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프네트웍스 판촉비 전가와 경영정보 요구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대형 쇼핑몰이나 아울렛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사이의 거래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는 규모가 크고 유통업체의 영향력이 강할수록 양측의 협상력이 동등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체에 비용을 부당하게 떠넘기거나 경영에 필요한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엄격히 관리하며, 판매촉진비용 부담 전가와 경영정보 제공 요구 역시 금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엘에프네트웍스의 판촉비 전가와 경영정보 요구가 왜 법 위반인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판매촉진행사 비용 부담 전가
먼저 문제가 된 부분은 판매촉진비용의 부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체와 함께 할인행사나 판촉행사를 진행하는 경우, 행사에 필요한 비용을 납품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킬 수는 없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는 판매촉진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사 전에 상품 지정, 행사 기간, 비용 규모 및 분담 비율 등을 구체적으로 약정해야 하며, 법에서는 판매촉진비용 분담비율이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약정은 양측이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대규모유통업자는 그 서면을 납품업체에 교부해야 합니다. 즉, 행사와 비용 부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사전에 적법하게 합의되어야 합니다.

엘에프네트웍스의 판촉비용 위반 내용
엘에프네트웍스는 2022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납품업체 등과 공동으로 29건의 판매촉진행사를 진행하면서, 행사 상품이나 행사 기간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거나 납품업체의 서명이 누락된 약정서를 교부하였습니다. 아울러 납품업체 등에 판촉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174개 납품업체 등이 총 5,861만 원의 판촉비용을 부담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용의 액수만이 아닙니다. 대규모유통업법이 판매촉진비용에 대해 사전 약정과 서면 교부를 요구하는 이유는 납품업체가 행사 이후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행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납품업체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행사에 앞서 비용 부담의 조건과 분담 비율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이를 서면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쟁업체의 매출액과 수수료 정보 요구
두 번째로 문제가 된 부분은 경영정보 제공 요구입니다.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다른 유통업체에서 발생한 매출액이나 수수료 등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납품업체의 거래 조건이나 영업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경영정보에 해당합니다.
특히 납품업체가 여러 유통업체와 거래하고 있다면, 특정 유통업체에서 발생한 매출액이나 지급하는 수수료 등의 정보는 향후 거래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대규모유통업체가 이러한 정보를 요구할 때에는 법에서 정한 요건을 엄격히 충족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4조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체 등에게 다른 사업자의 점포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나 수수료 등의 경영정보를 부당하게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유통업체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경쟁 사업자와의 거래 조건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납품업체에 수수료 조정이나 판촉행사 참여 등을 압박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엘에프네트웍스가 요구한 경영정보
엘에프네트웍스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47개 납품업자 등에게 자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인근 백화점 등 다른 사업자의 점포에서 판매되는 해당 납품업자의 상품 매출액과 유통 수수료 등의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납품업체가 경쟁 유통업체와 어떤 조건으로 거래하고 있는지, 해당 유통업체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민감한 자료입니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외부에 쉽게 공개하기 어려운 영업상 핵심 정보일 수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체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 납품업체는 불이익을 우려해 민감한 경영정보의 제공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유통업법은 이러한 정보 제공 요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의 경영정보를 요구할 때에는 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공정위는 엘에프네트웍스의 행위에 대해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법 위반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현재 거래 중인 납품업자 등에게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통지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과징금 4억 1,800만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래상 불균형을 고려해 사전 약정, 서면 교부, 정보 요구 제한 등 구체적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판매촉진행사에 참여할 때 비용 부담에 관한 약정이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행사 상품과 기간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자신이 서명한 서면을 교부받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유통업체에서의 매출액이나 수수료 등 경영정보를 요구받았다면, 해당 요구가 법에서 허용되는 정당한 범위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원래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법적 의무를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유통업체의 규모와 거래상 지위가 클수록 납품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더욱 엄격하게 법적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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