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동시에 전자장치 부착명령까지 선고받은 피고인 중에는, 형량 자체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도 부착명령의 기간이나 필요성에는 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항소장을 쓸 때 벌어집니다. 형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고 부착명령 부분만 항소하면 형이 그대로 확정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부착명령만 다투려다 오히려 형까지 다시 심리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이 상황을 대비한 별도의 상소 규정을 두고 있고, 이를 정확히 알아야 원하는 범위로만 항소가 되는지, 어떤 경우에 뜻하지 않게 형사사건 전체가 다시 열리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착명령만 항소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절차와 위험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착명령과 형사판결, 겉보기엔 하나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재판
성폭력범죄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검사가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을 특정범죄사건(형사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하나의 공판절차에서 함께 심리되고, 선고기일에도 형과 부착명령이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함께 선고되기 때문에 실무상으로는 사실상 한 개의 재판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두 판결은 법적으로는 독립된 두 개의 재판입니다. 형사사건 판결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유죄·무죄와 형량을 정하는 재판이고,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은 보안처분의 일종인 부착명령의 요건과 기간을 정하는 별개의 재판입니다. 이 둘이 겉보기에는 하나로 붙어 있어도 법적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항소 단계에서 "형은 그대로 두고 부착명령만 다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성립하는 이유입니다.
형사사건 판결과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은 같은 날 함께 선고되지만, 법적으로는 성격이 다른 별개의 재판이다 — 이 구분이 항소 범위를 가르는 출발점이다.
원칙은 "함께 확정" — 형에 대한 항소가 부착명령까지 끌고 가는 이유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상소 및 상소의 포기·취하가 있는 때에는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에 대하여도 상소 및 상소의 포기·취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고인이나 검사가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서만 항소장을 내고 부착명령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법률상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 대해서도 자동으로 항소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규정이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부착명령은 재범 위험성 판단을 전제로 하는데, 항소심에서 형사사건 자체의 유·무죄나 양형이 바뀌면 재범 위험성 평가의 전제 사실관계도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은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에 대한 상소와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대한 상소를 하나로 묶어 함께 이심(移審)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원칙만 놓고 보면, 형에 대해서만 항소해도 부착명령까지 항소심으로 넘어가 버리니 "형은 확정하고 부착명령만 다투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 판결에 상소·상소포기·상소취하가 있으면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도 같은 효과가 자동으로 미침(제9조 제8항).
상소권회복이나 재심 청구, 비상상고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함께 취급됨.
이 원칙은 두 재판의 전제 사실관계(재범 위험성 판단의 기초)를 일치시키기 위한 장치임.
부착명령만 독립하여 항소할 수 있다 — 제9조 제9항이 여는 예외
그런데 법은 바로 다음 항에서 이 원칙에 예외를 둡니다. 같은 법 제9조 제9항은 "제8항에도 불구하고 검사 또는 피부착명령청구자 및 「형사소송법」 제340조·제341조에 규정된 자는 부착명령에 대하여 독립하여 상소 및 상소의 포기·취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제8항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입니다. 종속상소가 원칙이지만, 부착명령 부분만 따로 떼어 독립적으로 항소하는 길을 법이 별도로 열어둔 것입니다.
이 조항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고(또는 항소기간 내 항소권을 행사하지 않고)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 대해서만 항소장을 제출하면, 그 항소는 부착명령 부분에 한정된 독립상소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 쪽에서 피고인도 검사도 항소하지 않는다면, 형은 항소기간 경과와 함께 그대로 확정되고 부착명령 부분만 항소심의 심판대상으로 남게 되는 구조가 법률상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9항은 "제8항에도 불구하고" 부착명령에 대한 독립상소를 허용한다 — 형은 그대로 두고 부착명령만 다투는 전략의 법적 근거가 바로 이 조항이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함께 부착기간 3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피고인이 집행유예를 포함한 형량 자체는 수긍하지만,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보아 부착명령까지 붙은 것은 과하다고 판단한다면,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고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 대해서만 항소장을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형사사건 판결은 항소기간이 지나면 그대로 확정되고, 부착명령 부분만 항소심에서 재범 위험성 평가와 부착기간의 적정성을 다투는 대상으로 남게 됩니다. 다만 이 구조가 실제로 성립하려면 검사 역시 형사사건이나 부착명령 어느 쪽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항소장에 무엇을 어떻게 써야 "부착명령만" 다투는 것으로 인정되나
독립상소가 법률상 허용된다고 해서 저절로 원하는 범위로만 항소심이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의 일부상소 법리에 따르면, 상소인이 불복하는 범위는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서 명확하게 특정해야 합니다. 항소장 제목이나 본문에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 부분에 한하여 항소함"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고 막연히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다"고만 적으면, 법원이 이를 형사사건 부분까지 포함한 항소로 볼 여지가 생겨 원치 않는 범위까지 심판대상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항소장 단계에서부터 불복 대상을 "부착명령 청구사건(전도 사건)"으로 특정하고, 항소이유서에서도 재범 위험성 판단의 문제점이나 부착기간 산정의 부당함만을 다투는 취지를 분명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사건 자체의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항소이유에 함께 적으면, 형사사건 부분도 스스로 항소한 것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으므로 항소이유서 문구 하나하나가 실제 심판범위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소장·항소이유서에 불복 범위를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 부분"으로 명확히 특정.
형사사건 부분(사실오인·양형부당)에 관한 주장은 포함하지 않도록 문구 점검.
형사사건 판결에 대한 항소권 포기 여부와 항소기간 도과 시점을 함께 확인.
