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중 취득한 거래처정보,
퇴사 후 영업에 사용했는데도
영업비밀 침해·업무상배임 모두 무죄?
[사건 핵심 요약]
도·소매회사의 전직 영업직원들이
퇴사 후 경쟁업체의 상품을 영업해
전 직장 거래처정보를 반출한 뒤 이를 이용해 기존 거래처에 선물세트 카탈로그를 발송한 사실로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된 사건.
그러나 법원은
거래처정보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반출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카탈로그 발송에 전 직장의 정보가 사용됐다는 증거도 부족,
일부 거래처는 먼저 상품 제안을 요청했거나 경쟁업체가 기존부터 확보한 거래처였으며,
개인적으로 받은 명함도
영업비밀로 관리됐다고 보기 어려웠음을 이유로
영업비밀 반출·사용과 업무상배임 모두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
퇴사자가 전 직장 거래처에 경쟁업체의 카탈로그를 발송했다면 곧바로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될까요?
비밀유지서약서가 작성돼 있고 실제 영업까지 이루어졌더라도,
거래처정보의 반출·사용 경로가 입증되지 않으면 형사처벌은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배임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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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상세 요약]
1. 공소사실
가. 회사의 거래처정보 관리
건어물 도·소매업체 C는 수년간 확보한 거래처의 상호·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을
자체 프로그램에 저장했음.
직원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고, 직급에 따라 접근 가능한 정보의 범위를 달리했음.
피고인 A는 약 11년간 내근영업팀 팀장으로, 피고인 B는 약 7년간 외근 영업 담당자로 근무했음.
피고인들은 재직 중 취득한 거래처정보 등을 유출하거나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서약서도 작성했음.
나. 거래처정보 반출 및 업무상배임 혐의
피고인들이 퇴사할 때 회사의 거래처정보를 반환·폐기하지 않고 반출.
이로써 피고인들이 거래처정보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해
업무상 배임혐의로 기소.
다. 영업비밀 사용 혐의
피고인들은 퇴사 후 수산물 도·소매업체 F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했음.
피고인들이 C에서 반출한 거래처정보를 이용해
기존 거래처에 F의 추석 선물 샘플과 카탈로그를 발송,
A는 3개 업체, B는 7개 업체를 상대로 C의 영업비밀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
2. 관련 법리
(1) 영업비밀 침해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정보가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을 갖춘 영업비밀에 해당해야 함.
나아가 피고인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정보를 취득·사용·누설했다는 사실도 증명돼야 함.
(2)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를 위반해 자신이나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 또는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해야 함.
(3) 형사재판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돼야 함.
3. 법원 판단
가. 거래처정보 반출이 증명되지 않았음
피고인들이 퇴사하면서 C의 거래처정보를 반출했다고 직접 인정할 증거가 없었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반출했는지도 특정되지 않았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송수신 내역에서도 고객정보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음.
나. 카탈로그 발송만으로 영업비밀 사용을 인정하기 어려웠음
공소사실에 기재된 거래처들에 F의 카탈로그가 발송된 사실은 인정됐음.
그러나 카탈로그 발송에 C의 거래처정보가 사용됐음을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는 없었음.
C 직원들이 거래처로부터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항의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했지만,
이 진술만으로 반출·사용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했음.
다. 거래처별로 별도의 접촉 경위가 확인됐음
I협회는 담당자가 피고인 A에게 먼저 연락해 추석 선물 상품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음.
J도 거래처 측에서 상품 제안을 요청했으며, K는 F의 창업 당시부터 F 대표와 거래해 온 업체였음.
M, N대학교, O, P, Q, R의 담당자 연락처는 피고인 B가 F에서 영업하기 전부터 F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었음.
따라서 이들 거래처에 대한 영업이 C에서 반출한 정보를 이용해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었음.
라. 개인적으로 받은 명함은 영업비밀로 보기 어려웠음
피고인 B는 L 법무사사무실에 카탈로그를 보낼 때 C에 근무하면서 담당자에게 받은 명함을 참고했다고 진술했음.
