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 임차인 중도퇴거에도 임대인이 위약금을 못 물리는 이유
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 임차인 중도퇴거에도 임대인이 위약금을 못 물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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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 임차인 중도퇴거에도 임대인이 위약금을 못 물리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계약갱신요구권을 써서 2년을 더 살 수 있게 됐는데, 사정이 바뀌어 그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나가야 하는 임차인이 적지 않습니다. 이때 임대인이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 것이니 원래 계약과 똑같이 구속된다"며 잔여기간 임대료 상당의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늘어난 임대차 기간은 법이 처음부터 중도해지를 예정해 둔 기간이어서, 최초 계약을 임의로 깨는 것과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갱신요구권으로 연장된 기간 중 임차인의 중도해지가 왜 계약 위반이 아니라 법정 권리의 행사인지, 그 근거 조문과 실제로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계약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나는 2년, 어떤 조건이 붙는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실거주 등 법이 정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정합니다. 임차인이 이 권리를 행사하면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고, 그 존속기간은 2년으로 정해집니다(같은 조 제2항). 다만 조건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아서,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가 정한 범위 안에서만 올릴 수 있고 현재 시행령상 그 상한은 20분의 1(5%)입니다.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한 번만 행사할 수 있고, 이 한 번의 행사로 최대 2년이 추가로 보장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2년을 임대인도 임차인도 흔히 "재계약과 다를 게 없는 새 2년짜리 계약"으로 인식한다는 데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기간과 차임 조건은 합의로 다시 쓴 재계약과 거의 같아 보이지만, 이 2년은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요구해 임대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시킨 기간이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다릅니다. 법은 이 차이를 해지 국면에서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다음 항목에서 살펴볼 제6조의3 제4항이 그 근거이고, 이 조항 하나가 임대인이 위약금을 물릴 수 없는 이유의 핵심입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임차인의 차임 연체나 무단 전대처럼 법이 정한 사유로 제한되어 있고, 그중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이유로 거절할 때는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까지 규정되어 있을 만큼 임대인의 거절권은 좁게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임차인 쪽에는 일단 갱신을 관철시킨 뒤에는 사정이 바뀌면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것이 이 제도의 균형점입니다. 이 비대칭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갱신을 거절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2년을 내준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의 중도해지가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법은 애초에 그 비대칭을 의도하고 설계한 것입니다.

중도해지가 '계약 위반'이 아니라 '법이 준 권리'인 이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은 "제1항에 따라 갱신되는 임대차의 해지에 관하여는 제6조의2를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제6조의2는 원래 묵시적 갱신(법정갱신)된 임대차에 적용되는 조항으로, 제1항에서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에서 그 해지는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합니다. 이 규정을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임대차에도 그대로 준용한다는 것이 제6조의3 제4항의 내용이므로, 갱신요구권을 행사해 늘어난 2년 동안 임차인은 처음부터 기간에 구속되지 않고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는 지위에 있습니다.

여기서 '위약'과 '권리 행사'의 차이가 갈립니다.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은 계약 또는 법이 정한 의무를 어겼을 때 발생하는데, 갱신요구권 행사로 늘어난 기간의 중도해지는 애초에 법이 명문으로 "이렇게 해도 된다"고 정해 둔 행위입니다. 임차인이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니라, 법이 부여한 형성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어김'이 성립할 자리가 없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갱신을 거절하지 못하고 2년을 더 내줘야 하는 대신, 임차인에게는 그 2년 동안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대칭적인 권리를 인정한 것이 이 조문의 설계입니다.

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의 중도해지는 계약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제6조의3 제4항이 제6조의2를 준용해 임차인에게 명문으로 부여한 법정 해지권의 행사다.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어도 효력이 없는 이유 — 강행규정

