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리운전을 부르고 기다리는 사이, 혹은 다른 차가 앞을 막고 있어 잠깐 자리를 옮기려다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는 우리 아파트 단지 안이고 도로도 아닌데 무슨 음주운전이냐”, “몇 미터만 옮긴 건데 설마 처벌까지 되겠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 이런 항변을 해봐도, 그 자리에서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나 통행로처럼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장소에서도 음주운전 형사처벌 규정은 그대로 적용된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1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음주운전 금지·처벌 조항에는 ‘도로 외의 곳’이 명시적으로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이동이 왜 음주운전으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운전면허 행정처분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최근 판례와 법 개정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이라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 대상입니다
2011년 법 개정 이후 음주운전 금지·처벌 규정은 도로 외의 곳까지 포함합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는 ‘도로’를 도로법·유료도로법에 따른 도로 등과 함께,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로 정의합니다. 아파트 단지 안 지상·지하 주차장은 대부분 입주민과 방문객만 출입하는 사적 공간이라, 이 정의만 놓고 보면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음주운전 금지 조항(제44조)과 그 처벌 조항(제148조·제148조의2)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을 도로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도, 제44조·제148조·제148조의2 등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고 괄호 안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이 문구가 신설되기 전까지는,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운전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즉 지금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마트나 회사의 자체 주차장, 심지어 사유지 마당이라 하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운전했다면 음주운전죄가 성립합니다. “여기는 우리 아파트 안이라 도로가 아니다”라는 항변은 형사처벌 여부를 다투는 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처벌 규정은 2011년 개정 이후 도로 외의 곳까지 포함하므로,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2. 몇 미터만 옮겼더라도 ‘운전’에 해당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동 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렸다는 사정은 성립 자체가 아니라 양형에서만 고려됩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이란 시동을 걸고 조향장치·변속장치 등을 조작해 차량을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다 다른 차가 지나갈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 혹은 주차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 단 몇 미터를 이동시킨 경우라도, 시동을 걸고 스스로 차를 움직였다면 이 ‘운전’에 해당합니다.
다만 과거 판례는 지금과 다른 판단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노상주차장 안에서 시동을 걸고 자동차를 운전하여 나가다가 약 1미터 진행한 상태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던 중 적발된 사안이라면,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이 아니라 주차장 안에서 운전한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901 판결).
이 판결은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하는 규정이 신설되기 전, 오직 도로에서의 음주운전만 처벌하던 시절의 판단입니다. 지금 같은 사실관계, 즉 주차장 안에서 시동을 걸고 단 1미터를 이동한 경우라면 도로교통법 제44조·제148조의2가 그대로 적용되어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차를 움직이려는 의사 없이 실수로 기어나 액셀을 건드려 차가 저절로 움직인 경우처럼 애초에 운전하려는 의사와 행위 자체가 없었다면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이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사정에 한합니다.
이동 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렸다는 사정은 음주운전죄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하고, 다만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3. 형사처벌은 피할 수 없어도, 운전면허 행정처분은 별도로 다투어볼 여지가 있습니다
형사처벌 근거 조문과 면허 취소·정지 근거 조문은 도로 외의 곳을 다루는 방식이 다릅니다.
형사처벌 조항인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는 앞서 본 것처럼 도로 외의 곳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지만, 운전면허 취소·정지의 근거 조항인 제93조는 이런 문구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도로가 아닌 곳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은 가능해도,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적발된 사안에서 법원이 그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허취소 처분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최근 국회에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주차장 등 도로 외의 장소에서 발생한 음주운전에도 면허 취소·정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편 ‘도로’에 해당하는지는 음주운전 자체와는 별개로, 무면허운전이나 안전운전의무 위반처럼 여전히 도로에서의 행위를 요건으로 하는 다른 혐의에서도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장소의 개방성과 공공성으로 가려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건물과 건물 사이의 ‘ㄷ’자 공간 안에 주차구획선을 그어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구역의 통로 부분은 그곳에 차량을 주차하기 위한 통로에 불과할 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로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를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에 정한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도로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도6779 판결).
