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재산관리인의 무허가 부동산 처분, 매매가 무효로 돌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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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자 재산관리인의 무허가 부동산 처분, 매매가 무효로 돌아가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연락이 끊긴 가족의 부동산을 정리하려고 법원에서 부재자 재산관리인을 선임받았다고 해서, 그 땅을 곧바로 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인의 권한은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인정되고, 그 범위를 넘어 처분행위를 하려면 반드시 법원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절차를 건너뛰고 급하게 땅을 팔았다가는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로 돌아가, 매수인은 등기까지 마쳤어도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재자 재산관리인의 권한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허가 없는 처분이 왜 무효가 되는지, 이미 벌어진 거래를 되돌리거나 구제받으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재자 재산관리인이란 — 법원이 개입하는 이유

민법 제22조는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나 쉽게 돌아올 가능성이 없는 사람, 즉 부재자가 스스로 재산관리인을 두지 않은 경우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이 재산관리인을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나 자녀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채 몇 년째 소식이 없는데 그 명의로 된 토지의 세금 체납이 쌓이거나 관리가 방치되는 상황에서, 남은 가족이 이 제도를 이용해 재산을 대신 관리할 사람을 세우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은 부재자를 위한 법정대리인에 준하는 지위를 갖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재자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후견적 제도이지 관리인 개인에게 그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을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법은 관리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를 처음부터 좁게 그어 놓았습니다. 이 한도를 넘는 행위, 특히 토지를 파는 것과 같은 처분행위를 하려면 매번 법원의 별도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실무상 분쟁이 반복됩니다. 관리인의 권한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이고 어디서부터 허가가 필요한지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관리인의 권한 한계 — 보존·이용행위는 자유, 처분행위는 허가 필수

민법 제25조는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의 권한에 관하여 같은 법 제118조(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의 권한)를 준용합니다. 제118조에 따르면 권한을 정하지 않은 대리인은 재산의 현상을 유지하는 보존행위와, 물건이나 권리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이를 이용하거나 개량하는 행위만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수선비를 지출하거나 미납 세금을 납부하는 것, 단기간 임대해 수익을 관리하는 것 정도는 이 범위 안에 들어가 관리인이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토지를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 장기간의 임대차처럼 재산의 성질 자체를 바꾸는 처분행위는 이 범위를 넘어서므로, 관리인이 하려면 그때마다 가정법원의 초과행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관리인이 가정법원에 처분이 필요한 사유, 재산목록, 매매 상대방과 대금 등 구체적인 거래조건을 소명해 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그 처분이 부재자 본인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허가 결정에는 매매대금의 하한이나 대금의 공탁·보관 방법 같은 조건이 붙는 경우도 있어,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어떤 조건으로 팔아도 무방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은, 한 번의 허가가 그 재산에 대한 모든 이후 처분을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허가에서 특정한 처분행위 한 건에 대해서만 효력이 미친다는 것입니다.

  • 보존행위 — 건물 수선, 미납 세금 납부, 보존등기 신청 등. 허가 불요.

  • 이용·개량행위 — 재산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 범위의 단기 임대 등. 허가 불요.

  • 처분행위 — 매매, 저당권 설정, 장기 임대차 등. 가정법원의 초과행위허가 필수.

재산관리인이 법이 정한 범위를 넘는 처분행위를 하려면 그때마다 가정법원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한 번 허가받았다고 이후의 모든 처분이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허가 없이 판 매매는 왜 무효가 되나