그러나 C는 피고인들의 퇴사 당시 업무용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반납만 지시했을 뿐,
명함을 반환하도록 조치하지 않았음.
법원은
피고인 B가 거래처 담당자로부터 직접 받은 명함이 회사의 영업비밀로 관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4. 결론
법원은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인들이 C의 거래처정보를 반출하거나 사용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영업비밀을 사용했다는 혐의뿐 아니라,
거래처정보를 반출해 회사에 손해를 가했다는 업무상배임 혐의도 증명되지 않았음.
결국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배임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
▣ 시사점 ▣
거래처정보를 비밀번호와 접근권한으로 관리하고 비밀유지서약서까지 작성받았더라도,
퇴사자가 거래처와 거래를 하는 것만으로 퇴사자의 영업비밀 침해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등이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돼야 합니다.
-반출된 거래처정보의 구체적인 내용
-정보가 반출된 시기와 방법
-이메일·USB·클라우드 등 실제 반출 경로
-반출된 정보와 경쟁업체 영업자료의 동일성
-해당 정보를 이용한 구체적인 영업행위
-회사가 해당 정보를 영업비밀로 관리한 방법
특히 기존 거래처에 경쟁업체의 카탈로그를 발송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거래처가 먼저 상품 제안을 요청했거나 경쟁업체가 이미 연락처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전 직장의 영업비밀을 사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측은
퇴사자의 업무용 기기와 계정을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명함·수첩·출력물·개인 저장매체까지 확인하는 퇴직 절차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의심되는 정보 반출이 있다면 접속기록, 파일 전송내역, 이메일 및 저장매체에 대한 디지털 증거도
신속히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영업비밀 침해나 업무상배임으로 고소·기소된 퇴사자 측에서는
거래처별 접촉 경위와 정보 취득 경로를 구체적으로 구분해 소명하면 혐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거래처의 선제 연락, 기존 거래관계, 경쟁업체가 이미 보유한 데이터 등이 확인된다면
영업비밀 반출·사용 혐의를 다투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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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전문]
1. 공소사실의 요지
주식회사 C은 D에 본점을 두고 건어물 등의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수년간에 걸쳐 확보한 거래처의 상호 및 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 거래처정보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인 'E'으로 데이터화하여 대외비로 관리하면서 직원들에게 프로그램 로그인을 위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부여하고 직급별로 접근 가능한 정보의 범위를 달리하여 왔다.
피고인 A은 약 11년간 주식회사 C에서 내근영업팀 팀장으로, 피고인 B은 약 7년간주식회사 C에서 유통업체 등을 상대로 외근 영업을 담당하는 영업부 일반유통팀 중간책임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으로, 피고인 A이 2 주식회사 C과 작성한 연봉계약서 및 피고인 B이 주식회사 C과 작성한 연봉계약서에는 '근무기간 동안 취득한 거래처정보 및 상품정보, 상품디자인을 이용하여 퇴사 후 3년 동안 멸치, 김, 미역, 다시마, 황태가 포함된 선물세트 및 사은품, 판촉물 등의 판매 및 판매보조 행위를 하였을 경우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고, 주식회사 C은 피고인들로부터 주식회사 C의 정보자산 등을 유출하거나 부정사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비밀유지서약서'를,피고인 A으로부터 같은 취지의 '㈜C정보자산 유출금지 확인서'를 징구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객관적으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였다.
