짓·과장 내용이 있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제10조에 따라 시행사의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대행사가 별도 법인이라는 사정만으로 시행사가 곧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3. 다만 계약서 문구와 증거 유무에 따라 시행사가 책임을 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설명, 예측적 사항, 증거 없는 구두 약속은 다투기 어렵습니다.

분양계약서에 “본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은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완결조항이 있는 경우, 법원은 원칙적으로 계약서 문언을 우선합니다. 앞서 본 편입 법리도 “계약 체결 시 이의를 유보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하므로,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설명과 다른 부분을 지적하거나 특약사항으로 남기지 않았다면 나중에 다투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분양대행사가 시행사로부터 구체적 지시 없이 성과보수 방식으로 독립적으로 영업했고, 시행사가 상담 내용을 사전에 점검·승인한 흔적이 전혀 없다면 사용자책임 자체가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운영수익률, 상권 형성 시기, 특정 브랜드의 입점 “예정”처럼 확정되지 않은 미래 예측 사항은 애초에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무엇보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입증입니다. 상담 당시 녹취나 문자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다면, 대행사 사무실이 철수한 뒤에는 그 설명이 실제로 있었는지조차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관건은 그 설명이 구체적·특정적이었는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의를 남겼는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남아 있는지입니다.


4. 책임이 인정되면 손해배상, 취소, 해제 중 무엇을 청구할지가 달라집니다

어떤 법적 구성을 택하느냐에 따라 회수할 수 있는 범위와 절차가 달라집니다.

설명 내용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됐다고 인정되면 이는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 문제가 됩니다. 이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그 불이행이 계약의 목적 달성에 지장을 줄 정도로 중대하다면 민법 제544조·제546조에 따른 계약 해제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설명 내용이 거래의 중요 사항에 관해 신의성실 의무에 반할 정도로 구체적 사실을 허위로 고지한 것으로 평가되면, 민법 제110조의 기망(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구성해 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낸 대금의 반환(부당이득, 민법 제741조)과 별도의 불법행위 손해배상(민법 제750조)을 함께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기 취소권은 사기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민법 제146조),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766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구성하면 시행사의 고의·과실을 별도로 입증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입증 부담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정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이 세 가지 구성을 함께 검토하거나 선택적으로 병합해 청구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5. 대응은 자료 확보부터 시작해 내용증명, 소송 순으로 진행합니다

초기 자료 정리가 시행사·대행사 중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지를 결정합니다.

분양대행사 설명과 다른 사정을 발견했다면 통상 ①상담 당시 자료(문자·카카오톡·카탈로그·안내문) 확보 → ②시행사와 분양대행사 앞으로 내용증명을 발송해 이행 또는 손해배상을 요구 → ③불응 시 관할 법원(사업장 소재지가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시행사·분양대행사를 공동피고로 하는 소송 제기 → ④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병행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감정적으로 항의부터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결과에 훨씬 유리합니다.

  1. 계약 당시 어떤 매체로 설명을 들었는지(구두·카탈로그·문자 등), 그 자료가 시행사 명의로 발행된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2. 입수 가능하다면 분양대행계약서 또는 분양계약서상 시행사·대행사 간 업무범위·승인 절차 조항을 확인합니다.

  3. 설명 내용을 뒷받침할 문자·카카오톡·현장 사진·다른 수분양자의 진술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양계약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시행사와 분양대행사 중 누구를 상대로, 어떤 법적 구성으로 청구할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분양대행사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뒤늦게 문제를 발견한 수분양자분들은 “계약서에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는 체념 때문에, 혹은 시행사와 대행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에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만 믿고 계약한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그 설명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시행사 입장에서도 대행사의 모든 개별 발언까지 무조건 책임지는 것은 아니며, 대행사에 대한 실질적 지휘·감독 관계가 있었는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의가 없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저는 분양계약 및 표시광고 관련 분쟁에서 책임을 추궁하는 수분양자 쪽과, 대행사의 개별 발언까지 떠안게 된 시행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설명의 구체성과 증거 유무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서에 없는 내용이라고 미리 포기하지 마시고,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양대행사 직원이 구두로 설명해준 내용이 계약서에 없는데, 그래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그 설명이 아파트·상가의 외형, 면적, 시설처럼 구체적 거래조건에 해당하고 계약 체결 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묵시적으로 계약 내용이 됐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운영 수익률처럼 예측적 사항은 이 법리가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Q. 분양대행사는 시행사와 별개 회사인데, 시행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분양대행사가 사실상 시행사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했다면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에 따라 시행사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분양사무실 제공 여부, 업무 지시·승인 관계 등이 판단 기준입니다.

Q. 계약서에 “구두 설명은 효력이 없다”는 조항이 있으면 그걸로 끝인가요?

A. 그런 조항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계약서가 우선하지만, 설명 내용이 구체적이고 특정적이며 계약 체결의 결정적 동기가 됐다면 예외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입증 부담이 커지므로 문자·녹취 등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Q. 대행사 직원 말을 녹음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입증하나요?

A. 카카오톡·문자 등 텍스트 기록, 계약 당시 배포된 팜플렛·카탈로그, 다른 수분양자들의 진술 등으로 간접 입증이 가능합니다. 최대한 빨리 관련 자료를 모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형사고소도 가능한가요?

A. 설명 내용이 거래의 중요사항에 관해 신의성실 의무에 반할 정도로 구체적 사실을 허위로 고지한 정도라면 사기죄 성립 여지가 있지만, 법원은 운영계획·수익 예측 등에 대해서는 기망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므로 사실관계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Q. 계약을 취소하고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로 인정되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납부한 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권은 사기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Q. 표시광고법으로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시행사 명의로 배포된 분양광고나 카탈로그 자체에 거짓·과장 내용이 있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시행사의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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