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사귀다 퇴사 후 위력간음 고소당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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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직원과 사귀다 퇴사 후 위력간음 고소당했다면? 

김강희 변호사


직원과 사귀다 퇴사 후 위력간음 고소당했다면?


사건 개요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가 직원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져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좋아서 시작한 관계였고, 함께 식사하고 여행도 다니고, 주변 몇몇에게는 사귀는 사이라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관계가 소원해지고 직원이 퇴사한 뒤, 갑자기 상황이 뒤바뀝니다. 퇴사한 직원이 재직 중 있었던 성관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고소하는 것입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서로 좋아서 만났고, 다투거나 헤어질 때도 여느 연인들과 다르지 않았는데, 어느 날 형사 고소장을 받아 들면 그동안의 관계 전체가 '위력에 굴복한 피해'로 재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황해서 "사귀었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형사절차에서는 감정이 아니라, 그 관계가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었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과 기록이 있어야 방어가 성립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표와 직원이라는 지위 차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력에 의한 간음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용관계라는 구조 자체가 수사기관의 시선을 불리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므로, 연애의 실질을 얼마나 촘촘하게 증명해 내는가가 사건의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이 실제로 적용되려면 크게 두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업무·고용관계로 인한 보호 또는 감독 지위에 있었는지입니다. 대표와 직원 사이라면 이 요건은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둘째, 그리고 실제 다툼의 대부분이 여기에 몰리는데, 그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즉 위력—을 행사했는지입니다. 위력은 폭행·협박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되며, 판례는 행사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지위·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이전부터의 관계"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라는 판단 요소 안에서, 진짜 연인관계였는지 여부가 위력 인정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다만 단순히 "연인관계였다"는 진술만으로는 이 요건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신뢰관계를 악용해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두고 형식적으로만 교제를 가장했다고 판단되면, 위력은 그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건은 '사귀었다는 주장'이 아니라, 그 관계가 실질적으로 대등했음을 보여주는 축적된 기록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연인관계의 실질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귀었다"는 기억을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로 바꾸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관계의 실질을 재구성합니다.

1) 메시지의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판례는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내용이 사회통념상 상사와 부하직원, 혹은 동료 사이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섰는지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애정 표현, 다음 만남을 정하는 대화, 서로의 하루 일과를 공유하는 사적인 대화, 다툼과 화해의 흔적 등을 업무 관련 대화와 구분해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그 관계가 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별개의 사적 관계였음이 드러납니다.

2) 데이트의 흔적을 장소·시점별로 확보합니다.

식당·카페·숙박업소의 결제 내역, 함께 다녀온 여행의 항공권·숙소 예약 기록, 인근 CCTV 영상 등은 진술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갖습니다. 특히 업무시간 외, 회사와 무관한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만난 정황은 그 관계가 고용관계의 부수적 결과가 아니라 독립된 사적 관계였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주변 사람의 인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사귀는 사이임을 주변 지인이나 동료 일부에게 알렸는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도 중요한 정황입니다. 위력에 의해 억지로 응했던 관계라면 굳이 주변에 연인관계를 드러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런 정황은 자발적 교제였음을 뒷받침하는 간접 증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위력이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논증하기


관계의 정황을 모아 두었다면, 이를 형법 제303조가 요구하는 위력 판단 요소에 맞추어 논증해야 실제로 힘을 발휘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판단 요소별로 위력 부정 사유를 대응시킵니다.

판례가 제시하는 종합고려 요소—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지위·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범행 당시 정황—하나하나에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을 대응시킵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관계 중 먼저 만남을 제안한 메시지, 스스로 이별을 통보한 기록, 이별 후 재회를 요청한 정황 등은 피해자가 언제든 자유롭게 거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반박 자료가 됩니다.

2) 고소 시점과 동기를 함께 짚습니다.

성관계 당시가 아니라 퇴사 이후, 또는 이별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나서야 고소가 이루어졌다면, 그 시점과 계기(퇴직금·급여 분쟁, 이별 통보에 대한 감정, 새로운 관계의 시작 등)를 함께 정리해 재판부에 제시합니다. 이는 위력 요건을 직접 부정하는 증거는 아니지만, 고소에 이르게 된 맥락을 온전히 드러내어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데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3) 실질적 감독·인사권의 존부를 짚습니다.

대표라는 직함이 있어도 실제로 그 직원의 채용·평가·해고 등 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었거나, 조직 규모상 상시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사실상 형성되지 않았던 경우라면, 형법 제303조 제1항이 요구하는 '보호 또는 감독' 관계 자체가 성립하는지도 함께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직 구조와 실제 업무 지시 체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대표와 직원이라는 관계에서 시작된 연애는, 헤어지고 나면 한쪽에게는 '위력에 의한 피해'로, 다른 한쪽에게는 '평범했던 연애'로 전혀 다르게 기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기억의 차이를 법정에서 무엇으로 증명하느냐입니다.

고소를 받은 뒤에야 메시지를 찾고 기억을 되짚기 시작하면 이미 대응이 늦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한 조짐이 보인다면, 그리고 이미 고소를 받았다면, 지금 갖고 있는 자료가 위력 부정의 근거로 쓰일 수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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