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소통권, 이웃 땅으로 물 흘려보내 침수지 배수하는 요건과 보상 기준
여수소통권, 이웃 땅으로 물 흘려보내 침수지 배수하는 요건과 보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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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소통권, 이웃 땅으로 물 흘려보내 침수지 배수하는 요건과 보상 기준 

강대현 변호사

장마철이나 폭우 뒤에 낮은 땅에 물이 고여 빠지지 않으면, 그 물을 어디로든 흘려보내야 농사도 짓고 건물도 지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 땅에서 직접 도로나 하천으로 물을 뺄 길이 없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 민법은 높은 땅 소유자가 낮은 땅을 거쳐 물을 통과시킬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그 대가로 손해를 보상하도록 정해두고 있습니다. 이 권리를 아무 때나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갖춰야 할 요건과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여수소통권이 인정되는 조건과 물을 흘려보내는 방법, 그리고 손해보상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여수소통권이란 — 침수지를 말리려 이웃 저지로 물을 흘려보내는 권리

민법 제226조 제1항은 "고지소유자는 침수지를 건조하기 위하여 또는 가용이나 농, 공업용의 여수를 소통하기 위하여 공로, 공류 또는 하수도에 달하기까지 저지에 물을 통과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쉽게 말해 높은 땅(고지) 소유자가 자신의 땅에 고인 물을 빼내려 할 때, 그 물길이 도로나 하천, 하수도에 닿을 때까지 낮은 땅(저지)을 거쳐 지나가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장마철에 침수된 농지를 말리려는 경우, 신축 부지의 빗물이 빠지지 않아 배수로를 내야 하는 경우, 생활하수나 농업·공업용수로 쓰고 남은 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에 이 조항이 문제가 됩니다.

여기서 자주 혼동되는 것이 민법 제221조가 정한 자연유수의 승수의무입니다. 제221조 제1항은 "토지소유자는 이웃토지로부터 자연히 흘러오는 물을 막지 못한다"고 정하는데, 이는 빗물처럼 사람의 개입 없이 자연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을 저지소유자가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무일 뿐, 보상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제226조의 여수소통권은 고지소유자가 인위적으로 물길이나 배수관을 내어 저지로 물을 통과시키는 적극적 행위에 적용되고, 그 대신 손해보상 의무가 함께 따라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빗물이니 그냥 흘려보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기 쉽지만, 인위적으로 물길을 만드는 순간부터는 별개의 법리가 적용됩니다.

  • 침수된 농지·대지를 말리기 위해 배수로를 내야 하는 경우

  • 신축 부지의 빗물·오수를 도로나 하수도까지 연결해야 하는 경우

  • 생활용수, 농업·공업용수로 쓰고 남은 여수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

자연히 흘러오는 빗물을 받아들이는 것은 승수의무(제221조)이고, 물길을 인위적으로 내어 저지로 통과시키는 것은 보상이 따르는 여수소통권(제226조)이다 — 이 둘은 별개의 법리다.

여수소통권이 인정되는 요건 — 자기 땅에서 직접 배수할 수 없어야 한다

여수소통권은 고지소유자에게 아무 제한 없이 인정되는 권리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0다11645 판결은 제226조가 적용되려면 고지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로부터 직접 공로, 공류 또는 하수도에 배수할 수 없거나, 설령 배수가 가능하더라도 과다한 비용이 드는 등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자기 땅 안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물을 처리할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이웃 저지를 거치려 한다면, 그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이는 다른 상린관계 규정들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토지를 이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실제로 있을 때만 그 부담을 인정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목적 요건도 별도로 갖춰야 합니다. 조문이 정한 목적은 침수지를 건조하는 것, 또는 가용·농업용·공업용으로 쓰고 남은 여수를 소통하는 것 두 가지뿐입니다. 단순히 저지 쪽이 지대가 낮아 물을 버리기 편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권리가 인정되지 않고, 목적과 무관하게 저지 소유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통행·통수는 별개의 법적 근거(사용대차나 지역권 설정 등 당사자 간 합의)가 필요합니다. 도달점 요건도 있습니다. 물은 반드시 공로, 공류(하천 등 공공의 흐름), 하수도 중 하나에 닿을 때까지만 통과시킬 수 있고, 그 이상으로 다른 사유지를 계속 거쳐 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보충성 — 자기 토지에서 직접 배수가 불가능하거나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일 것

