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공시 전 대량매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입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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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의 공시 전 대량매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입증법 

김강희 변호사


대주주의 공시 전 대량매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입증법


사건 개요


실적 부진이나 소송 패소, 계약 해지 같은 악재가 공시되기 며칠 전, 마침 그 회사의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세차익이 아니라 손실을 피했다는 점에서 더 예민하게 다뤄지고, 금융감독원 조사나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 대주주 본인은 "그때는 그런 정보를 몰랐다" 혹은 "알았어도 그것 때문에 판 게 아니다"라고 항변하지만, 매도 시점과 악재 공시 시점이 근접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저희 사무실에 상담을 청해 오는 대주주들의 사정을 들어 보면, 정말로 악재를 미리 알고 판 경우보다 오히려 담보권 실행, 대출 만기 도래, 세금 납부, 사업 재투자처럼 그 회사의 내부 사정과 무관한 이유로 매도했는데 공교롭게 시점이 겹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도 수사기관은 일단 "정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가"와 "매도 시점이 정보 생성·공개 시점에 가까운가"부터 살피기 때문에, 매도 사유를 미리 기록으로 남겨 두지 않은 대주주일수록 불리한 출발선에 서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그 매도가 정보를 '이용'한 것이라고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진술이 아니라, 매도 결정이 그 정보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내려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기록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주주가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이 정한 규제대상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 같은 법 제9조가 정한 주요주주—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 이상을 소유하거나 임원의 임면 등으로 경영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라면, 제17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그 지위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이상 규제대상자성 자체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둘째, 문제된 정보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서 공개되기 전의 것'(같은 조 제1항 본문)이라는 미공개중요정보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특히 그 정보가 언제 구체적으로 '생성'되었다고 볼 것인지입니다. 셋째, 그리고 실무상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지점으로, 매도가 정말 그 정보를 '이용'한 것인지—즉 정보와 매도 결정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세 번째 쟁점의 판단기준은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도3707 판결이 제시한 다요소 기준입니다. 법원은 정보를 취득한 경위 및 그 정보에 대한 인식의 정도, 그 정보가 거래 판단과 결정에 미친 영향 내지 기여도, 행위자의 경제적 상황, 거래를 한 시기, 거래의 형태나 방식, 거래 대상 증권의 가격·거래량 변동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이용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방어의 성패는 이 요소들 하나하나를 뒷받침할 자료를 매도 시점 전후로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매도 결정의 '시간적 선행성'과 '독립된 동기'를 기록으로 세우기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방어의 무게중심은 "그 정보 때문에 판 것이 아니다"라는 점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매도 사유의 독립성을 구성합니다.

1) 매도 결정 시점이 정보 생성 시점보다 앞섰다는 사실을 객관적 문서로 특정합니다.

2024년 7월 24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하위법령상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상장회사 임원·주요주주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처분하기에 앞서 거래개시일 30일 전까지 그 계획을 사전공시해야 합니다. 만약 대주주가 이 사전공시를 이미 마쳐 둔 상태였다면, 그 신고일 자체가 악재정보가 회사 내부에서 생성되기도 전이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강력한 객관적 증거가 됩니다. 사전공시 대상이 아니었더라도 이사회·경영진 보고, 매도 위임 지시서, 증권사와의 상담 기록처럼 날짜가 특정되는 자료를 통해 매도 결정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 특정해 둡니다.

2) 매도의 계기가 된 독립된 재무적·개인적 사정을 자료로 남깁니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 통지서, 대출 만기 안내문, 세금 고지서,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 약정서처럼 그 회사의 내부 사정과 무관하게 매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을 뒷받침하는 서류를 모읍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사정이 발생한 시점입니다. 대출 만기나 세금 납부 기한처럼 애초에 정해져 있던 일정이었다는 점을 계약서·고지서의 날짜로 특정해 두면, 악재정보가 생성된 이후 급조된 핑계가 아니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이런 자료는 "왜 하필 그때 팔았는가"라는 수사기관의 물음에 정보가 아닌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게 해 주는 핵심 근거입니다.

