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 공급책 진술하면 감형된다는 말은 사실일까
마약 사건, 공급책 진술하면 감형된다는 말은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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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사건, 공급책 진술하면 감형된다는 말은 사실일까 

김강희 변호사


마약 사건, 공급책 진술하면 감형된다는 말은 사실일까


사건 개요


마약 사건으로 조사를 받다 보면 수사관에게서 비슷한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 판매한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면 선처를 고려하겠다"는 식의 언질입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는 대로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커집니다. 그 약속이 정말 지켜지는 것인지, 나중에 판매자 쪽에서 보복이라도 하면 어쩌나, 괜히 더 불리한 진술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뒤섞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중 상당수가 "수사관이 이렇게 말했는데 이게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약속이냐"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에는 미국식 플리바게닝처럼 진술을 대가로 형을 공식적으로 깎아주는 사법협조 합의 제도가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건네는 말은 법원을 구속하는 약속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진술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식 제도는 없어도, 자수 감경과 양형 단계의 참작 사유라는 두 통로를 통해 실제로 형을 낮추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두 통로는 요건과 시점이 전혀 다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진술 시점이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인지 이미 조사가 시작된 후인지입니다. 형법 제52조가 정한 자수는 전자에만 성립하고, 후자는 아무리 협조적이어도 자백일 뿐 자수가 아닙니다. 둘째, 진술의 내용이 공범이나 공급자에 대한 형사소추가 실제로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지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이 정도의 협조를 '수사협조' 특별감경인자로 인정하지만, 막연히 협조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셋째, 그 협조가 이미 벌어진 범죄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감경을 노리고 스스로 범행을 유발한 뒤 신고한 것인지입니다. 후자는 양형기준상 명시적으로 배제됩니다.

이 세 지점을 구분하지 못한 채 "협조했으니 봐주겠지"라는 기대만으로 진술을 이어가면, 정작 재판 단계에서는 자수도, 특별감경인자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과는 수사관의 호의가 아니라, 진술이 어느 통로의 요건에 들어맞는 형태로 남았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진술을 '수사협조' 특별감경인자 요건에 맞춰 구성하기


공식 감면 제도가 없다고 해서 진술이 헛수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수사협조를 특별감경인자로 명시하고 있고, 특별감경인자가 2개 이상 인정되면 권고 형량범위의 하한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인자는 조건이 까다로워,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진술을 정리합니다.

1) 진술을 '형사소추가 가능한 구체적 사실'로 만듭니다.

"누구한테 샀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양형기준이 요구하는 수준은 관련자가 실제로 형사소추되거나 소추가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입니다. 판매자의 인적사항이나 특정 가능한 단서, 거래 일시·장소·방법, 연락 수단, 대금 지급 경로 등을 조사 초기부터 조서·진술서에 명확한 문장으로 남겨, 나중에 "협조했다"는 주장이 아니라 기록으로 증명되도록 합니다.

2) 협조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남깁니다.

수사기관의 구두 약속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지만, 진술이 실제로 관련자 검거나 기소로 이어졌는지는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입니다. 관련 사건의 진행 상황을 파악해 두거나, 필요하면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협조 경위와 결과를 정리한 의견서를 제출해, 재판 단계에서 이 인자가 누락되지 않고 양형자료로 반영되도록 합니다.

3) '범행 유발' 배제 규정에 걸리지 않도록 선을 지킵니다.

수사협조 인자를 노리고 스스로 거래를 유도하거나 새로운 범행을 만들어낸 뒤 이를 신고한 경우는 양형기준상 이 인자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됩니다. 협조는 어디까지나 이미 발생한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한 것으로 한정해야 하며, 그 경계를 넘는 순간 감경은커녕 별도의 혐의가 더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짚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자수 요건을 가려내고, 안 되면 기소유예까지 아우르는 전략 짜기


자수와 자백은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자수는 법원의 재량으로 형을 감경하거나 아예 면제할 수 있는 별도의 사유지만, 자백은 그 자체로는 감경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정작 유리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1) 진술 시점을 기준으로 자수 성립 여부를 재구성합니다.

형법 제52조의 자수는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 스스로 수사책임 있는 관서에 자기 범죄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이미 단속이나 압수수색으로 붙잡힌 뒤 조사에 응해 진술한 것은 자백일 뿐 자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그래서 최초 접촉이 단속에 의한 적발이었는지, 본인이 먼저 수사기관을 찾아간 것이었는지를 시점별로 정리해 자수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가립니다.

2) 자수가 인정되면 처단형 자체를 낮추는 사유로 활용합니다.

자수가 인정되면 양형기준 적용 이전 단계에서부터 법원의 재량으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이는 앞서 본 특별감경인자와는 별개로 작동하는 사유이므로, 자발적으로 신고했다는 경위를 담은 자수서와 정황 자료를 갖추어 둡니다.

3) 자수가 안 되면 기소유예 가능성까지 함께 살핍니다.

자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길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는 기소편의주의(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초범 여부, 반성 태도, 치료·재활 의지, 수사협조 정도를 종합해 기소유예로 사건을 종결할 재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재판 단계의 감경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기소 여부가 정해지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반성문·치료 계획·협조 자료를 함께 준비해 불기소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대응을 설계합니다.


결론


수사관의 "협조하면 봐주겠다"는 말은 위로가 될 수는 있어도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실제로 형을 낮추는 것은 그 진술이 자수의 시점 요건을 충족했는지, 혹은 관련자에 대한 형사소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만큼 구체적이었는지입니다.

같은 협조를 했더라도 그 진술이 어떤 형태로, 어느 시점에, 어떤 기록으로 남았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진술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면,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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