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손해배상 청구, 2년·5년 소멸시효부터 따져봐야 한다
시세조종 손해배상 청구, 2년·5년 소멸시효부터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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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 손해배상 청구, 2년·5년 소멸시효부터 따져봐야 한다 

강대현 변호사

시세조종으로 주가가 조작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면, 투자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지금이라도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행위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별도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만, 이 권리에는 안 날부터 2년,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이라는 두 개의 시효가 동시에 걸려 있어 시점을 놓치면 청구 자체가 막힙니다. 게다가 손해액을 얼마로 볼지도 단순히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로 끝나지 않고, 시세조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정상주가를 별도로 산출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세조종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와 소멸시효의 기산점, 손해액 산정 방법을 실제 판례를 바탕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시세조종이란 무엇인가 — 자본시장법 제176조가 금지하는 유형들

시세조종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6조가 금지하고 있으며,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제1항은 통정매매와 가장매매를 금지합니다. 통정매매는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같은 가격으로 타인이 매수할 것을 사전에 서로 짜고 매매하는 행위이고, 가장매매는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입니다. 제2항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잘못 알게 하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과, 시세가 시장조작에 의해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거나 거짓 표시를 하는 표시에 의한 시세조종을 금지합니다. 제3항은 시세고정·안정행위를, 제4항은 파생상품과 연계된 시세조종을 각각 금지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가장 흔히 문제되는 유형은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입니다. 이른바 리딩방이나 작전세력이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거래량과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유형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이 필요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이상하게 집중된 거래 패턴, 다수 계좌 간 자금 이동 내역, 리딩방·SNS의 매수 유도 발언 등 정황증거로 입증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위장거래에 의한 시세조종 — 통정매매·가장매매(제1항). 실제 거래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만 매매 성립.

  •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 — 매매유인 목적의 실제 매매·위탁(제2항 1호). 이른바 주가 끌어올리기.

  • 표시에 의한 시세조종 — 시장조작 소문 유포, 거짓 표시(제2항 2·3호).

  • 시세고정·안정행위 및 연계시세조종 — 청약기간 중 인위적 시세 고정(제3항), 파생상품 연계 조작(제4항).

시세조종 손해배상청구는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성립하지만, 실무에서는 금융위원회 조사결과나 형사판결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손해배상소송의 증거로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 — 자본시장법 제177조의 배상책임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은 "제176조를 위반한 자는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거나 위탁을 한 자가 그 매매 또는 위탁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의 핵심은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매매하거나 위탁한 자'라는 부분입니다.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던 종목을 그 조작된 가격으로 매매한 투자자라면, 원칙적으로 이 조항에 따른 배상청구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작된 시기에 그 종목을 매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배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시세조종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의 범위는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책임(제750조)과 비교하면 실무상 이점이 있습니다. 시세조종이라는 위반행위 유형 자체가 특정되어 있어, 금융위원회의 조사결과나 형사판결로 위반행위의 존재만 확인되면 인과관계·손해 산정 단계로 비교적 빠르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날부터 2년, 있었던 때부터 5년 — 두 시효가 만드는 함정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2항은 이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자가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안 때부터 2년간, 또는 그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청구권은 소멸합니다. 5년은 행위가 있었던 시점부터 객관적으로 진행되는 기간이라 다툴 여지가 크지 않지만, 2년은 '안 날'을 언제로 볼 것인지를 두고 실제 소송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다241403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 사건은 도이치은행·도이치증권 임직원들의 시세조종행위로 손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나 검찰의 기소 시점만으로는 원고들이 위법성과 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판례가 실무에 던지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금융위 조사결과 발표, 검찰 기소, 1심 형사판결, 형사판결 확정 등 여러 단계 중 어느 시점을 '안 날'로 볼지가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어, 소를 제기하는 쪽에서는 시효 기산점을 최대한 늦춰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5년의 장기시효는 시세조종행위 자체가 있었던 때부터 진행되므로, 그 행위가 오래전에 있었다면 아무리 늦게 알았다 하더라도 5년이 지나면 더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2년 시효의 기산점은 조사결과 발표나 기소 시점이 아니라, 위법행위·인과관계까지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이다 — 이 차이가 실제 청구 가능 여부를 가른다.

손해액은 어떻게 계산하나 — 정상주가와 조작주가의 차액

손해액 산정 방법은 자본시장법 조문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판례로 형성되어 왔습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문제는 '정상주가'를 실제로 어떻게 산출하느냐입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시세조종 기간 동안의 시장 전체 지수나 동종업종 지수의 움직임, 시세조종행위가 개입되지 않은 구간의 주가 추세 등을 참고해 '시세조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추정하는 방식이 활용되며, 이 작업은 대부분 회계법인 등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산출된 정상주가와 실제 매수가(조작주가)의 차액이 1주당 손해액이 되고, 여기에 보유 주식 수를 곱해 총 손해액을 산정합니다.

같은 판결은 여러 시세조종 행위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개별 유형별로 손해를 굳이 분리해서 산정할 필요는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통정매매와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이 같은 기간 함께 이루어졌다면, 이를 하나의 부정거래행위로 보고 손해액을 통합 산정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는 개별 행위마다 별도로 인과관계를 쪼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다소 덜어주는 법리입니다.

  • 1단계 — 매수 시점이 시세조종행위 기간 안에 포함되는지 확인.

  • 2단계 — 전문가 감정을 통해 그 시점의 정상주가 추정.

  • 3단계 — 정상주가와 실제 매수가(조작주가)의 차액 산출.

  • 4단계 — 차액에 보유 주식 수를 곱해 총 손해액 계산.

