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지하철 신체접촉, 성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을까?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다른 승객과 몸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밀리거나 열차가 흔들려 발생한 우연한 접촉에는 원칙적으로 추행의 고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혼잡한 상황을 이용해 특정 승객의 신체에 의도적으로 몸을 밀착하거나 손으로 만지는 등의 행동을 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등에서 사람을 추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은 법에서 직접 규정하는 대중교통수단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지하철 사건에서 핵심은 단순히 “접촉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접촉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이었는지, 그리고 피의자에게 그러한 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지하철에서 몸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성추행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출근시간처럼 승객 사이에 공간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어깨, 팔, 등이나 하체 등이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습니다. 승하차 과정에서 다른 승객에게 밀리거나 열차가 출발·정차하면서 몸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모든 접촉을 성범죄로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성별과 연령, 당사자 관계, 접촉 경위와 방법,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접촉 부위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일부러 접촉했는지’입니다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흔히
“사람에게 밀려서 닿은 것이다.”
“열차가 흔들리면서 접촉했다.”
“접촉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
고 진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수사기관과 법원이 살펴보는 핵심이 추행의 고의입니다.
대법원은 2024년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이 범죄가 성립하려면 추행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적어도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한다면 접촉이 일어난 경위, 구체적인 행동, 사건 전후 상황 등 여러 간접사실을 통해 고의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신체가 닿았다 = 고의적인 추행”
이라고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만원 지하철이었다 = 우연한 접촉”
이라고 자동으로 판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구체적인 움직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행동이 고의적인 접촉으로 의심받기 쉬울까요?
실제 사건에서는 접촉의 순간만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정은 접촉의 고의 여부를 판단할 때 검토될 수 있습니다.
특정 피해자의 뒤쪽으로 의도적으로 위치를 이동했는지
다른 공간이 있는데도 계속 몸을 밀착했는지
접촉이 순간적으로 끝났는지 계속 유지되었는지
피해자가 자리를 옮겼는데 다시 접근했는지
같은 부위에 접촉이 반복되었는지
손의 위치와 움직임이 어떠했는지
열차의 흔들림이나 다른 승객의 움직임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피해자의 항의 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대법원도 추행의 고의를 판단할 때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행위 전후의 정황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건 당시 피의자의 움직임이 혼잡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인지, 특정 상대방을 향한 의도적인 움직임인지가 중요합니다.
손으로 만지지 않고 몸만 밀착해도 성추행이 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반드시 손으로 특정 신체부위를 만져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지하철에서 피해자의 뒤에 밀착한 뒤 몸의 특정 부위를 피해자의 엉덩이 쪽에 붙이는 행동을 한 사건에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손으로 만진 적은 없다”
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몸을 어떤 방식으로 밀착했는지, 그 움직임이 반복되었는지, 당시 혼잡한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설명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피해자가 그 순간 성추행인지 몰랐어도 범죄가 성립할 수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 피해자가 실제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실행했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당시에는 사람이 밀려서 접촉한 것으로 생각했다가 나중에 상황을 인식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성립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 CCTV가 중요한 이유
지하철 성추행 사건에서는 CCTV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CCTV에 실제 접촉 부위가 선명하게 촬영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혼잡한 전동차 안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가려져 접촉 장면 자체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CCTV를 통해
피의자와 피해자가 처음 어디에 있었는지
피의자가 피해자 쪽으로 이동했는지
다른 빈 공간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움직인 뒤 피의자가 따라갔는지
승하차 과정에서 사람이 밀렸는지
피해자가 항의한 직후의 행동이 어떠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CCTV는 반드시 “손이 신체에 닿는 장면”만 입증하는 자료가 아니라 접촉이 발생한 전체 상황과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만 있고 CCTV가 없으면 처벌되지 않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도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CCTV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피의자가 고의적인 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 검사는 공소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24년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도 추행의 고의까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며, 고의로 추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의문점이 남아 있다면 이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뿐 아니라 CCTV, 승객 진술, 당사자의 위치와 움직임 등 객관적 자료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하철 성추행으로 신고받았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먼저 정확한 시간, 노선, 승하차역과 탑승 위치를 기억나는 범위에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어느 정도로 혼잡했는지, 어디에 서 있었는지, 손에 가방이나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는지, 열차가 움직일 때 어떤 자세였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통카드 이용내역이나 당일 일정, 통화·메시지 기록 등으로 탑승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면 함께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CCTV는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사건 발생일과 구체적인 장소를 빨리 특정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도
“아마 사람이 밀었을 것이다”
“절대로 접촉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추측해서 진술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기억나는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서 오해라고 설명해도 될까요?
이미 신고가 이루어졌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연락해서 “잘못 본 것 아니냐”, “사람이 밀렸을 뿐이다”라고 반복적으로 해명하면 피해자가 압박을 받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신고 취소나 진술 변경을 요구하는 취지로 받아들여지면 사건 대응에 오히려 불리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객관적인 자료와 자신의 기억을 정리하고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과 강제추행은 같은 범죄인가요?
서로 다른 범죄입니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에서 혼잡한 상황 등을 이용해 추행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1조의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가 대표적으로 문제됩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구체적인 행위에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요소가 있다면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문제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추행죄의 폭행이 반드시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고,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이면 될 수 있다고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따라서 같은 지하철 신체접촉 사건이라도 구체적인 접촉 방법에 따라 적용되는 죄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만원 지하철에서 엉덩이가 닿으면 무조건 성추행인가요?
아닙니다. 접촉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이 밀리거나 열차가 흔들려 발생한 우연한 접촉인지, 상대방의 신체에 의도적으로 접촉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대법원도 공중밀집장소추행죄에는 추행의 고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번 잠깐 닿은 것도 처벌될 수 있나요?
접촉시간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짧은 접촉이라도 의도적인 추행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비교적 오래 접촉했더라도 극심한 혼잡 등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손으로 만진 적이 없어도 지하철 성추행이 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몸을 의도적으로 피해자의 신체에 밀착하는 방법 역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 대법원도 지하철에서 신체를 뒤에서 밀착시킨 사건에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CCTV에 접촉 장면이 없으면 무혐의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CCTV 외에도 피해자 진술과 주변 승객 진술 등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CCTV에서 피의자의 이동이나 주변 혼잡상황이 확인되면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객관적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오해한 것 같으면 경찰에서 그렇게 말하면 되나요?
실제로 우연한 접촉이었다면 그 경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오해다”라고 반복하기보다는 당시 혼잡도, 자신의 위치와 움직임, 손의 위치, 승하차 상황 등 객관적인 사실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하철 성추행은 피해자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합의만으로 사건이 자동으로 끝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합의 여부와 별개로 수사와 형사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며, 합의와 피해회복은 사건이 인정되는 경우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마무리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는 불가피한 신체접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승객과 몸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혼잡함을 이용하여 특정 승객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거나 신체를 반복적으로 밀착했다면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이 범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접촉의 부위 하나가 아니라 접촉이 발생한 경위와 방법, 반복성, 당사자의 움직임, 당시 혼잡도와 추행의 고의입니다. 대법원 역시 추행의 고의가 부인되는 사건에서는 이러한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합리적인 의심 없이 고의가 증명되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발생한 신체접촉으로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먼저 사건 당시 시간과 장소, 자신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정확히 정리하고 CCTV 등 객관적인 자료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해서 진술하기보다는 우연한 접촉인지 의도적 추행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