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등하교 시간대 스쿨존, 즉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이가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부모들뿐 아니라 그 구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불안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운전자분들 중에는 “저는 서행했고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온 거라 제 잘못이 아니지 않느냐”, “보험 처리하고 합의하면 끝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사고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하신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제한속도를 지켰다는 사정이나 종합보험 가입, 피해자와의 합의만으로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에 대해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그로 인한 공익 보호의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스쿨존 사고에 대한 처벌 기준은 앞으로도 완화되기보다 엄격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래에서는 스쿨존에서 아이를 다치게 한 경우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형량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그리고 어떤 사정이 형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최근 판례와 결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스쿨존에서는 일반 도로와 다른 법이 적용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도로교통법이 정한 특별구역이고, 이 구역의 사고에는 처벌 특례가 아니라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는 시장 등이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구간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그 구역에서 자동차 등의 통행속도를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통상 초등학교·유치원·어린이집 주변이 지정 대상이 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구역에서 운전자에게 신호기·안전표지 등 설치된 조치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어린이의 안전에 특히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별도로 부과합니다. 제한속도를 지키는 것은 이 의무의 최소한일 뿐, 그것만 지켰다고 의무를 다한 것은 아닙니다.
이 의무를 위반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 즉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 이른바 민식이법이 적용됩니다. 일반 교통사고와 달리 이 조항이 적용되면 종합보험 가입이나 피해자와의 합의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특례 자체가 배제됩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아니라 훨씬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별개의 사건입니다.
2. 아이를 다치게 한 것만으로도 벌금이 아니라 최소 1년의 징역이 원칙입니다
특가법 제5조의13은 상해 결과만으로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을 기본 처벌범위로 정합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3 제1항 제2호는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벌금형도 선택형으로 남아 있지만, 징역형의 하한이 1년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 일반 교통사고와 가장 크게 다른 지점입니다. 일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제1항 위반은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하한이 없어 벌금형이나 불기소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스쿨존 사고는 애초에 징역형을 전제로 형량 구간이 짜여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니 처벌은 안 받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 위반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가 정한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포함돼 있어, 종합보험 가입 여부나 합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높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운행의 방식을 제한받는 데 따른 불이익보다, 주의의무를 위반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여 어린이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익이 더 크다(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20헌마460 결정).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에서 이 가중처벌 규정이 운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스쿨존 사고에 대한 처벌 기준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합의나 보험 가입은 스쿨존 사고에서 형사처벌 자체를 막아주지 못하며, 상해라는 결과만으로도 징역형이 기본 처벌범위에 들어갑니다.
3. 제한속도를 지켰거나 아이가 갑자기 뛰어나왔어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운전의무는 속도 제한을 지키는 것을 넘어 도로 상황과 어린이의 존재까지 살피는 포괄적인 의무입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상대방도 교통규칙을 지킬 것이라는 전제, 이른바 신뢰의 원칙이 인정되어 과실이 부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어린이·노인처럼 돌발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교통약자에 대해서는 이 신뢰의 원칙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도로 인근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 어린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 수 있음을 예견하고 미리 속도를 줄이며 동태를 주시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스쿨존에서는 이 기준이 한층 더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헌법재판소도 안전운전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습니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운전자의 경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도로의 유형과 형태, 횡단보도 및 신호기 설치 여부, 주요 표지 및 어린이의 존부 등을 살핌으로써 해당 보호구역에서 운전자에게 부여되는 안전운전의무의 구체적 의미 내용이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20헌마460 결정).
즉 제한속도인 시속 30킬로미터를 지켰다는 사정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보지 않고, 그 도로에 횡단보도·신호기가 있었는지, 등하교 시간대였는지, 시야를 가리는 주정차 차량이 있었는지, 서행하며 전방을 주시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과실 유무를 판단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사정도,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제한속도 준수나 돌발적인 출현은 그 자체로 무죄를 뜻하지 않으며, 도로 상황 전체를 놓고 과실 여부를 다시 따지게 됩니다.
4. 다치게 한 경우와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형량 구간이 이렇게 갈립니다
상해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사망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만 선고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법정형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상해가 경미하고 초범이며 피해 아동 측과 합의가 이뤄진 경우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도 있지만, 하한이 징역 1년으로 설정돼 있어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벌금형과 달리 전과기록이 징역형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어린이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벌금형 자체가 선택지에 없고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만 법정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는 살인죄에 준하는 수준의 형량 구간으로, 실무상 집행유예 가능 범위인 3년을 하한으로 잡아두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상태에서 사고를 냈거나, 사고 후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죄 등이 함께 적용되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피해 아동의 상해 정도, 후유장해 여부, 치료기간, 합의 진행 상황은 성립 여부와는 무관하지만 구체적인 선고 형량을 정하는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5. 사고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사고 직후 확보하는 자료가 안전운전의무 위반 여부를 다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스쿨존 사고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 및 현장조사 → ②운전자·목격자 조사와 블랙박스·CCTV 확보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상해 정도가 무겁거나 도주·음주 등이 결합된 경우 구속 수사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고 직후 당황한 상태에서는 보험사 안내만 믿고 대응을 미루기 쉽지만, 안전운전의무 위반 여부는 결국 사고 당시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랙박스·인근 CCTV 영상으로 사고 당시 속도, 서행 여부, 전방주시 상태를 먼저 확보합니다.
사고 지점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간과 운영시간대에 해당하는지, 신호기·안전표지 설치 상태를 확인합니다.
피해 아동의 진단서, 치료 경과, 향후 치료 계획을 확보해 상해 정도를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스쿨존 사고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안전운전의무 위반 여부를 다투거나 양형에 유리한 사정을 정리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스쿨존에서 아이가 다치는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지고, 그 직후에는 누구나 당황해 초기 대응이 늦어지기 마련입니다.
아이를 다치게 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위축되기보다, 사고 당시 도로 상황과 자신이 지킨 주의의무를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 아동과 보호자 입장에서도 병원 진단서와 치료 경과를 꼼꼼히 챙겨두어야 형사처벌과 별개로 진행되는 손해배상 절차에서도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스쿨존 교통사고에서 가해 운전자 측과 피해 아동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고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형량 구간이 갈리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한속도(시속 30킬로미터)를 지켰는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안전운전의무는 속도 제한 준수를 넘어 서행·전방주시·아이의 존재 확인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무여서, 제한속도를 지켰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여기서 말하는 어린이의 나이 기준은 몇 살까지인가요?
A. 도로교통법상 어린이는 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합니다. 보행 중인 어린이뿐 아니라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있던 어린이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Q. 어린이 보호구역 운영시간이 아닌 밤늦은 시간에 사고가 나도 민식이법이 적용되나요?
A. 구역 지정 자체는 시간과 무관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통행량, 보호구역 운영시간 표지 내용에 따라 안전운전의무의 구체적 수준이 달리 평가될 여지는 있습니다.
Q.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고 피해 아동 측과 합의도 마쳤는데 처벌을 피할 수 없나요?
A.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는 12대 중과실에 포함되어 종합보험 가입이나 합의만으로는 공소제기 자체를 막을 수 없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상해가 아주 경미한데도 무조건 징역형을 받게 되나요?
A. 법정형의 하한은 징역 1년이지만, 상해 정도가 가볍고 초범이며 합의가 이뤄진 경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만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Q. 아이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든 경우에도 제 책임이 인정되나요?
A.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핵심 쟁점입니다. 어린이를 미리 발견할 수 있었는지, 그 시점에 감속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를 블랙박스로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 선임은 언제가 좋을까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확보 상태가 안전운전의무 위반 여부와 형량 구간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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