  • 목적 요건 — 침수지 건조, 또는 가용·농업용·공업용 여수 소통 목적일 것

  • 도달점 요건 — 공로·공류·하수도에 달하기까지만 통과시킬 것

물을 흘려보내는 방법 —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할 의무

민법 제226조 제2항은 "전항의 경우에는 저지의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야 하며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아무 경로나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저지에 이미 배수로나 도랑이 나 있다면 새로 땅을 파헤치기보다 그 기존 시설을 이용하는 쪽이 손해가 적고, 저지의 경작지나 건물 부지를 관통하는 경로보다는 대지 경계를 따라가는 우회 경로가 손해가 적다면 그쪽을 택해야 합니다. 배수관의 굵기나 유량도 실제 필요한 최소한으로 설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선택은 고지소유자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저지소유자와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실무상 안전합니다. 만약 고지소유자가 손해가 더 적은 대안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저지소유자에게 불필요하게 큰 피해를 주는 경로를 택했다면, 저지소유자는 그 통과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민법 제214조가 정한 소유물방해제거·방해예방청구권을 근거로 공사 중지나 원상회복을 청구할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결국 "요건을 충족했는가"와 "방법이 적절했는가"는 별개로 심사되는 두 단계이고, 후자에서 어긋나면 권리 행사 전체가 위법해질 수 있습니다.

손해보상 — 무엇을, 얼마나 보상해야 하나

여수소통권은 저지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권리이지만, 그 대신 제226조 제2항이 손해보상 의무를 명문으로 못박고 있습니다. 보상 대상이 되는 손해에는 배수로 설치로 훼손되는 토지 자체의 원상, 경작 중이던 농작물의 수확 감소, 배수로 주변 지반침하나 습해로 인한 토지 이용가치 하락, 배수관·도랑이 지나가는 부분의 사용·수익 제한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침수지를 말리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물이 저지 쪽으로 더 몰려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보상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상액을 정하는 정해진 공식은 없고, 훼손된 토지의 시가나 임대료 상당액, 감정평가를 통한 손실액 산정 등 일반적인 손해배상 법리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분쟁을 예방하려면 물을 통과시키기 전에 저지소유자와 만나 경로와 방법, 보상 금액이나 방식을 서면으로 합의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협의가 원만히 되지 않으면 통과 자체는 법이 인정하는 권리이므로 강행하되 보상 부분만 별도로 소송이나 조정으로 다투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사전 합의 없이 진행했다가 보상 범위와 액수를 둘러싸고 분쟁이 길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배수시설을 이용한다면 — 유수용공작물의 사용권과 비용분담

저지에 이미 이웃이 설치해둔 배수로나 암거, 맨홀 같은 공작물이 있다면 굳이 새로 땅을 파헤칠 필요가 없습니다. 민법 제227조 제1항은 "토지소유자는 그 소유지의 물을 소통하기 위하여 이웃토지소유자의 시설한 공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해,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권리를 별도로 인정합니다. 앞서 살펴본 손해 최소화 원칙에 비춰봐도, 이미 있는 시설을 쓰는 편이 새 경로를 내는 것보다 대체로 손해가 적어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만 공짜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227조 제2항은 "전항의 공작물을 사용하는 자는 그 이익을 받는 비율로 공작물의 설치와 보존의 비용을 분담하여야 한다"고 정해, 사용자에게 설치비와 유지관리비를 이익 받는 만큼 나눠 부담시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0다11645 판결은 이 조항이 정한 "공작물의 설치자"가 반드시 그 공작물이 있는 토지의 소유자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판시했습니다. 즉 실제로 그 공작물을 설치한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 그 토지의 소유자가 누구인지가 다를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비용분담 상대방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지소유자가 동의하지 않거나 보상 없이 물을 흘려보냈다면