검사가 함께 항소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 쌍방항소와 불이익변경금지
피고인이 부착명령만 독립하여 항소하더라도, 검사가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 별도로 항소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경우 형사사건 판결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다시 심판대상이 되고,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 역시 검사의 항소에 따라 종속적으로 함께 다투어지게 됩니다. 결국 피고인은 부착명령만 다툴 생각이었더라도, 검사의 항소로 인해 형량 자체가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라면 형사소송법 제368조가 정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즉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형사사건 부분에 적용됩니다. 부착명령 부분에 대해서만 피고인이 독립상소를 한 경우에도, 원심에서 확정된 형을 항소심이 새로 무겁게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은 이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유의해야 할 지점입니다. 다만 검사가 부착명령에 대해서도 함께 항소하는 쌍방항소 상황이 되면 항소심의 심판 범위와 결론이 원심보다 불리하게 바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항소 전에 검사 측 항소 여부와 그 취지를 확인하는 것이 전략 수립의 출발점입니다.
항소심에서 실제로 다투는 지점 — 재범 위험성 판단기준과 부착기간
부착명령만 독립하여 항소했을 때 항소심이 실제로 심리하는 내용은 재범 위험성 판단과 부착기간의 적정성입니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7410, 2010전도44 판결은 여기서 말하는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사회의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야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단은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해당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기준입니다.
부착기간은 대상범죄의 법정형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이 정한 범위 내에서 재범 위험성의 정도에 맞추어 정해집니다.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군일수록 10년 이상 30년 이하, 그다음 단계는 3년 이상 20년 이하, 상대적으로 가벼운 범죄군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범위에서 부착기간이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항소심에서 부착명령만 다투는 경우 대부분의 쟁점은 이 재범 위험성 평가가 여러 사정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그리고 그 평가에 비추어 원심이 정한 부착기간이 과도하지는 않은지에 집중됩니다.
재범 위험성은 단순한 재범 가능성이 아니라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을 의미한다 — 부착명령만 다투는 항소심의 실질적 쟁점은 결국 이 개연성 평가의 타당성이다.
전략을 세우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부착명령만 항소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는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형사사건 판결에 대한 항소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지, 그리고 형사사건 부분에 대해 항소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항소하지 않고 기간을 도과시킬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항소권 포기서를 제출하면 그 즉시 형사사건 부분이 확정되지만, 이후 사정 변경이 생겨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부착명령에는 부착기간뿐 아니라 준수사항이 함께 부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준수사항 부분까지 항소이유에 포함할 것인지도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검사 측이 이미 항소기간 내 항소장을 제출했는지, 항소하지 않았더라도 항소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추후 항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의 항소 여부에 따라 "형은 확정, 부착만 항소"라는 전략 자체가 성립하는지가 갈리기 때문에, 이 확인 없이 항소장부터 제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항소이유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원심이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며 근거로 삼은 자료, 예를 들어 정신감정 결과나 재범위험성 평가도구 점수,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후 정황에 관한 자료를 다시 검토해 원심 판단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사정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 없이 막연히 "부착명령이 과하다"는 주장만 반복하면 항소심에서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형사사건 판결의 항소기간 도과 여부 및 항소권 포기 여부 확인.
준수사항 부과 내용까지 항소이유에 포함할지 사전 결정.
검사 측 항소 여부와 항소기간 잔여 기간 확인.
항소이유서에 재범 위험성 평가의 구체적 오류 지점을 특정해 기재.
자주 묻는 질문
Q. 부착명령에 대해서만 항소하면 형사사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나요?
A.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9항에 따라 부착명령에 대한 독립상소가 인정되므로,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는다면 형사사건 판결은 항소기간 도과와 함께 그대로 확정되고 부착명령 부분만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됩니다.
Q. 항소장에 그냥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합니다"라고만 쓰면 안 되나요?
A. 불복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법원이 형사사건 부분까지 포함한 항소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항소장·항소이유서에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 부분에 한정해 항소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검사가 형에 대해 항소하면 제가 부착명령만 다투려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검사의 항소로 형사사건 판결도 항소심에 다시 이심되어 형량 자체가 재심리 대상이 됩니다. 다만 피고인만 항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68조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어 원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항소심에서 부착기간이 원심보다 늘어날 수도 있나요?
A. 피부착명령청구자만 부착명령에 대해 독립상소를 한 경우라면 항소심이 원심보다 부착기간을 늘리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다만 검사가 부착명령에 대해서도 별도로 항소하는 쌍방항소 상황이 되면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부착명령 자체를 없애달라는 주장과 기간만 줄여달라는 주장, 둘 다 항소로 가능한가요?
A. 두 가지 모두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 대한 불복이므로 같은 항소 절차 안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재범 위험성 판단 자체를 다투어 부착명령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주장과, 필요성은 인정하되 기간 산정이 과도하다는 주장을 함께 또는 선택적으로 기재할 수 있습니다.
Q. 1심에서 부착명령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항소심에서 새로 다툴 수 있나요?
A. 1심에서 부착명령에 관해 별도로 다투지 않았더라도, 항소기간 내에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하면 항소심에서 재범 위험성 판단이나 부착기간의 적정성을 새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항소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더 이상 다툴 수 없습니다.
맺음말
형사사건 판결과 부착명령 청구사건 판결은 같은 날 함께 선고되지만,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9항이 정한 독립상소를 통해 부착명령만 따로 항소하는 것이 법률상 가능합니다. 다만 이 전략이 실제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려면 항소장·항소이유서에서 불복 범위를 정확히 특정해야 하고, 검사 측 항소 여부와 항소기간 도과 시점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재범 위험성 판단기준과 부착기간 산정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항소이유를 구성하는 것이 항소심에서 실질적인 다툼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입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성범죄 사건과 함께 부착명령이 선고되는 사례가 꾸준히 있는 만큼, 항소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형사사건 부분의 항소 여부부터 서둘러 판단하고 부착명령 부분의 항소이유를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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