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인 파산선고, 기성 공사대금은 배당으로만 받고 손해배상은 청구 못 하는 이유
도급인 파산선고, 기성 공사대금은 배당으로만 받고 손해배상은 청구 못 하는 이유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계약일반/매매소송/집행절차

도급인 파산선고, 기성 공사대금은 배당으로만 받고 손해배상은 청구 못 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현장에 있던 수급인은 당장 밀린 공사대금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계약이 깨졌으니 당연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도급인의 파산에는 일반적인 채무불이행과는 다른 특별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이미 시공한 부분에 대한 보수는 파산절차의 배당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고, 계약이 깨졌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길은 법이 아예 막아두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도급인 파산이 진행 중인 공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급인이 받을 수 있는 것과 받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도급인 파산, 왜 일반 채무불이행과 다르게 봐야 하나

공사 도중 상대방이 대금을 미루거나 공사를 중단시키면, 수급인은 민법상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어 계약을 해제하고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입니다. 상대방이 계속 사업을 하고 있고 재산도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 손해를 전보받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단순히 지급을 미루는 수준이 아니라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파산선고는 도급인 한 사람의 채무불이행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돈을 받아야 할 모든 채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파산절차의 핵심 원칙은 채권자평등입니다. 파산선고 당시 존재하던 모든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파산재단이라는 하나의 재산 덩어리에서 채권액 비율에 따라 똑같이 배당을 받습니다. 만약 수급인이 일반적인 채무불이행 법리를 그대로 적용해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을 자유롭게 청구할 수 있다면, 다른 채권자보다 유리한 지위를 얻게 되어 채권자평등 원칙이 흔들립니다. 이 때문에 민법은 도급인이 파산한 경우를 별도의 특칙으로 규정해, 수급인이 받을 수 있는 것과 받을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갈라 놓았습니다.

민법 제674조 — 도급인 파산에 대한 특칙

이 특칙이 바로 민법 제674조입니다. 제1항은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수급인 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수급인은 일의 완성된 부분에 대한 보수 및 보수에 포함되지 아니한 비용에 대하여 파산재단의 배당에 가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수급인 쪽에서도, 파산재단을 관리하는 파산관재인 쪽에서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해제권이 주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제2항은 여기에 중요한 제한을 하나 더 붙입니다. "전항의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 조항에 따라 계약이 해제되면, 수급인이든 파산관재인이든 상대방에게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이라면 계약을 해제한 쪽이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뚜렷이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도급인의 파산이라는 사정 자체가 누구의 고의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지급불능이라는 객관적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법이 일률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막고 대신 배당 참여라는 방식으로만 정산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민법 제674조가 일반 채무불이행 법리를 대체한다 — 계약해제는 가능하지만, 그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은 청구할 수 없고 기성 부분 보수만 파산재단의 배당에 참여할 수 있다.

계약을 해제하면 기성 부분 보수는 파산채권 — 배당으로만 회수

수급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민법 제674조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면, 수급인이 그때까지 시공을 마친 부분, 즉 기성 부분에 대한 보수청구권이 남습니다. 이 보수청구권은 파산재단에 대한 하나의 채권일 뿐이므로, 수급인이 곧바로 파산관재인에게 대금을 청구해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채권자들과 마찬가지로 파산채권으로 신고하고, 파산절차가 진행되어 배당이 이루어질 때 채권액 비율에 따른 배당금만 받을 수 있습니다. 공사대금 전액이 아니라 파산재단의 규모와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액에 따라 정해지는 배당률만큼만 회수된다는 뜻입니다.

이때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기성고, 즉 완성된 부분의 범위와 그에 대응하는 보수액을 얼마나 명확하게 확정해 두었는가입니다. 기성고 산정 자료(공정률, 기성검사조서, 감리확인서 등)가 부실하면 파산관재인이나 다른 채권자와 기성 부분의 범위·금액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배당 절차 자체를 지연시킵니다.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 예를 들어 이미 반입했지만 시공에 쓰이지 못한 자재비나 철수 비용 등도 조문에서 함께 배당가입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런 비용도 빠짐없이 정리해 채권신고에 반영해야 합니다.

  • 기성 부분 보수청구권은 파산채권 — 파산관재인에게 즉시 청구해 전액을 받을 수 없음.

  • 파산절차의 채권신고 기간 안에 정해진 방식으로 채권을 신고해야 배당 대상에 포함됨.

  • 배당률은 파산재단 규모와 전체 채권자 채권액에 따라 달라지며, 통상 공사대금 전액에는 못 미침.

  • 기성고 산정 자료(공정률표·기성검사조서 등)를 명확히 확보해 두어야 다툼을 줄일 수 있음.

손해배상이 막히는 이유 — 674조 2항의 의미

여기서 수급인이 가장 아쉬워하는 지점이 바로 손해배상 청구가 막힌다는 부분입니다. 공사가 절반쯤 진행된 상태에서 계약이 깨지면, 수급인 입장에서는 남은 공사를 마쳤을 때 얻었을 이윤(일실이익)이나 다른 현장에 투입했다면 벌었을 기회비용까지 손해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이라면 이런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까지 폭넓게 청구할 수 있지만, 민법 제674조 제2항은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 놓았습니다. 기성 부분 보수와 그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까지만 배당에 참여시키고, 그 이상의 일실이익이나 기대이익은 아예 청구 대상에서 제외한 것입니다.

