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기죄 양형의 고려요소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을 때 성립하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 다만 사기로 얻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크게 가중되므로, 편취금액이 얼마인지가 사건의 성격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법원은 형을 정할 때 피고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모두 참작하여야 하고(형법 제51조), 여기에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을 존중하여 형의 종류와 형량을 결정합니다. 양형기준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이 이를 벗어나 형을 정하려면 판결문에 그 이유를 적어야 하므로 실무에서는 사실상 매우 강한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먼저 유형을 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일반사기의 유형 구분 기준은 이득액(편취액)입니다. 이득액이 1억 원 미만이면 제1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제2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제3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이면 제4유형, 300억 원 이상이면 제5유형으로 나뉩니다. 각 유형별로 다시 감경영역·기본영역·가중영역의 세 가지 권고형량범위가 정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제1유형은 기본영역이 징역 6월 ~ 1년 6월, 제2유형은 징역 1년 ~ 4년, 제3유형은 징역 3년 ~ 6년 수준이고, 제4유형은 5년 ~ 9년, 제5유형은 6년 ~ 11년으로 되어 있어 유형이 올라갈수록 하한과 상한이 함께 크게 상승합니다. 즉 편취액이 1억 원, 5억 원, 50억 원이라는 경계선을 넘는지에 따라 권고형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지므로, 이득액 산정을 다투는 것이 변론의 첫 번째 과제가 됩니다.
유형이 정해지면 '특별양형인자'에 따라 어느 영역의 형량범위를 적용할지가 결정되는데, 양형기준은 각 인자가 무엇을 뜻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의해 두고 있으므로 실제 변론에서는 "내 사건의 사정이 그 정의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감경 방향의 특별양형인자를 보면, 첫째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는 ㉠ 거래 초기에는 기망이 없었으나 중간부터 기망이 있게 된 소극적 기망(사정 변경으로 보조금 수령 권리가 소멸하였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계속 받은 경우, 계속적인 금전거래 중간에 생긴 사업상 문제를 고지하지 않고 거래를 이어간 경우 등)이나 피해자의 착오 상태에 편승한 경우, ㉡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이 아닌 사항에 관한 기망, ㉢ 기망 내용이 실체적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을 말합니다. 둘째 '손해발생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되지 아니한 경우'는 손해액의 약 3분의 1 이하만 현실적인 손해로 확정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셋째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는 피해자가 향후의 부당한 이득을 노린 욕심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정도의 기망에 속아 넘어간 경우, 불법적인 자금으로 운용되는 사정을 알면서도 큰 이득을 기대하고 재물을 교부한 경우처럼 피해자의 비합법적 이윤추구 의도나 동기가 범행을 야기하거나 용이하게 한 경우를 뜻합니다. 넷째 조직적 사기 유형의 '단순 가담'은 범행을 주도·계획·지휘하지 않고 매우 단순한 실행행위만을 분담한 경우입니다.
피해 회복 관련 인자는 정의가 특히 엄격합니다.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만을 의미하고, 피고인 측의 사실상 강요나 기망에 의한 처벌불원처럼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지 않은 의사표시, 통상적으로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처벌불원 의사는 제외됩니다. '실질적 피해 회복'은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끝에 합의에 준할 정도, 즉 재산적 피해만 발생한 사건이라면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을 회복시키거나 그 정도의 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를 말하며, 공탁을 한 경우에는 공탁에 대한 피해자 측의 의견, 피고인이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거나 회수할 의사가 있는지, 피해의 규모와 정도 등을 신중히 따져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평가될 때에만 인정됩니다. 반대로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합의 거절에 따른 불이익을 암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하여 피해를 일으킨 경우는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로 오히려 불리한 인자가 되므로(강요죄 등 별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제외), 합의 교섭은 반드시 신중하게 진행하여야 합니다.