여수소통권은 법정 권리이므로 저지소유자가 단순히 "싫다"는 이유만으로 통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요건과 절차를 제대로 지켰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고지소유자가 자기 땅에서 직접 배수할 수 있었는데도 저지를 거쳤거나, 손해가 더 적은 대안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거나, 애초에 침수지 건조나 여수 소통이라는 목적과 무관하게 물을 흘려보냈다면, 저지소유자는 그 통과가 애당초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민법 제214조의 방해제거·방해예방청구권을 근거로 배수관 철거나 공사 중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요건은 충족했지만 손해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통과 자체를 막을 근거는 약해지지만, 제226조 제2항에 따른 보상청구권은 별도로 살아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물을 흘려보내기 전후의 토지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고, 피해를 본 농작물이나 시설의 가치, 배수 공사의 범위와 시점을 기록해두는 것이 나중에 보상 협상이나 소송에서 손해액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 상황 — 물이 부족한 이웃에게 나눠줘야 하는 여수급여청구권

여수소통권과 방향은 반대지만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는 규정이 민법 제228조의 여수급여청구권입니다. 이 조항은 "토지소유자는 과다한 비용이나 노력을 요하지 아니하고는 가용이나 토지이용에 필요한 물을 얻기 곤란한 때에는 이웃토지소유자에게 보상하고 여수의 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226조가 "물이 남아도는 고지소유자가 저지로 물을 뺄 권리"라면, 제228조는 거꾸로 "물이 부족한 토지소유자가 이웃의 남는 물을 나눠 받을 권리"입니다.

두 조항은 물이 흐르는 방향은 정반대이지만, 상린관계 규정으로서 공통된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상대방 토지에 부담을 지우는 대신 보상을 전제로 한다는 점, 그리고 그 필요성이 실제로 인정될 때만 권리가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자기 땅 사정만으로 이웃 땅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과 손해 최소화, 보상이라는 세 요소가 항상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 상린관계 규정 전체를 관통하는 원칙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웃 땅 주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물을 흘려보낼 수 있나요?

A. 여수소통권의 요건(자기 땅에서 직접 배수 불가능, 침수지 건조나 여수 소통 목적)을 갖췄다면 저지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통과시킬 수 있는 법정 권리입니다. 다만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해야 하고 손해보상 의무는 별도로 따릅니다.

Q. 손해보상은 반드시 물을 흘려보내기 전에 해야 하나요?

A. 법 문언 자체는 보상 시점을 못박지 않지만, 사전에 저지소유자와 경로·방법·보상액을 협의해 서면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사전 협의 없이 진행하면 보상 범위와 액수를 둘러싼 다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Q. 빗물이 자연스럽게 이웃 땅으로 흘러가는 것도 손해보상을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인위적 개입 없이 자연히 흘러가는 빗물은 민법 제221조의 승수의무 대상일 뿐이어서 저지소유자가 이를 막을 수 없는 대신 별도의 보상도 필요 없습니다. 배수로나 배수관을 인위적으로 내어 물길을 만드는 경우에만 제226조의 보상의무가 적용됩니다.

Q. 저지에 이미 있는 배수로를 그냥 써도 되나요, 아니면 새로 파야 하나요?

A. 민법 제227조에 따라 이웃이 이미 설치한 배수시설을 사용할 수 있고, 손해 최소화 원칙에 비춰봐도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편이 우선 검토 대상입니다. 다만 그 시설을 사용하는 만큼 이익을 받는 비율로 설치·보존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Q. 저지 주인이 통과 자체를 거부하며 배수관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A. 요건을 갖춘 여수소통권 행사라면 저지소유자가 임의로 막는 것은 오히려 방해행위가 될 수 있어, 고지소유자는 방해배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 자체가 다퉈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과 전 요건 충족 여부와 협의 경과를 기록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물을 흘려보낸 뒤 예상보다 피해가 커졌다면 추가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나요?

A. 최초 협의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그 손해에 대해 별도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와 통과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액을 뒷받침할 자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여수소통권은 저지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물을 통과시킬 수 있는 강한 권리이지만, 그만큼 요건도 까다롭습니다. 자기 땅에서 직접 배수할 수 없어야 하고,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골라야 하며, 발생하는 손해는 보상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저지소유자가 통과 자체를 다투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실제로는 물길을 내기 전 이웃과의 협의, 기존 배수시설 활용 여부, 보상액 산정 근거를 미리 정리해두는 쪽이 나중에 발생할 분쟁을 크게 줄여줍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저지대 토지가 많은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는 이런 상린관계 분쟁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물길 공사에 나서기 전 자신의 상황이 요건에 맞는지부터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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