허가 없이 이루어진 처분행위가 무효로 평가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리인에게는 애초에 그 매매를 할 대리권한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25조가 처분행위에 법원의 허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재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의 재산이 함부로 흩어지지 않도록 법이 마련한 강행적 보호장치이므로, 관리인과 매수인 사이의 합의만으로는 이 제한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매수인이 관리인의 사정을 전혀 몰랐다거나 계약 당시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했다는 사정은 이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더 무거운 문제는 우리 부동산 등기제도에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등기부를 믿고 거래했더라도 그 등기의 바탕이 된 매매 자체가 무효라면 매수인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지 못하고, 이는 매수인이 선의였는지 악의였는지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매수인으로부터 다시 그 땅을 산 전득자가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권리자로부터는 원칙적으로 권리를 승계할 수 없으므로, 무효인 매매를 거쳐 등기가 몇 차례 넘어갔더라도 그 사슬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리인이 시세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토지를 급하게 처분하고, 매수인이 그 땅에 건물을 신축한 뒤 다시 제3자에게 팔아넘긴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 매매에 법원 허가가 없었다면 이 거래는 애초부터 무효이므로, 그 위에 신축된 건물의 소유권이나 이후 전득자 명의의 등기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매수인이 신축이나 전매에 들인 비용을 이유로 유효를 주장할 수는 없고,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으로 정산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사후에 허가를 받으면 매매가 살아나는 경우

대법원 1982. 12. 14. 선고 80다1872, 1873 판결은 재산관리인이 부재자 소유 부동산을 법원의 허가 없이 먼저 매도한 뒤 나중에 가정법원으로부터 초과행위허가를 받은 사안에서, 그 허가는 장래에 이루어질 처분행위뿐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매매를 추인하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 따르면 매매 당시에 허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계약이 영구히 무효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사후에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매매 시점으로 소급해 유효한 처분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사후허가는 전적으로 가정법원의 후견적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관리인이나 매수인이 사후허가를 청구한다고 해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그 매매가 부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볼 때만 허가가 나옵니다. 매매대금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거나 처분의 필요성 자체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사후허가가 거절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매매는 그대로 무효로 남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매수인이 잔금을 치르기 전에 정식으로 초과행위허가부터 받아 두는 편이 훨씬 안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효를 다투는 실제 국면 — 누가, 언제 문제 삼나

이 문제가 실제로 불거지는 시점은 대체로 부재자 본인이 뒤늦게 나타나거나, 실종선고가 확정되어 상속이 개시되고 상속인들이 재산관계를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부재자가 실종선고를 받기까지 통상 5년(민법 제27조 제1항의 보통실종)이 걸리고, 그 뒤에도 상속인들이 흩어진 재산을 파악하는 데 다시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무효 여부가 다투어지는 시점은 애초 매매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뒤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상속인들은 관리인의 허가 없는 매매가 애초에 무효였음을 근거로 매수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에 기한 이러한 물권적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인의 말소청구가 곧바로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지난 사안일수록 함께 검토되는 것이 취득시효 쟁점입니다. 매수인이 그 땅을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왔다면 민법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 요건을,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재된 채 10년간 선의·무과실로 점유했다면 같은 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 요건을 각각 채워 애초의 매매가 무효였더라도 별도로 소유권을 주장할 여지가 생깁니다. 무효인 매매로 넘어간 등기라도 등기부취득시효 요건에서 말하는 '등기'로는 인정되므로, 매수인이 이를 근거로 오히려 소유권을 지켜내는 사례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매매의 무효 여부와 별개로, 점유 기간과 점유의 태양(등기 여부, 실제 사용 현황 등)을 함께 확인하는 작업이 병행됩니다.

매수인이 입은 손해, 관리인에게 물을 수 있나

매수인 입장에서는 관리인이 마치 적법한 처분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해 계약을 체결한 셈이므로, 민법 제135조가 정한 무권대리인의 책임 법리에 준해 관리인 개인에게 계약의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무권대리인이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본인의 추인도 받지 못하면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이행 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것이 이 조문의 취지이고, 재산관리인이 허가 없이 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도 유사한 논리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 쪽에서도 계약 상대방이 관리인 자격으로 계약하는 것을 알면서 허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 손해배상 액수를 정할 때 그 부분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관리인이 처분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민법 제681조 준용, 제24조)를 위반했다면 그 자체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고, 법원에 제출한 재산목록이나 처분사유 소명자료에 허위 내용이 있었다면 책임을 묻는 데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예컨대 매매대금 3억원을 전액 지급했는데 사후허가마저 거절되어 매매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매수인은 이미 지급한 대금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는 것과 별개로, 등기비용이나 그 사이 발생한 이자 상당의 손해까지 관리인 개인을 상대로 함께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됩니다. 반대로 애초에 정식 허가 절차를 거쳤다면 겪지 않았을 분쟁이라는 점에서, 결국 매수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 전 확인 절차뿐입니다.

