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의뢰인은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던 중 택시기사와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요금을 지불하고 내렸는데, 택시기사가 조수석 창문을 열어 도발하듯 말을 걸어오자 화가 난 의뢰인은 조수석 문을 열고 다시 택시에 올라타 택시기사를 폭행했습니다. 당시 택시는 대로변에서 잠깐 정차한 상태였고 시동은 켜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의뢰인이 택시기사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폭행했고, 택시기사가 전치 2주의 경추부 염좌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 폭행이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10 운전자폭행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쟁점: '운행 중'에 해당하는가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이 성립하려면 자동차가 운행 중일 것, 폭행·협박의 대상이 운전자일 것, 폭행 또는 협박 행위가 있을 것, 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폭행의 대상이 운전자였다는 점, 폭행 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다툼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결국 쟁점은 폭행 당시 택시가 "운행 중"으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판례상 일시 정차 중인 차량도 여객의 승하차를 위한 정차라면 운행 중으로 인정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시동 여부, 운전자의 하차 여부, 정차 장소가 차량 통행이 있는 도로인지, 문이 열려 있었는지, 정차 시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은 대로변에서 다른 차량이 계속 오가는 상황이었고, 택시기사는 시동을 끄거나 차에서 내린 적이 없었으며, 의뢰인이 하차 후 곧바로 재승차해 폭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운행 중' 요건은 인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어려운 사건이었나
운전자 폭행으로 상해까지 인정되면 벌금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징역이라 통상적인 작량감경을 거쳐도 최하한이 1년 6개월입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신분상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가족들까지 찾아와 낮은 벌금형으로 마무리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상해진단서가 이미 제출된 이상 상해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피해자인 택시기사는 60대 후반으로 감정이 많이 상해 있어 합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대응 전략
먼저 경찰을 통해 피해자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여러 차례 접촉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합의를 설득했습니다. 어렵게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합의만으로는 이미 제출된 상해진단서상 상해 사실 자체를 지울 수 없었습니다. 벌금형을 받으려면 상해 부분이 공소사실에서 제외되어야 했고, 이를 위해 제출된 전치 2주 경추부 염좌 진단이 반드시 목을 조른 행위로 인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경추부 염좌는 급격한 외력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피해자의 연령·직업, 실제 폭행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상해와 폭행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투었습니다.
결과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합의와 인과관계에 대한 다툼이 함께 받아들여지면서, 벌금 200만 원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상해가 인정되면 벌금형 자체가 불가능한 사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형이나 집행유예의 위험을 피하고 벌금형으로 종결된 결과입니다.
이 사건이 주는 시사점
운전자 폭행은 '운행 중'이라는 요건 판단에 따라 특가법 적용 여부가 완전히 달라지고, 상해 인정 여부에 따라 벌금형 가능성 자체가 갈리는 사건입니다. 상해진단서가 제출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실형을 피할 수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진단받은 상해가 실제 폭행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그 인과관계를 면밀히 따져보는 것이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운전자 폭행 사건은 초기 대응과 변호인의 경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하셨다면 사건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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