임대인 중에는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됐으니 원래 계약서의 위약금·손해배상 조항도 그대로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정하는 편면적 강행규정입니다. 임차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만 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고, 제6조의3 제4항이 부여한 중도해지권은 바로 이 법이 임차인에게 준 권리이므로, 계약서 문구로 이 권리를 봉쇄하거나 위약금이라는 형태로 사실상 제한하는 약정은 그 범위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 원리가 실무에서 부딪히는 지점은 대개 계약서 특약란입니다. "임차인이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잔여기간 차임 상당액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식의 문구가 최초 계약서에 있었고, 갱신요구권 행사로 계약이 "동일한 조건"으로 이어졌으니 이 특약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임대인이 주장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그 특약이 갱신 기간 중 임차인의 법정 해지권 행사를 사실상 막거나 그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결과를 낳는다면, 제10조에 따라 임차인에게 불리한 한도에서 무효로 다뤄지는 것이 이 조항들의 취지에 맞는 해석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 3개월 동안의 차임

위약금을 물지 않는다는 것과 아무 비용 없이 즉시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6조의2 제2항이 정한 대로, 해지의 효력은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발생합니다. 그 3개월 동안은 임대차 관계가 형식적으로 계속 존속하므로, 임차인은 이 기간에 대한 차임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위약금이 아니라 실제로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한 대가이므로, 3개월치를 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위약금을 낸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통지가 언제 임대인에게 도달했는지가 3개월 기산의 출발점이 되므로, 구두로 "나가겠다"고 말해 두는 것만으로는 분쟁의 소지가 남습니다. 통지 도달 시점을 객관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고, 임대인이 사정상 더 일찍 새 임차인을 구해 임대차를 종료하는 데 동의한다면 3개월을 기다리지 않고 합의로 앞당겨 끝낼 수도 있습니다.

임대인이 3개월을 넘겨서도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지의 효력 발생 자체를 미루려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법이 정한 효과와 맞지 않습니다. 제6조의2 제2항은 통지 도달일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못박아 두었을 뿐, 그 조건으로 임대인의 후속 임대차 성사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3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임대인이 새 세입자를 구했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는 종료되고,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서게 됩니다.

  • 해지통지는 문자·구두보다 내용증명 등 도달 시점이 남는 방법으로 보내는 것이 안전.

  • 3개월은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기산 — 발송일이 아니라 도달일 기준.

  • 3개월이 지나기 전 임대인이 조기 종료에 동의하면 그 시점에 임대차 종료 가능.

  • 3개월분 차임은 위약금이 아니라 정상 거주에 대한 대가이므로 별도로 다툴 사안이 아님.

새 임차인 구하는 중개보수는 누가 부담하나

중도해지 국면에서 자주 다투는 또 하나의 쟁점이 새 임차인을 구하는 부동산 중개보수입니다.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는 그 중개행위로 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 즉 임대인과 새 임차인 사이의 임대차계약 중개에 대한 대가이므로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 다수의 실무 견해입니다. 갱신요구권 행사로 임차인이 법정 해지권을 행사한 결과 임대인이 새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 해서, 그 비용을 자동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전가할 근거가 법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 시 임차인이 중도퇴거 시 중개보수를 부담하기로 명확히 합의한 특약이 있다면 그 특약의 효력을 무조건 부정하기는 어렵고, 특약의 문구가 얼마나 명확한지,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은 아닌지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남습니다. 결국 원칙은 임대인 부담이고, 임차인 부담을 주장하려면 임대인 쪽에서 유효한 특약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구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실제로 부딪히는 상황은 임대인이 부동산에 새 임차인을 구해 달라고 의뢰하면서, 그 중개보수 청구서를 기존 임차인 앞으로 돌리는 경우입니다. 이때 임차인은 자신이 이 계약의 당사자로서 중개를 의뢰한 사실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중개를 의뢰하고 보수 지급을 약정한 쪽이 임대인이라면, 그 계약관계에 속하지 않는 기존 임차인에게 비용을 전가할 계약상 근거를 임대인이 별도로 마련해 두지 않은 이상, 청구서를 받았다고 곧바로 지급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최초 계약 중도해지와 무엇이 다른가 — 임대인이 흔히 착각하는 지점

