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라고 속인 미성년자와 관계했는데 무죄 주장 가능한가요
사건 개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지인을 통해 만난 상대와 몇 달간 교제하며 관계를 가졌는데, 어느 날 그 상대가 실제로는 열다섯, 열여섯 살의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날 당시 상대는 "직장을 다닌다", "스무 살이 넘었다"고 분명히 말했고, 술자리도 함께했고, 나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딱히 없었는데도, 뒤늦게 부모나 학교를 통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형사고소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한결같이 "제가 먼저 나이를 물었고 상대가 거짓말을 한 건데, 그래도 제가 처벌받아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억울한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 질문을 감정이 아니라 형법이 정한 구성요건과, 그 구성요건에 대한 인식(고의)이 있었는지라는 틀로 따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대의 연령을 인식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고의가 조각되어 무죄 주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항변은 법원이 매우 엄격하게 심사하는 영역이라, "몰랐다"는 진술만으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관건은 그 착오가 얼마나 객관적인 근거를 가진 것으로 증명되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피해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고 행위자가 19세 이상인지입니다(형법 제305조 제2항). 이 요건에 해당하면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더라도, 즉 완전한 합의 아래 이루어진 관계였더라도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둘째, 피해자의 연령은 이 죄의 구성요건요소인 사실이므로, 이를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13조가 적용될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셋째, 그 인식 결여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받으려면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입니다.
법원은 이 세 번째 지점에서 매우 인색합니다. 상대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거나 외모가 성숙해 보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고, 연령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요구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면 이 항변 자체가 통할 여지가 사실상 없다는 점도 미리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성패는 변론 기술이 아니라, 착오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얼마나 갖추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연령에 대한 착오를 '증명 가능한 형태'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쉬운 지점이 "몰랐다"는 주장 그 자체를 뒷받침할 자료입니다. 기억에만 의존한 진술은 수사 단계에서 쉽게 흔들립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재구성합니다.
1) 상대방이 스스로 밝힌 신원 정보를 확보합니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나눈 대화 중 직장·학교·나이에 관한 언급, 위조 신분증이나 성인 인증 화면을 보여준 정황이 있다면 이를 대화 캡처·앱 로그·통화 내역 등 남는 형태로 확보합니다. 상대가 능동적으로 성인 행세를 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일수록,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 있는 착오였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커집니다.
2) 연령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기울인 노력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이를 직접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 함께 술자리나 성인전용시설에 동석했던 정황, 상대가 취업이나 대학 생활을 언급한 대화 등은 모두 '성인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를 이룹니다. 반대로 이런 확인 절차가 전혀 없었다면 법원은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처음 만남부터 관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순 정황을 빠짐없이 정리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3) 피해자 측의 적극적 기망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단순히 나이를 밝히지 않은 수준과, 위조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반복적으로 거짓 나이를 확언한 수준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후자에 가까울수록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받으므로, 상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행동으로 연령을 속였는지를 진술 초기부터 명확히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무죄 주장이 막히는 지점을 미리 대비하기
착오 항변은 준비가 부족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어느 지점을 파고드는지 미리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외모가 성숙했다'는 수준의 주장에 그치지 않도록 보강합니다.
법원은 외모나 인상만을 근거로 한 착오 주장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모에 관한 진술은 보조 사정으로만 활용하고, 앞서 확보한 대화 기록·확인 노력 등 객관적 자료를 주된 근거로 앞세워 진술 구조를 짭니다.
2) 행위자와 피해자 각각의 연령에 따라 적용 법조를 다시 짚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만약 의뢰인 본인이 사건 당시 19세 미만이었다면 애초에 이 조항의 처벌 대상이 아닐 수 있어, 이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13세 미만으로 밝혀진 경우라면, 연령 착오 항변이 받아들여지기가 현저히 어렵다는 점도 의뢰인에게 처음부터 정확히 안내해 무리한 기대를 갖지 않도록 합니다.
3) 수사 초기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착오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고소 사실을 인지한 즉시 관련 대화와 정황을 정리해 조사 전 제출하고, 진술의 앞뒤가 일관되도록 준비함으로써 불기소 내지 기소유예까지 목표로 대응 전략을 세웁니다. 이미 기소된 경우라면 같은 자료를 공판 단계의 무죄 주장 근거로 재구성합니다.
결론
상대가 성인이라고 속였다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은 이런 착오를 예외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인정 여부는 "몰랐다"는 말이 아니라 그렇게 믿을 만한 객관적 근거가 있었는가로 판가름됩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초기에 어떤 자료를 모으고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기록해 두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른 시점에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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