가중 방향의 특별양형인자도 정의가 정해져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는 피해자 회사를 자금경색으로 파산하게 하거나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하게 한 경우, 신뢰 추락으로 주가가 폭락하게 한 경우, 연쇄부도를 야기한 경우, 피해자가 대부분의 재산을 상실하게 한 경우 등을 말합니다.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는 범행의 수단과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경우, 금융·증권·무역·회계 등 전문직 종사자나 보험사기에서 의료·보험 전문직 종사자가 직무수행의 기회를 이용하여 범행한 경우, 장부조작·문서위조 등을 적극적으로 동원한 경우, 고도의 지능적 방법이나 알려지지 않은 신종 전문 수법을 창출하여 범행한 경우 등입니다. 이때 사기범행에 문서의 위조·변조가 수반되었더라도 이를 다수범죄로 취급하지 않고 양형인자로만 반영한다는 점은 실무상 중요한 처리 원칙입니다. 또한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는 수익을 의도적으로 감추어 피해 회복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피해 회복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를,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는 도박 등 불법적 목적에 직접 사용하기 위한 경우, 다른 범행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경우, 보복·괴롭힘의 의도로 재산을 편취한 경우, 조직폭력 집단 간 세력 다툼에서 우세를 차지하려고 상대편 재산을 편취한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2. 사기죄 집행유예의 요건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경우에,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입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실무상 사기죄로 이미 집행유예를 받은 기간 중에 다시 사기 범행을 저지른 사안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예가 많은 것도 이러한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집행유예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정을 비중에 따라 '주요참작사유'와 '일반참작사유'로 나누고, 각각을 다시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부정적 주요참작사유로는 ① 동종 전과(5년 이내의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 또는 3회 이상 벌금, 집행유예 포함)가 있는 경우, ②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 ③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일반사기 유형), ④ 미합의, ⑤ 실질적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크거나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⑥ 사기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그 실행을 지휘한 경우(조직적 사기 유형)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긍정적 주요참작사유로는 ①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일반사기 유형) 또는 기망행위의 정도가 약한 경우, ② 사실상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가담, ③ 단순 가담(조직적 사기 유형), ④ 자수 또는 내부 고발, ⑤ 실질적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작은 경우, ⑥ 형사처벌 전력 없음, ⑦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피해액의 크기, 합의 및 피해 회복 여부, 동종 전과, 범행에서의 역할과 수법이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가장 무거운 네 가지 축입니다.
일반참작사유는 주요참작사유만으로 결론을 내기 어려울 때 이를 보충하여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요소입니다. 부정적 일반참작사유에는 동종 전과가 있거나 2회 이상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 전과,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사회적 유대관계 결여, 진지한 반성 없음, 공범으로서 주도적 역할,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범행으로 인한 대가를 약속·수수한 경우,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 피해 회복 노력 없음,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강요죄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제외)가 포함됩니다.
긍정적 일반참작사유에는 기본적 생계·치료비 등의 목적이 있는 경우, 사회적 유대관계 분명, 진지한 반성,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음, 참작 동기, 공범으로서 소극 가담, 범죄수익의 대부분을 소비하지 못하고 보유하지도 못한 경우, 손해발생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되지 아니한 경우,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음, 피고인의 구금이 부양가족에게 과도한 곤경을 수반, 일반적 수사 협조(조직적 사기 유형), 상당한 피해 회복이 포함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편취액이 6억 원을 넘는 대출사기에서도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고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이 참작되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경우가 있고, 편취액이 7억 원을 넘고 동종 전과가 있는 사안에서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고 피고인이 변제 노력을 한 점이 인정되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된 예도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동종 전력이 반복된 경우에는 비교적 소액이라도 실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결과가 크게 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실무상 주의사항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은 '나중에 갚았으니 사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입니다. 사기죄는 기망행위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그 자체로 성립하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기망에 속아 돈을 교부한 이상 그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하므로, 그 후 일부를 변제하였다 하더라도 그 변제액이 편취액에서 공제되지는 않으며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을 뿐입니다. 대출 사기에서도 변제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거나 사후에 대출금을 상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범죄 성립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적극적으로 속인 적이 없다'는 주장 역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사업 능력이나 변제 자력이 없는 사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금원을 교부받았다면 갚지 못할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다고 보아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고 있고, 이른바 '돌려막기'로 지급불능을 초래한 사안에서도 간접사실과 정황사실을 통해 미필적 고의를 추인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여러 차례의 금전 수령이 하나의 범죄(포괄일죄)로 묶이는지, 별개의 범죄들의 경합범이 되는지에 따라 처단형의 범위와 양형기준 적용이 달라집니다.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행위 태양의 동일성, 시간적·장소적 계속성이 인정되면 포괄일죄로 볼 수 있으나, 범행 시기와 간격에 비추어 단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실체적 경합으로 처리됩니다. 아울러 이미 확정판결이 있는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항소심에서 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에서 1심에서의 대응이 사실상 가장 중요합니다.
4. 변호사 선임을 고려중인 분들을 위한 조언
편취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이자나 일부 변제금이 실질 피해액 판단에 반영될 수 있는지, 피해자 측 사정이 피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라는 감경인자에 해당하는지 등은 모두 증거와 논증으로 다투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또한 피해 회복과 합의는 가능한 한 빠른 단계에서 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져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게 되면 특별감경인자로 반영되어 권고형의 범위 자체가 낮아질 수 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도 공탁을 통한 피해 회복 노력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 사건도 있습니다. 반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일관되게 불리한 정상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수사 초기에 진술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하는지에 따라 이후 재판의 방향이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특히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번복이 쉽지 않으므로, 소환 통보나 고소장 접수 사실을 알게 된 시점에 곧바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고 피해자라면 상대방의 양형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가해자라면 어떻게 형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지도 염두하시면서 대응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형사] 사기죄 양형기준과 집행유예 요건에 대한 실무 가이드](/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uploads%2Ftitleimage%2Foriginal%2F5f10144ca2f0f301e1483ea5-original.jpg&w=384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