실제 적용 예시로 보는 청구의 흐름

가정을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자 A씨가 특정 종목을 1주당 5만원에 대량 매수했는데, 이후 금융위원회 조사결과 그 무렵 세력이 통정매매와 허위 리딩방 정보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가정합니다. 조사결과 발표 시점에는 세력의 존재만 알려졌을 뿐, A씨 자신이 매수한 가격이 조작된 가격이었는지, 자신의 손해와 시세조종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까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안 날'은 조사결과 발표 시점이 아니라, 이후 형사판결에서 시세조종 기간과 종목, 관여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된 시점으로 미뤄질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 A씨가 소송에서 입증해야 할 것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자신의 매수 시점이 시세조종 기간 안에 포함된다는 점, 둘째 그 기간의 정상주가가 실제 매수가보다 낮았을 것이라는 점(전문가 감정을 통한 추정), 셋째 자신이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거나 정상주가 이상으로 매도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형사사건에서 시세조종이 유죄로 확정된 경우라면 위반행위 자체의 존재는 사실상 다툼의 여지가 줄어들고, 민사소송의 쟁점은 손해액 산정과 시효 기산점으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배상 청구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

실무적으로는 다음 자료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권사에서 발급받는 거래내역서(매수·매도 일시와 가격이 기재된 자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발표 자료 또는 검찰 공소장·형사판결문, 해당 종목의 시세조종 기간과 유형이 특정된 자료가 핵심입니다. 형사판결이 먼저 확정된 사건이라면 그 판결에서 인정된 시세조종행위의 구체적 내용(기간·수법·관여자)을 민사소송에서 그대로 원용할 수 있어, 위반행위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형사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았거나 무죄로 끝난 사안이라도, 민사소송에서 별도로 시세조종 사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하면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 원고가 직접 이상거래 패턴, 통정·가장매매 정황, 시세조종 세력과의 연결고리 등을 증거로 제시해야 하므로 입증 부담이 훨씬 큽니다. 같은 종목의 피해자가 다수라면, 개별 소송보다 공동소송 형태로 함께 진행하며 정상주가 감정비용 등을 분담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됩니다.

  • 증권사 거래내역서(매수·매도 일시·가격·수량) 확보.

  • 금융위·금감원 조사결과 발표문, 검찰 공소장, 형사판결문 확보.

  • 시세조종 기간·종목·관여자가 특정된 자료 정리.

  • 같은 피해를 입은 투자자가 있는지 확인(공동소송 검토).

자본시장법상 시효가 지났다면 — 검토해볼 여지

자본시장법 제177조의 2년·5년 시효가 모두 지났다면, 사안에 따라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별도로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특별법상 배상책임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청구권 경합에 관한 대법원의 기본적인 태도이지만, 시세조종처럼 자본시장법이 촘촘하게 별도 규율을 두고 있는 영역에서는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은 개별 사건마다 별도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책임으로 구성하면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으로 늘어납니다. 다만 그만큼 시세조종행위의 위법성과 인과관계를 자본시장법상 특칙 없이 처음부터 증명해야 해 입증 부담은 오히려 커집니다. 자본시장법상 시효 완성이 임박했거나 이미 지난 사안이라면, 이 지점에 대한 검토를 서두르는 것이 손해배상 가능성을 남겨두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세조종 손해배상은 형사처벌과 별도로 받을 수 있나요?

A. 예. 자본시장법 제177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형사처벌이나 금융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는 별개의 민사상 권리입니다. 형사판결이 유죄로 확정되면 시세조종 사실 자체는 다툼의 여지가 줄어들어 손해배상소송의 입증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만, 형사처벌이 없거나 무죄가 나온 사안에서도 민사소송에서 별도로 시세조종 사실을 증명하면 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Q. 소멸시효 2년은 정확히 언제부터 세나요?

A. 청구권자가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부터 진행됩니다. 판례상 금융위 조사결과 발표나 검찰 기소만으로 곧바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므로, 사안에 따라 기산점이 형사판결 확정 시점 등으로 늦춰질 여지가 있습니다.

Q. 5년의 장기시효도 다툴 여지가 있나요?

A. 5년은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진행되는 객관적 기간이라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계산되므로 다툴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시세조종행위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각 행위별로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어, 자신이 실제 매수한 시점에 가까운 행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는 사안별로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손해액은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로 계산하면 되나요?

A. 아닙니다. 단순히 매수가와 매도가(또는 현재가)의 차이가 아니라, 시세조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정상주가와 실제 매수한 조작주가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정상주가를 산출하는 데는 통상 전문가 감정이 필요합니다.

Q. 소액 투자자도 혼자 소송을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정상주가 산정을 위한 감정비용 등 소송비용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같은 종목의 피해자들이 공동소송 형태로 함께 진행하며 비용을 분담하는 경우가 실무상 많습니다.

Q. 자본시장법상 시효가 지나면 더 이상 방법이 없나요?

A. 자본시장법 제177조상 청구권은 소멸하지만, 사안에 따라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 불법행위책임을 별도로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인과관계 등을 처음부터 증명해야 해 입증 부담이 커지므로, 시효가 임박했다면 검토를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시세조종 손해배상 청구는 위반행위의 존재만 확인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안 날부터 2년, 있었던 때부터 5년이라는 두 시효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고, 손해액도 단순한 매매차익이 아니라 정상주가와 조작주가의 차액이라는 별도의 산정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시세조종 세력이 처벌받았으니 나도 당연히 배상받겠지'라고 안심하기보다, 자신이 언제 위반행위와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인식했는지, 매수 시점이 조작 기간 안에 드는지부터 먼저 정리해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조사결과 발표나 형사판결이 나온 뒤에도 시효와 손해액 산정을 둘러싼 다툼은 사건마다 다르게 전개됩니다. 시효가 임박했거나 이미 지났다고 판단되는 경우일수록 검토를 미루면 선택지가 좁아지므로,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고 이른 시점에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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