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 CCTV가 없으면 어떻게 판단할까요?
지하철 성추행 CCTV가 없으면 어떻게 판단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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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지하철 성추행 CCTV가 없으면 어떻게 판단할까요? 

이의건 변호사

지하철 성추행 CCTV가 없으면 어떻게 판단할까요?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서 CCTV가 없다고 해서 곧바로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진술도 형사사건에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인정되려면 실제 추행에 해당하는 신체접촉이 있었고, 피의자에게 그 접촉을 추행한다는 인식과 고의가 있었다는 점까지 증명되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범죄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도 2024년 지하철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중요한 증거라 하더라도, 다른 객관적 정황과 피고인의 주장까지 종합했을 때 합리적인 의심이 남는다면 유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지하철 성추행은 어떤 범죄가 문제되나요?

출퇴근 지하철에서 혼잡한 상황 등을 이용하여 다른 승객을 추행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1조의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행법은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등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과 몸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의 추행을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추행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어도 이를 용인하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CCTV가 없는 사건에서는 결국

신체접촉이 실제로 있었는지 → 그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 의도적인 접촉이었는지

를 다른 증거와 정황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CCTV가 없으면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나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반드시 CCTV나 영상 같은 물적 증거가 있어야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중요한 유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이므로 피해자 진술이 있으면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법리는 아닙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은 이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거나 그 진술에 따라 반드시 유죄로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객관적 증거가 없고 사실상 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인 사건이라면, 법원은 그 진술의 합리성과 타당성, 주변 객관적 정황, 피고인의 설명과 제출 자료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요?

CCTV가 없는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처음부터 어떤 상황을 설명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부분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 어느 신체부위가 접촉했는지

  • 손인지 몸인지 접촉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 한 번인지 여러 차례인지

  • 접촉이 순간적이었는지 계속됐는지

  • 피해자가 자리를 옮겼는데 다시 접근했는지

  • 당시 지하철이 얼마나 혼잡했는지

  • 열차가 출발·정차하는 상황이었는지

  • 피해자가 접촉을 인식한 뒤 어떻게 행동했는지

  • 주변 승객에게 즉시 도움을 요청했는지

  • 최초 신고 내용과 이후 진술에 중요한 변화가 있는지

다만 진술의 일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거짓 진술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억과 표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건의 핵심 부분에서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다른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면 무조건 유죄”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23도13081 판결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항상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과 다른 객관적 정황을 모두 살펴보았을 때 고의적인 추행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합리적인 의문이 남는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피해자 진술이 일관됐다.”

또는

“피의자의 말이 조금 바뀌었다.”

라는 한 가지 사정이 아닙니다.

전체 증거를 통해 검사가 추행 사실과 고의를 합리적인 의심 없이 입증했는지가 핵심입니다.

객실 CCTV가 없어도 다른 영상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지하철 CCTV가 없다”는 말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객실 안에서 실제 접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없더라도 역사나 승강장 등의 영상에서 사건 전후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적인 접촉은 촬영되지 않았더라도

  • 두 사람이 어느 역에서 탑승했는지

  • 어느 출입문을 이용했는지

  • 피해자가 다른 칸이나 자리로 이동했는지

  • 피의자가 피해자를 따라 움직였는지

  • 피해자가 하차한 뒤 즉시 신고했는지

등의 간접적인 정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 하나만으로 유무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 중 어느 설명이 객관적인 상황과 더 잘 맞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목격자 진술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주변 승객이 접촉 자체를 보았거나 당사자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다면 목격자 진술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023도13081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진술뿐 아니라 지하철에서 피고인의 행동을 지켜본 목격자의 진술과 촬영한 사진이 함께 문제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 내용에 차이가 있는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비교하면서 추행의 고의가 충분히 증명됐는지를 판단했습니다.

즉, 목격자가 접촉 장면을 정확히 보지 못했더라도

“피의자가 계속 피해자의 옆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밀려서 이동한 상황이었다.”

