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물질 취급 화공약품상 관리위반 — 용도 인식과 고의 다투기
원료물질 취급 화공약품상 관리위반 — 용도 인식과 고의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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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물질 취급 화공약품상 관리위반 — 용도 인식과 고의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원료물질 취급 화공약품상 관리위반 — 용도 인식과 고의 다투기


사건 개요


화공약품 도소매업을 오래 해 온 이OO씨는 인근 공장과 연구소에 세척제, 시약용 화학물질을 납품해 온 사업자입니다. 어느 날 낯선 구매자가 찾아와 특정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구매하겠다고 했고, 이씨는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공업용 세척 목적"이라는 구두 설명을 받은 뒤 기존 거래처와 동일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판매했습니다. 몇 달 뒤 수사기관이 이씨의 사업장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그 구매자가 실제로는 이 물질을 필로폰 제조에 사용했고, 이씨가 판매한 화학물질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원료물질'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씨는 원료물질 관리 규정을 위반해 거래상대방의 용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입건됐고, 수사가 진행되며 검찰은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제조행위를 인식하고도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화공약품상들은 하나같이 "그 손님이 마약을 만들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억울해합니다. 그러나 억울함만으로는 혐의가 벗겨지지 않습니다. 결국 문제는 그 물질이 정말 원료물질에 해당했는지, 판매자가 어느 수준까지 확인했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 확인을 게을리한 것이 단순 과실인지 아니면 결과를 알면서도 눈감은 고의인지로 좁혀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의 승패는 크게 네 가지 지점에서 갈립니다. 첫째, 판매된 화학물질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대통령령으로 지정한 '원료물질'에 실제로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의뢰인이 그 물질을 취급하는 데 필요한 등록·허가나 관리의무의 적용대상인 '원료물질취급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거래 당시 구매자의 용도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신고할 관리의무를 실제로 게을리했는지, 게을리했다면 그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입니다. 넷째, 그 관리 소홀이 단순 과실을 넘어 구매자의 마약 제조 목적을 인식하면서도 판매했다는 '고의'—적어도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한 '미필적 고의'—로까지 인정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지점 중 앞의 두 가지가 무너지면 애초에 원료물질 관리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고, 뒤의 두 가지가 무너지면 관리의무 위반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처벌의 중심에 있는 고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법정에서의 말솜씨가 아니라, 이 네 지점을 처음부터 자료로 채워 두었는가에서 사실상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원료물질 해당성과 관리의무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다툴 지점은 "이 물질이 정말 원료물질인가"와 "확인 의무를 실제로 게을리했는가"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원료물질 해당성과 취급자 지위를 먼저 검증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가 아니면서도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을 '원료물질'로 정하고, 이를 수출입하거나 제조업으로 하려는 자는 같은 법 제6조의2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며, 원료물질을 제조·수출입·매매하거나 사용하는 원료물질취급자에게는 거래마다 기록을 작성·보존할 관리의무를 부과합니다. 반면 화공약품상이 취급하는 화학물질 중에는 원료물질로 지정되지 않은 유사 물질도 다수 존재하고, 지정 여부·순도 기준·거래 형태(원료물질 자체인지 이를 함유한 혼합물인지)에 따라 규제의 적용 여부가 달라집니다. 압수된 물질의 정확한 성분·순도가 지정 고시 기준에 부합하는지부터 감정 결과로 확인해야, 애초에 관리규정의 적용 대상이었는지가 정리됩니다.

2) 통상 거래 관행 안에 이번 거래를 위치시킵니다.

"수상한 거래였다"는 검찰의 평가는 그 거래 하나만 떼어서 보았을 때 나오는 인상입니다. 의뢰인의 과거 거래 장부, 유사 물량을 구매해 온 다른 거래처 목록, 세금계산서·입금 내역을 정리해 이번 거래가 예외적인 이상 거래가 아니라 평소 영업 방식과 동일한 통상 거래였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결제 방식(계좌이체·세금계산서 발행 여부), 구매 수량이 통상 산업 수요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3) 실제로 확보한 확인 자료를 재구성합니다.

"아무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전제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사업자등록증 사본, 구매 목적을 적은 거래명세서, 연락처 등 최소한의 자료를 확보해 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자료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제시하면, 확인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방치'와 통상적인 확인 절차를 거쳤으나 상대방이 용도를 속인 '기망당한 지위' 사이의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의' 성립 여부를 미필적 고의 법리로 정면 대응하기


관리의무 위반이 어느 정도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마약 제조를 도운 고의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고의의 원칙을 두고 있고, 판례가 확립해 온 미필적 고의 법리 역시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인정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다툽니다.

1) 검찰이 고의의 근거로 드는 정황을 하나씩 분해합니다.

반복 구매, 대량 구매, 현금 결제 등은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자주 제시되지만, 각각을 따로 떼어 보면 정상적인 산업 수요로도 충분히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 구매는 해당 업종에서 흔한 정기 발주 패턴일 수 있고, 현금 결제 역시 소액 거래에서는 이례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정황들을 하나씩 통상적인 설명으로 반박해, 여러 정황이 쌓이면 고의가 된다는 검찰의 논리가 실제로는 각 정황이 개별적으로는 무해하다는 점을 흐린 것에 불과함을 보여줍니다.

2) 미필적 고의의 인정 기준을 정면으로 적용합니다.

단순히 '수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는 정도의 의심 가능성만으로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판매 당시 구매자의 언행, 물질의 용도, 거래 정황을 종합했을 때 마약 제조에 쓰일 것이라는 결과 발생 가능성을 실제로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막연한 의심 정도의 사정만 있다면, 이는 과실의 영역에 머무를 뿐 형사처벌의 대상인 고의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반복해서 주장합니다.

3) 관리의무 위반과 제조방조를 분리해 대응합니다.

설령 확인 절차가 다소 미흡했다는 관리의무 위반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마약 제조행위에 대한 방조(형법 제32조)의 고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 소홀이라는 사실관계와, 제조 목적을 인식하고 이를 도왔다는 방조의 고의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분리해서 주장하고, 필요하다면 관리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다투는 방향으로 방어선을 조정합니다.


결론


화공약품상은 본래 다양한 산업용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자이고, 그중 일부가 마약류 원료물질로 지정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의무를 어느 정도 소홀히 했는지와, 구매자의 진짜 용도를 알면서도 눈감았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그 경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다투는가에 따라 사건의 결말이 달라집니다.

거래 당시 확보해 둔 기록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리해, 관리의무와 고의 사이의 경계를 짚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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