반대로 단지 내 통행로가 입주민이 아닌 외부인과 차량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사실상 개방되어 일반 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 있는 곳이라면 도로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결국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그 통로가 입주민 전용으로 통제되는 곳인지, 외부에 사실상 개방된 곳인지에 따라 도로 해당 여부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형사처벌은 장소를 가리지 않지만, 면허 행정처분과 다른 혐의의 적용 여부는 그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부터 형사처벌 대상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법정형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을 나누고 있습니다. 0.2%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0.2%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된 경우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됩니다. 이 형량 구간은 적발 장소가 도로인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됩니다. 도로교통법 어디에도 도로 외의 곳에서 적발됐다는 사정만으로 형을 감경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실제 형사재판에서는 이동 경위—대리기사를 부른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자리를 옮긴 것인지, 단순히 주차장 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한 것인지—와 이동 거리, 초범 여부, 반성 정도 등이 양형에 반영됩니다. 장소가 형벌 자체를 낮춰주지는 않지만, 구체적인 경위를 소명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별 처벌 수위는 적발 장소와 무관하게 그대로 적용되며,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가중처벌됩니다.
5. 고소·적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현장 음주측정 당시의 대응과 자료 확보가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 음주운전 적발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동과 현장 호흡측정 → ②수치에 이의가 있을 경우 채혈 요구 및 정식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구약식 또는 정식기소 결정 → ④정식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치가 낮고 초범이면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수치가 높거나 재범이면 정식재판·구공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부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에 목격자나 관리사무소 신고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실제 이동 거리와 경위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 음주측정이 적법한 절차(측정 고지, 측정 방법, 채혈 요구권 안내 등)를 거쳐 이뤄졌는지 확인합니다.
실제로 차량이 이동한 거리와 경위를 뒷받침할 아파트 단지 내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운전면허 취소·정지 통지가 왔는지, 그 근거가 적발 장소를 도로로 본 것인지 확인해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음주운전 사건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형사처벌 단계의 양형 대응과 면허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행정소송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일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아파트 단지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로, 혹은 몇 미터 옮긴 것뿐이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형사처벌 단계에서는 음주 수치와 이동 경위를 정리해 양형에 반영시키는 것이 관건이고, 운전면허 행정처분 단계에서는 적발 장소가 실제로 도로에 해당하는지, 처분 근거가 적법했는지를 별도로 다투어야 합니다. 두 절차는 근거 조문도 다르고 다투는 방식도 달라서, 어느 한쪽만 신경 쓰다가 다른 쪽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는 형사 음주운전 사건과 그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정지 이의신청·행정소송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느 절차에서 어떤 자료를 먼저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적발 장소가 도로가 아니라는 사정 하나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만큼,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두 절차를 함께 준비해야 할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동만 걸고 실제로 차가 움직이지 않았어도 처벌되나요?
A. 원칙적으로 음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차량이 실제로 이동해야 합니다. 시동만 걸었다가 이동 없이 끈 경우라면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크지만, 기어나 페달을 조작해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짧은 거리라도 운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대리기사를 기다리다 자리를 비켜주려고 몇 미터 옮긴 것도 처벌되나요?
A. 네, 처벌될 수 있습니다. 2011년 개정 이후 음주운전 처벌 규정은 도로 외의 곳에도 적용되므로, 이동 목적이나 거리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그 경위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적발되면 운전면허도 곧바로 취소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면허 취소·정지의 근거 조항은 도로 외의 곳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아, 적발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행정처분을 다투어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을 보완하려는 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지하주차장이나 관리사무소 앞마당도 마찬가지인가요?
A. 네. 지상이든 지하든, 아파트 단지 안의 사적 공간이라면 대부분 도로 외의 곳으로 취급되어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결론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Q.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이동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 이상이라면 다음 날이라도 처벌 대상입니다. 음주량과 체질에 따라 다음 날까지 수치가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므로,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Q. 목격자 신고로 적발됐는데 실제로는 잠깐만 움직였습니다. 다퉈볼 부분이 있을까요?
A. 측정 절차가 적법했는지, 실제로 차가 움직인 거리와 경위, 측정 시점과 실제 이동 시점 사이의 수치 차이 등은 다퉈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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