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서 한 뒷담화도 명예훼손이 될까요?”
“인터넷에 공개한 것도 아니고 한 사람에게 캡처를 보낸 것뿐인데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은 사적인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특정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대화 내용을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톡방 뒷담화나 캡처 유포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되는지는 단순히 몇 명이 봤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도 한 사람에게 사실을 전달한 사건에서 공연성이 인정된 경우와 인정되지 않은 경우가 모두 있습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요?
한 명에게만 말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을까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여러 요건 가운데 공연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해당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단 한 명에게만 이야기했다면 공연성이 없는 것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소수에게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다시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말했으니 언젠가 퍼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만으로 공연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전파가능성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실제 판례도 결론이 달랐습니다
대법원 2020도11004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던 사람 한 명에게 문제 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발언을 들은 사람은 한 명뿐이었고,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도 않았습니다.
원심은 공연성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특정 소수에게 사실을 전달했다는 점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반면 다른 사건에서는 결론이 달랐습니다.
대법원 2020도18437 사건에서는 제3자 한 명에게 피해자가 노임 일부를 유용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문제됐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전파가능성과 이에 대한 행위자의 인식 여부가 달리 평가됐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명에게 전달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입니다.
공연성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요?
실제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발언자와 전달받은 사람의 관계
전달받은 사람과 피해자의 관계
대화를 하게 된 경위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전달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달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행위자가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따라서
“한 명에게만 보냈으니 명예훼손이 아니다.”
라고 단정하는 것도,
“한 명에게 보내도 무조건 명예훼손이다.”
라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단톡방에서 한 말과 캡처를 밖으로 보낸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단톡방 사건에서는 처음 문제 되는 글을 작성한 사람과 이를 캡처해 외부에 전달한 사람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단톡방에서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뒤 참여자 한 명이 해당 대화를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최초 발언과 이후 캡처 전달 행위를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톡과 같은 디지털 대화는 저장과 복사, 재전송이 매우 쉽습니다.
따라서 소수에게만 전달된 메시지라고 해도 이후 전파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제가 작성한 내용이 아니라 캡처만 전달했습니다.”
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책임이 항상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전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단톡방 안에서만 이야기했다면 괜찮을까요?
이 경우에도 단톡방 참여 인원과 관계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참여자가 여러 명이고 피해자와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 해당 내용을 볼 수 있었다면 공연성 문제가 비교적 쉽게 제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극히 제한된 관계의 소수만 참여했고, 외부 전파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면 공연성 여부를 별도로 다툴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단톡방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명예훼손 성립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캡처에 실명·직장·연락처가 포함돼 있다면?
단톡방 캡처 문제는 명예훼손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캡처 화면에는 실명이나 프로필 사진뿐 아니라 직장, 연락처, 주소 등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캡처를 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정보를 어떤 경위로 취득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캡처라면 명예훼손 문제와 개인정보 관련 문제를 구분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을 말했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인데 왜 명예훼손인가요?”
라고 질문합니다.
하지만 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만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달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인지 등 다른 법적 쟁점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미 캡처가 퍼졌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피해자라면 문제 되는 문장 하나만 캡처하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전체 대화의 맥락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원본 대화 내용
단톡방 참여자
최초 유포 시점
누구에게 처음 전달됐는지
이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달된 정황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등을 함께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작성자나 유포자로 고소당한 경우에는 곧바로 메시지를 삭제하기보다
내가 직접 작성한 내용인지
다른 사람의 글을 전달한 것인지
최초 전달 상대방이 누구인지
피해자와 상대방의 관계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으로 전달했는지
실제로 이후 어디까지 전파됐는지
를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실무에서 보는 핵심 포인트
단톡방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몇 명이 봤는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실제 쟁점은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입니다.
특히 소수에게 전달한 사건이라면 전달 상대방과 피해자의 관계, 전달 경위, 실제 전파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여러 명이 참여한 단톡방이라면 단톡방의 성격과 구성원 관계, 발언 내용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디지털 대화는 캡처와 재전송이 쉬운 만큼 처음에는 사적인 대화였더라도 예상보다 빠르게 외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 사람에게만 카톡 캡처를 보내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한 명에게 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공연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는지와 당시 상황을 함께 판단합니다.
Q. 단톡방에서만 뒷담화를 하면 명예훼손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단톡방 참여 인원과 관계, 발언의 내용, 외부 전파 가능성 등에 따라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쓴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을 캡처해 전달한 경우도 문제가 되나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최초 작성자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별도로 전달한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사실을 전달한 것이라면 처벌되지 않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위법성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단톡방은 사적인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대화 내용은 캡처 한 번으로 쉽게 외부에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정인에 관한 이야기를 했거나 한 사람에게 캡처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어떤 경위로 전달했는지,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단톡방 캡처 유포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거나 반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단순히 인원수만 보기보다 실제 전달 구조와 전체 대화 맥락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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