가. 피고인 A
(1)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에 재직하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관계 및 사회 상규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재직 시에 취득한 거래처의 상호 및 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 거래처정보를 피해자 주식회사 C의 명시된 의사에 반해 유출하여서는 아니 되며 퇴사 시 피해자 주식회사 C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업무상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C의 영업비밀인 거래처의 상호 및 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 거래처정보를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고 가지고 가 퇴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주식회사 C의 영업비밀을 반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의 거래처정보가 가지는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주식회사 C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불상의 장소에서, 수산물 등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F의 대표 G을 만나 피고인이 주식회사 F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하기로 약속한 다음, H에 있는 주식회사 F 사무실에서, 주식회사 C에서 반출한 영업비밀인 거래처 정보를 이용하여 I에 주식회사 F의 추석 선물 샘플과제품 카탈로그를 우편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영업활동을 한 것을 비롯하여, 주식회사 C에서 반출한 거래처 정보를 이용하여 I, J, ㈜K 등 3개 업체에 주식회사 F의 추석 선물 샘플과 제품 카탈로그 등을 발송하여 영업활동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인 주식회사 C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주식회사 C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나. 피고인 B
(1)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에 재직하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관계 및 사회 상규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재직 시에 취득한 거래처의 상호 및 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 거래처정보를 피해자 주식회사 C의 명시된 의사에 반해 유출하여서는 아니 되며 퇴사 시 피해자 주식회사 C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업무상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C의 영업비밀인 거래처의 상호 및 주소, 담당자 연락처, 상담내용 등 거래처정보를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고 가지고 가 퇴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주식회사 C의 영업비밀을 반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C의 거래처정보가 가지는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주식회사 C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8.경 불상의 장소에서, 수산물 등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F의 대표 G을 만나 피고인이 주식회사 F의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하기로 약속한 다음, 2020. 9.경 광주시 H에 있는 주식회사 F 사무실에서, 주식회사 C에서 반출한 영업비밀인 거래처 정보를 이용하여 L 법무사 사무실에 주식회사 F의 추석 선물 샘플과 제품 카탈로그를 우편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영업활동을 한 것을 비롯하여, 주식회사 C에서 반출한 거래처 정보를 이용하여 L 법무사사무실, ㈜M, N 대학교, O, P㈜, ㈜Q, R 등 7개 업체에 주식회사 F의 추석선물 샘플과 제품 카탈로그 등을 발송하여 영업활동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인 주식회사 C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주식회사 C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2. 판단
법원은, 이 사건 기록상 피고인들이 주식회사 C(이하 회사명칭 중 '주식회사' 표기를 생략한다)을 퇴사하면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거래처 정보를 반출하였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없고, 이 사건 공소사실 및 기록상 어떠한 방법으로 어떠한 정보를 반출하였는지를 특정할 수 없으며, 피고인들이 제출한이메일 및 문자 송수신 내역에 의하더라도 고객정보 등을 송수신한내역이 확인되지 않고
개별 거래처와 관련하여 살피건대, 공소사실 기재 거래처들에게 F의 카달로그가 발송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이와 같이 카달로그를 발송하는 데에 C의 거래처정보가 사용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고, 오히려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될 뿐이며, C의 직원 S, T 위 각 거래처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항의전화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만으로 달리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1) I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위 협회의 담당자 U 과장이피고인 A에게 연락하여 추석선물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함으로 인하여 카달로그가 발송되었다고 보인다.
2) J의 경우, 담당자인 V이 'J에서 상품제안을 요청하여 F 상품을 제안받았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K의 경우 담당자 W이 'K는 F 창업때부터 F의 대표 G과 거래했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3) M, N 대학교, O, P, Q, R의 경우 위 업체 담당자의 연락처가 피고인 B이 입사하기 이전인 2017년부터 2019년경까지 무렵부터 F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4) L 법무사사무실의 경우, 피고인 B이 수사기관에서 위 거래처에 카달로그를 보낼 때 C에서 근무하던 시절 받았던 위 법무사사무실 소속 X의 명함을 참조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공소사실 기재 비밀유지 서약서에 퇴사시 정보자산 등을 인수인계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C 측은 피고인들이 퇴사할 당시 업무용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반납하도록 지시하였을 뿐 명함에 대하여서는 반납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 B이 거래처 담당자로부터 직접 받아서 소지하고 있는 명함이 C의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 부분 카달로그가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발송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5) 따라서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C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거나 영업비밀을 반출함으로써 C에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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