“피해자가 갑자기 자리를 피했다.”

등 주변 행동을 보았다면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간접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와 휴대전화 기록도 의미가 있을까요?

사건에 따라 보조적인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 내역을 통해 실제 탑승시간과 역을 확인하거나 휴대전화 기록으로 당시 행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이 성추행 장면 자체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의자가 설명하는 시간과 이동경로가 맞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객관적 영상이 없는 사건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간접자료들을 서로 연결했을 때 어느 진술이 실제 상황과 더 잘 부합하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우연한 접촉이었다는 점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출퇴근길 지하철은 승객들이 서로 밀착할 정도로 혼잡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연한 접촉 가능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만원 지하철이라 어쩔 수 없었다.”

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시 승객 밀집 정도와 피의자의 위치, 손의 위치, 접촉 방향, 열차 움직임, 접촉 횟수와 지속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특정 피해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위치를 여러 차례 바꾸거나 피해자가 이동한 뒤 다시 따라가 접촉했다면 고의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추행의 고의를 판단할 때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당사자 관계, 구체적인 행동, 행위 전후의 정황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불리한가요?

실제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라면 추측해서 답하는 것보다 기억나는 사실과 기억나지 않는 사실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경찰 연락을 받으면 어느 칸에서 어디를 보고 있었는지, 손을 정확히 어디에 두고 있었는지까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건기록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절대로 접촉한 적 없습니다.”

“분명히 누가 뒤에서 밀었습니다.”

라고 단정했다가 이후 객관적 자료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경찰조사 전에는 사건 날짜와 시간, 이용 노선, 탑승·하차역, 당시 소지품과 이동경로 등 확인 가능한 사실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CCTV가 없다고 안심하고 다른 자료를 삭제하면 안 됩니다

CCTV가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사건이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와 피의자 진술뿐 아니라 목격자, 사진, 메시지, 위치와 이동정보 등 여러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불리해 보인다는 이유로 삭제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고, 이후 삭제 경위 자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원본 상태로 자료를 보존한 뒤 어떤 자료가 실제 쟁점과 관련되는지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CCTV가 하나도 없으면 지하철 성추행으로 처벌할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 등 다른 증거로 범죄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된다면 유죄 판단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상이 없다는 이유로 증명의 정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형사소송법상 범죄사실은 여전히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피해자 말과 제 말밖에 없다면 피해자 말을 우선하나요?

자동으로 어느 한쪽의 진술을 우선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성범죄 피해자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야 하지만 피해자 진술을 제한 없이 인정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진술의 합리성, 객관적 정황과 다른 증거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이 계속 같으면 유죄인가요?

진술의 일관성은 신빙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유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정황과 피고인의 설명 등을 모두 검토한 뒤 추행 사실과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접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고의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공중밀집장소추행죄에는 추행의 고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신체가 닿았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인정되더라도 승객에게 밀렸거나 열차의 움직임 때문에 발생한 우연한 접촉이었다면 고의가 인정되는지가 별도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피해자가 바로 신고했다면 성추행이 인정되는 것 아닌가요?

신고 시점과 사건 직후 행동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즉시 신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범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 당시 CCTV가 있었는데 지금은 삭제되었다면 어떻게 하나요?

영상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다른 객관적 자료와 진술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지하철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영상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경찰 연락을 받은 경우 사건 시간과 장소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서 CCTV는 매우 유용한 증거이지만 CCTV의 존재 여부 자체가 유죄와 무혐의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영상이 없다면 피해자 진술과 목격자 진술, 사건 전후 동선, 접촉 방법과 반복성, 당시 혼잡도 등 간접사실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2024년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중요한 증거라고 하더라도 추행의 고의를 포함한 공소사실 전체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단순히 “CCTV가 없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신고했으니 방법이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건 당시 위치, 혼잡 정도, 접촉이 발생한 경위, 이동 동선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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