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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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이의건 변호사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은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을 처벌하지만 범죄가 성립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장소와 폭행·협박 요건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지하철·버스·공연장처럼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이루어진 추행을 처벌하며 폭행이나 협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장소에 제한은 없지만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하철에서 발생했으니 무조건 공중밀집장소추행”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접촉 방법에 폭행에 해당하는 유형력 행사가 있었는지까지 확인하여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어떤 범죄인가요?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지하철과 버스입니다. 공연장이나 집회 장소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을 별도로 둔 이유는 사람이 많이 출입하는 장소에서는 피해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주변 상황 때문에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피하거나 항의하기 어려워 폭행·협박 없이도 추행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이 붐비는 상황을 이용해 은밀하게 몸을 밀착하거나 신체를 만지는 유형이 대표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무엇이 다른가요?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과 달리 범행 장소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집, 술집, 사무실, 길거리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구체적인 행위가 강제추행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면 강제추행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범죄의 기본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구분공중밀집장소추행강제추행적용 법률성폭력처벌법 제11조형법 제298조장소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등제한 없음폭행·협박반드시 필요하지 않음필요핵심 쟁점추행 여부, 고의, 장소적 요건추행 여부, 폭행·협박, 고의법정형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강제추행의 ‘폭행’은 강하게 제압해야만 인정되나요?

아닙니다. 이 부분은 최근 판례를 이해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2023년 9월 21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는 종전 기준을 변경했습니다.

현재는 강제추행죄의 폭행을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로 보고, 협박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

“팔을 잡거나 제압한 것은 아니다.”

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신체접촉 자체가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에 해당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에서 엉덩이를 만지면 어느 죄가 적용되나요?

행위가 발생한 장소만 보고 결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혼잡한 지하철에서 주변 승객에게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은밀하게 몸을 밀착하는 유형이라면 공중밀집장소추행이 대표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하철에서 피해자의 뒤에 밀착해 신체를 엉덩이 부분에 붙이는 등의 행위를 한 사건에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상대방을 붙잡거나 밀치는 등 별도의 유형력을 행사하면서 신체를 만졌다면 형법상 강제추행 여부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강제추행의 ‘폭행’에 과거처럼 강한 제압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지하철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만 적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는 실제 행위 방법과 공소사실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에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되는 이유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애초에 강제추행죄만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유형을 규율하기 위해 만들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범죄에 관해 장소적 요건을 갖춘 경우 추행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출입하는 장소의 특성 때문에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피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추행까지 처벌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중밀집장소추행은

폭행·협박이 없으니 성범죄가 아니다

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접촉 자체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고 피의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지하철에서는 공중밀집장소추행이 안 되나요?

단순히 승객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법 조문은 ‘대중교통수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판례 역시 이 범죄가 공중이 이용하는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한 규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당시 지하철 객실에 사람이 조금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어떤 장소에서든 사람이 몇 명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중밀집장소추행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해당 장소가 법에서 예정한 대중교통수단·공연·집회 장소 또는 그와 같이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범죄 모두 ‘추행의 고의’가 필요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 모두 단순히 신체가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특히 지하철 사건에서는 사람이 밀리거나 열차가 흔들리면서 몸이 우연히 접촉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도적인 추행이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2024년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동, 당사자 관계, 사건 전후 상황 등 객관적인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추행의 고의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엉덩이가 닿았다.”

라는 사실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가”, “접촉이 반복됐는가”, “상대방이 이동했는데 따라갔는가”, “당시 혼잡도는 어떠했는가”

등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미수범 처벌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실제 추행 결과가 완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형법 제300조가 제298조 강제추행의 미수범을 명시적으로 처벌합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미수범 처벌 대상에는 현재 제11조 공중밀집장소추행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범행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에 따라 두 범죄 사이에 법적 차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법정형은 어떻게 다른가요?

법정형의 구조도 다릅니다.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공중밀집장소추행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징역형의 상한은 강제추행이 훨씬 높지만, 벌금형의 법정 상한은 오히려 공중밀집장소추행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무조건 강제추행보다 가벼운 죄”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 선고형은 구체적인 추행 정도, 반복 여부, 전과, 피해회복 등 여러 사정을 토대로 결정됩니다.

경찰조사를 받는다면 어떤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할까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우선 경찰이 적용하고 있는 정확한 죄명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라면 당시 장소와 혼잡도, 자신의 위치와 이동, 접촉 횟수와 방식, 피해자와의 거리 등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 혐의라면 그와 함께 어떤 행동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특정되어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강한 폭행을 하지 않았으니 강제추행은 아니다”라는 방식으로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CCTV, 목격자,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와 자신의 기억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하철 성추행은 모두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인가요?

아닙니다. 지하철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대표적으로 적용되는 장소지만 구체적인 행위가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한 추행에 해당한다면 강제추행죄 여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폭행이 전혀 없어도 처벌되나요?

가능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폭행이나 협박을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 된 행동 자체가 추행에 해당하고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저항해야 성립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고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판단합니다.

지하철에서 몸만 밀착하고 손으로 만지지 않았다면 괜찮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지하철에서 피해자의 뒤에 신체를 의도적으로 밀착한 사건에서도 구체적인 행동을 추행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손을 사용했는지가 유일한 기준은 아닙니다.

우연히 몸이 닿은 것도 두 범죄 중 하나가 성립하나요?

우연한 접촉이라면 원칙적으로 추행의 고의가 문제됩니다. 특히 혼잡한 지하철에서는 열차의 움직임, 주변 승객에게 밀린 상황, 접촉의 횟수와 지속시간 등을 확인해 의도적인 추행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보다 강제추행이 항상 더 무겁게 처벌되나요?

법정형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강제추행은 징역형 상한이 10년으로 더 높지만,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벌금형 상한이 3천만원으로 강제추행의 1천500만원보다 높습니다. 실제 형은 사건별 양형사정을 종합하여 결정됩니다.

마무리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장소’와 ‘폭행·협박’​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지하철·버스 등 법에서 정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추행을 처벌하며 폭행이나 협박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죄는 범행 장소에는 제한이 없지만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한 추행이어야 합니다.

다만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강제추행죄의 폭행은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인지가 기준이 되므로, 지하철에서 일어난 접촉이라도 행위 방법에 따라 강제추행 여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하철 성추행으로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죄명만 보고 대응하기보다 어떤 신체접촉이 있었는지, 접촉이 의도적이었는지, 폭행에 해당하는 행동이 특정되어 있는지, 당시 장소와 혼잡상황은 어떠했는지​를 먼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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