매매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토지 매매 상대방이 등기부상 소유자 본인이 아니라 '재산관리인' 자격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몇 가지를 직접 확인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관리인의 명함이나 구두 설명만 믿고 진행했다가 정작 허가 범위를 벗어난 거래였다는 사실은 계약 이후에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가정법원의 초과행위허가 결정문 원본을 직접 요구해 사건번호와 허가일자를 확인.

  • 결정문에 기재된 처분 대상 부동산·매매 상대방·대금 조건이 실제 계약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대조.

  • 허가 결정에 매매대금 하한이나 대금의 공탁·보관 방법 같은 조건이 붙어 있다면 그 조건이 그대로 이행되는지 확인.

  • 등기부등본에 재산관리인 선임 사실이나 처분 제한에 관한 사항이 남아 있는지 함께 확인.

매매계약서에 '재산관리인'이라는 문구가 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그 처분이 실제로 허가받은 범위 안의 것인지를 결정문 원문으로 직접 대조하는 것이 매수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재자재산관리인은 아무나 될 수 있나요?

A. 가정법원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를 받아 선임하며, 통상 부재자의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 등 근친이 우선 고려되지만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변호사 등 제3자가 선임되기도 합니다. 선임 후에도 법원은 필요하면 언제든 관리인을 개임(교체)할 수 있습니다.

Q. 허가 없이 이미 등기까지 넘어간 매매도 무효인가요?

A. 네. 등기가 완료되었더라도 처분행위 자체가 무효이므로 매수인은 원칙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이후 부재자 본인이나 상속인이 등기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오랜 기간 점유해 취득시효 요건을 채웠다면 별도로 소유권을 주장할 여지는 있습니다.

Q. 관리인이 나중에 허가를 받으면 매매가 살아나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법원의 초과행위허가가 장래의 처분뿐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매매를 추인하는 방법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아, 사후 허가로 매매가 유효하게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허가 여부는 전적으로 법원의 후견적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Q. 부재자 본인이 돌아오면 매매는 어떻게 되나요?

A. 부재자가 돌아오거나 실종선고가 취소되면 관리인의 권한은 그때부터 소멸하지만, 그 이전에 적법한 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처분행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반대로 허가 없이 이루어진 처분이라면 부재자 본인이 무효를 주장하며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Q. 매수인이 손해를 봤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관리인이 권한 없이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무권대리인의 책임 법리에 준해 관리인 개인에게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다만 매수인이 허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다면 배상액 산정에서 그 부분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계약 전에 허가 여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관리인에게 가정법원의 초과행위허가 결정문 원본을 요구해 사건번호와 허가받은 처분 내용이 실제 계약조건과 일치하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등기부에 재산관리인 관련 사항이 기재돼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부재자재산관리인 제도는 연락이 끊긴 사람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장치이지, 관리인에게 자유로운 처분권을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보존행위와 이용행위를 넘어서는 처분, 특히 토지 매매는 가정법원의 개별 허가 없이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사후에 정식으로 허가(추인)를 받아야만 비로소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토지처럼 거래금액이 큰 매매일수록 계약 전에 허가 여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처인이나 양평처럼 부재자 소유의 임야·농지가 오래 방치된 채 남아 있는 지역에서는 이런 무허가 처분 문제가 특히 자주 불거지는 만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권리관계부터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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