3) 정보의 생성·보고 라인과 매도 결정 라인이 분리되어 있었는지를 규명합니다.

악재가 된 사실이 회사 내부에서 어느 부서, 어느 라인을 통해 생성·보고되었는지, 그리고 대주주 본인은 그 라인과 무관한 경로로 매도를 결정했는지를 업무분장표·결재선·이메일로 재구성합니다. 이사회에 등기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주주라 하더라도, 문제된 악재가 실무 부서 차원에서만 논의되고 이사회 보고나 결재 라인에는 아직 오르지 않은 단계였다면 그 시차를 회의록·품의서로 특정합니다. 미공개정보관리규정이 있는 회사라면 대주주가 그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이 실제로 없었는지도 함께 확인해, 인식의 정도 자체를 낮추는 근거로 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판례의 다요소 기준에 맞춰 '우연의 일치'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기


시점의 선행성과 별개 동기를 세웠다면, 이번에는 대법원 2015도3707 판결이 열거한 나머지 요소—거래형태·경제적 상황·가격과 거래량 추이—를 하나씩 채워 매도가 우연히 그 시점에 이루어진 것임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1) 거래형태·방식의 일관성을 입증합니다.

과거 수년간의 매매내역을 증권사로부터 확보해, 이번 매도가 규모·주기·방식(장내매도인지 시간외대량매매인지, 블록딜인지 등)에서 평소 처분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대조표로 정리합니다. 예컨대 그동안 분기마다 일정 물량씩 나누어 처분해 온 이력이 있다면, 이번 매도도 그 연장선이었음을 시계열로 보여 줍니다. 반대로 처음 해 보는 방식이거나 이례적으로 급하게 이루어진 매도였다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이런 특이점이 있는지부터 미리 점검해 대응 논리를 준비해 둡니다.

2) 가격·거래량 변동 추이를 검토해 '정보효과 반영 전' 매도였음을 특정합니다.

악재 공시 이후 주가와 거래량이 어느 시점에, 얼마나 급격히 변동했는지를 일별 시세 데이터로 확인하고, 매도가 그 변동이 시작되기 전—즉 시장에 아직 아무런 신호도 반영되지 않은 가격대에서, 특이하게 몰린 거래량 없이 이루어졌음을 특정합니다. 만약 매도 이전부터 이미 시장에 관련 소문이나 리포트, 거래량 이상 징후가 퍼져 있었다면 그 정황까지 함께 확인해, 정보의 '미공개성' 요건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도 살핍니다.

3) 경제적 상황과 매매대금의 용처를 자금흐름 자료로 소명합니다.

판례가 이용 여부 판단 요소로 명시한 '행위자의 경제적 상황'에 맞추어, 매도대금이 실제로 채무 변제·세금 납부·담보 해소 등 앞서 특정한 독립된 사정에 그대로 쓰였는지를 계좌 이체 내역과 영수증으로 정리합니다. 매도 직후 대금이 곧바로 그 용처로 흘러간 흐름을 시간순으로 보여 줄수록, 주장이 사후에 지어낸 것이 아니라 애초 정해져 있던 계획이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매도대금의 흐름이 처음 주장한 사유와 정확히 맞아떨어질수록, 정보 이용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처분이었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커집니다.


결론


대주주의 매도와 악재 공시가 시기적으로 겹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도 수사와 조사는 이미 시작되며, 이때 방어의 성패는 사후에 그럴듯한 설명을 지어내는 데서가 아니라 매도 결정 당시부터 남아 있던 객관적 기록에서 갈립니다.

보유 지분의 처분을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매도를 마친 뒤 공교롭게 악재 공시와 시점이 겹쳐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매도 결정의 시점과 동기를 뒷받침할 자료가 지금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부터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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