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간음 고소당한 종교지도자 — 종교적 권위와 위계의 구별
사건 개요
작은 교회나 기도원, 신앙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최근 신도로부터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이나 안수기도, 치유 목적의 만남이 오랜 기간 이어지다가 관계가 정리된 뒤, 신도 쪽에서 "그때는 목사님(또는 지도자님) 말씀을 거스를 수 없어서 응했을 뿐"이라며 고소장을 접수하는 흐름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지도자 본인은 억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애 감정이든 종교적 신뢰관계 안에서의 만남이든, 당시에는 상대방도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고 관계가 상당 기간 지속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종교적 권위에 눌려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정황만으로 위계 또는 위력을 쉽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보려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는 자발적 관계였는지 강압적 관계였는지가 수사 초기부터 첨예하게 갈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종교적 권위에 대한 존경심이나 신앙적 순종만으로는 형법상 '위계'나 '위력'이 곧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위계는 구체적인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착오가, 위력은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유형·무형적 세력 행사가 각각 증명돼야 합니다. 이 구별을 정확히 세우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혐의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입니다. 신도가 미성년자나 심신미약자가 아닌 성인이라면 형법 제302조(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는 적용되지 않고, 남는 조문은 형법 제303조 제1항(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입니다. 둘째, 그렇다면 종교지도자와 신도 사이의 관계가 이 조문이 요구하는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이 정확히 '위계'(기망당했다는 주장)인지 '위력'(제압당했다는 주장)인지가 처음부터 특정돼야 합니다. 두 개념은 요건과 입증 방법이 전혀 다르므로, 고소인 진술이 이를 뒤섞어 막연히 "거부할 수 없었다"고만 하는 경우가 많고, 그 모호함이 오히려 방어의 실마리가 됩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수사가 진행되면, "종교지도자=권위자"라는 도식만으로 위계·위력이 있었다고 단정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부터 법리를 정확히 세워 대응하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위계'의 대상을 구체적 기망행위로 좁혀 다투기
위계에 의한 간음이 문제되는 사건에서 가장 먼저 다투어야 할 것은 "정확히 무엇에 대해 속았다는 것인지"입니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계의 대상을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착오뿐 아니라 간음에 이르게 된 동기나 그와 결부된 대가에 관한 착오까지 넓게 인정했지만, 동시에 "위계적 언동이 존재했다는 사정만으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그 언동이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 만한 구체적인 것이었어야 한다"는 기준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고소인이 주장하는 기망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시킵니다.
"목사님이니까 믿고 따랐다"는 정도의 막연한 신뢰만으로는 위계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고소인이 "이 행위가 신의 뜻이라거나 안수·치유의 일환이라고 믿게 만드는 구체적 발언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발언의 시점·내용이 무엇인지"를 조사 단계에서부터 명확히 특정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런 구체적 발언 없이 존경심이나 신앙심에서 비롯된 순응이었다면, 위계의 대상적격 자체가 흠결됩니다.
2) 상담·설교 기록과 문자·통화 내역으로 기망 언동의 부존재를 뒷받침합니다.
종교 상담이나 심방 과정은 통상 다른 신도가 배석하거나, 최소한 문자·메신저로 일정을 조율한 흔적이 남습니다. 이런 기록에서 "신앙적 지도"와 무관한 사적 애정표현, 지속적 연락, 자발적 만남 요청이 확인된다면, 관계 형성 과정에 기망적 언동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는 정황으로 활용됩니다.
3) 관계 지속 기간과 이후 행동 패턴을 정리합니다.
기망에 빠져 응한 관계라면 통상 그 사실을 안 즉시 관계가 단절되거나 항의가 뒤따릅니다. 반대로 관계가 상당 기간 반복되고, 그사이 고소인이 먼저 연락하거나 만남을 청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착오에 기반한 일회적 응낙이 아니라 자발적 관계였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이 흐름을 시계열로 정리해 진술의 신빙성을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보호 또는 감독' 관계와 위력의 요건을 다투기
고소인 주장이 기망보다 "거스를 수 없는 압박감"에 가깝다면, 쟁점은 형법 제303조 제1항의 위력으로 옮겨갑니다. 이 조문은 아무 관계에나 적용되지 않고,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이라는 신분적 전제를 요구합니다. 위력 자체도 강간죄의 폭행·협박보다는 낮은 정도이지만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므로, 이 두 요건을 함께 다툽니다.
1) 종교조직 내 실질적 종속관계의 존부를 확인합니다.
단순히 신도가 지도자를 신앙적으로 존경하고 따른다는 사정만으로는 제303조가 요구하는 보호·감독 관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신도가 그 종교단체에 고용되어 있는지, 생계나 주거를 지도자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교단 내 직제상 인사·징계 권한이 지도자에게 있는지 등 업무·고용에 준하는 구체적 종속관계가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런 종속관계가 없고 순수하게 신앙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유롭게 출입한 관계였다면, 조문의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논리를 세울 수 있습니다.
2) 위력으로 평가될 만한 구체적 언동이 있었는지를 좁혀 확인합니다.
"거부하면 벌을 받는다", "구원받지 못한다"는 식의 명시적 협박성 발언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런 발언 없이 상대방이 스스로 위축감을 느꼈을 뿐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후자는 위력의 행사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목격자 진술, 문자·통화 내역, 함께 있던 신도들의 증언 등을 통해 구체적 협박·강요 언동이 없었음을 정리합니다.
3) 신고 경위와 시점의 부자연스러움을 함께 짚습니다.
관계가 정리되거나 다른 갈등(재정 문제, 교단 내 권력다툼, 새로운 애정관계 등)이 불거진 직후에 고소가 이루어졌다면, 그 경위와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위력에 의한 피해 신고라기보다 관계 종료 이후의 감정적·이해관계적 대응일 가능성을 함께 소명합니다. 이는 위력 성립 여부와는 별개로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론
종교지도자와 신도 사이의 관계는 겉보기에 '권위와 순응'의 구도로 보이기 쉽지만, 형법이 처벌하는 것은 그 구도 자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기망행위(위계) 또는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세력 행사(위력)입니다. 이 둘을 구별하지 않고 "종교적 권위가 있었으니 위계·위력도 있었을 것"이라는 도식으로 수사가 흘러가면, 실제로는 자발적이었던 관계까지 범죄로 재구성될 위험이 있습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가장 먼저 상대방이 주장하는 것이 정확히 위계인지 위력인지를 특정하고, 그에 맞는 법리와 증거로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 구별을 명확히 세워 대응 전략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