처음 체결한 2년 계약이나 임대인·임차인이 합의로 새로 쓴 재계약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계약에서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도 해지하면, 정해진 기간 동안 임대차를 유지하기로 한 약속을 스스로 어기는 것이 되어 임대인이 잔여기간 임대료 상당의 손해배상이나 위약금을 청구할 근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금 조항이나 민법상 채무불이행 법리가 그대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갱신요구권 행사로 늘어난 2년은 처음부터 성격이 다릅니다. 법이 제6조의3 제4항을 통해 이 기간에는 임차인이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고 미리 정해 두었기 때문에, 애초에 "기간을 다 채우겠다"는 약속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됐다"는 문구만 보고 최초 계약과 똑같이 임차인이 기간 내내 구속된다고 오해하는 임대인이 실무에서 드물지 않은데, 조건이 동일한 것과 해지에 관한 법적 취급이 동일한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같은 2년이라도 최초 계약의 2년과 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은 해지에 관한 법적 취급이 다르다 — 후자는 법이 처음부터 중도해지를 열어 둔 기간이다.

임차인이 실제로 챙겨야 할 절차

중도해지를 계획하고 있다면 통지 방법과 시점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해지 의사를 전달할 때는 나중에 도달 여부와 날짜를 두고 다투지 않도록 내용증명 우편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통지가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을 계산해 실제 이사 시점과 보증금 반환 시점을 함께 조율하고, 그 사이 발생하는 차임은 정상적으로 지급하되 위약금 명목의 별도 금액을 요구받는다면 그 근거가 계약서 특약인지, 그 특약이 법정 해지권을 제한하는 성격은 아닌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은 임대차 종료와 주택 인도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으므로, 3개월이 지나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에 맞춰 임대인과 반환 일정을 미리 조율해 두는 것이 이사 당일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을 미리 구해 조기 종료에 동의한다면 3개월을 다 채우지 않고도 서로에게 유리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도 중도 해지하면 손해배상을 물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이 제6조의2를 준용해 임차인에게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는 법정 권리를 부여하므로, 이 권리를 행사한 것을 계약 위반으로 보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없습니다.

Q. 해지 통지는 꼭 내용증명으로 해야 하나요?

A. 법이 특정 방식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3개월의 기산점이 임대인의 통지 수령일이므로 도달 시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두 통지만으로는 나중에 도달 여부와 날짜를 두고 다툴 위험이 있습니다.

Q. 통지 후 3개월이 지나기 전에 나가도 되나요?

A. 실제로 이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해지의 효력 자체는 통지 도달일부터 3개월이 지나야 발생하므로, 그 기간에 대한 차임 지급 의무는 원칙적으로 남습니다. 임대인이 조기 종료에 동의하면 3개월을 다 채우지 않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중도해지 시 위약금 지급" 조항이 있으면 그건 전부 무효인가요?

A. 그 조항이 갱신요구권 행사로 발생한 법정 해지권의 행사를 제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임차인에게 불리한 범위에서 효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이 조항들의 취지에 맞습니다.

Q. 새 임차인을 구하는 중개보수는 무조건 임대인이 부담하나요?

A. 원칙은 임대인 부담이라는 것이 다수 실무 견해입니다. 다만 임차인이 중도퇴거 시 중개보수를 부담하기로 한 명확한 특약이 있다면 그 효력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특약의 존재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최초 계약 2년 중에 중도 해지하는 것도 이 글과 같은 논리가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최초 계약이나 합의로 새로 쓴 재계약은 정해진 기간을 지키기로 한 약속이므로,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중도 해지하면 임대인이 손해배상이나 위약금을 청구할 근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설명한 법정 해지권은 갱신요구권 행사로 늘어난 기간에만 적용됩니다.

맺음말

계약갱신요구권으로 늘어난 2년은 겉모습만 최초 계약과 비슷할 뿐, 해지에 관한 법적 취급은 전혀 다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이 제6조의2를 준용해 임차인에게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으로 부여하고 있는 이상,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뤄지는 중도해지는 계약 위반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임대인이 계약서 문구만 보고 위약금을 요구하더라도, 그 근거가 이 법정 해지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면 제10조의 강행규정 앞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위약금이 없다는 것과 아무 부담이 없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통지 도달일부터 3개월간의 차임, 통지 방법과 시점의 증빙, 보증금 반환 일정까지 챙겨야 분쟁 없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특약을 근거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거나 중개보수 부담을 강요한다면, 그 특약이 실제로 유효한 범위인지부터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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