이렇게 손해배상을 막아 놓은 이유는 결국 파산재단 전체의 형평에 있습니다. 만약 수급인이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까지 파산채권으로 신고할 수 있다면, 그만큼 배당에 참여하는 채권 총액이 늘어나 다른 채권자들이 받을 배당금이 줄어듭니다. 도급인의 파산이라는 사정은 수급인의 잘못도, 도급인 개인의 악의적 채무불이행도 아니라 지급불능이라는 객관적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법은 수급인에게도 다른 채권자와 마찬가지로 실제 시공한 부분에 대한 정산만 인정하고, 계약이 끝까지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미래의 이익까지는 보장하지 않는 쪽으로 균형을 맞춘 것입니다.

기성 부분 보수와 미포함 비용까지만 배당에 참여할 수 있을 뿐, 계약이 끝까지 이행되었을 때 얻었을 일실이익이나 기대이익은 민법 제674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없다.

회생절차에서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도급인이 파산이 아니라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경우는 어떨까요. 회생절차와 파산절차는 절차의 목적과 구조가 다르고, 채무자회생법에는 쌍방이 아직 이행을 마치지 않은 쌍무계약을 관리인이 해제·해지하거나 이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335조라는 일반 규정이 별도로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급인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경우에는 민법 제674조가 아니라 이 제335조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쟁점을 정리한 것이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21887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공사도급계약의 도급인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도, 파산에 관한 특칙인 민법 제674조 제1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도급인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으면 관리인이 이 조문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경우 수급인의 기성 부분 보수청구권은 회생채권으로 처리되어 회생절차 안에서 정산됩니다. 파산이든 회생이든, 도급인이 도산 상태에 들어간 이상 수급인의 지위는 같은 원리로 다뤄진다는 것이 판례의 결론입니다.

예외 — 유치권을 가진 수급인은 배당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배당 절차는 수급인이 아무런 담보 없이 순수하게 채권자로만 남아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수급인이 공사 현장이나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고, 그 점유가 공사대금채권과 견련관계에 있다면 유치권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수급인이 목적물을 현실적으로 점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유치권이 유효하게 성립해 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채무자회생법 제411조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 위에 유치권을 가진 자를 별제권자로 인정하고, 제412조는 별제권을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유치권을 가진 수급인은 다른 일반 파산채권자들처럼 배당 순서를 마냥 기다릴 필요 없이, 목적물을 유치하면서 사실상 우선적인 지위에서 변제를 압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그 우선적 지위로도 변제받지 못하는 나머지 채권액에 대해서만 일반 파산채권자로서 배당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유치권이 공사대금 전액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관재인이 해제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 공사가 계속되는 경우

민법 제674조는 수급인과 파산관재인 모두에게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지, 반드시 해제해야 한다는 의무를 정한 것은 아닙니다. 파산관재인이 판단하기에 공사를 마저 완성해 목적물을 매각하는 편이 파산재단에 더 유리하다고 보면,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고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수급인은 계속 공사를 진행하게 되고, 파산선고 이후 발생하는 공사대금은 파산재단을 관리·환가하는 과정에서 생긴 비용의 성격을 가지므로 일반 파산채권과는 다르게 취급될 여지가 있습니다.

문제는 관재인이 해제와 이행계속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곧바로 밝히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경우입니다. 수급인 입장에서는 공사를 계속해야 할지, 자재와 인력을 철수시켜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채로 현장이 방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파산관재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계약의 해제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아울러 파산선고 시점을 기준으로 기성고와 미지급 대금을 명확히 확정해 두어야, 이후 해제가 되든 이행이 계속되든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자신의 채권 범위를 다투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공사계약은 자동으로 끝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674조는 수급인이나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할 뿐, 파산선고 자체로 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쪽도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계약관계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Q. 기성 부분 공사대금은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

A. 파산절차에서 정한 채권신고 기간에 맞춰 채권을 신고한 뒤, 파산재단의 환가와 배당 절차가 진행되어야 받을 수 있어 시일이 걸립니다. 배당 시기와 배당률은 파산재단의 규모와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Q. 계약을 해제당한 뒤에도 위약금 약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민법 제674조 제2항은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막고 있어,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더라도 그 조항을 근거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조문의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Q. 도급인이 파산이 아니라 회생절차에 들어간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나요?

A. 대법원 2016다221887 판결에 따라 회생절차에도 민법 제674조 제1항이 유추적용되므로, 기성 부분 보수는 회생채권으로 처리되고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마찬가지로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Q. 현장을 점유하고 있지 않다면 유치권으로 우선변제를 받을 방법이 없나요?

A. 유치권은 목적물을 현실적으로 점유하고 있어야 성립하므로, 점유를 이미 넘겨준 상태라면 유치권을 새로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성 부분 보수를 파산채권으로 신고해 배당 절차를 통해 회수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입니다.

Q. 파산관재인이 해제 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파산관재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계약의 해제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됩니다. 그동안 기성고와 미지급 대금 관련 자료를 명확히 정리해 두면 이후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더라도 대응이 수월해집니다.

맺음말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으면 수급인은 공사대금을 전액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과 함께, 계약이 깨졌으니 손해배상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서기 쉽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674조는 이런 상황을 일반적인 채무불이행과 다르게 다룹니다.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기성 부분 보수와 미포함 비용은 파산재단의 배당을 통해서만 회수할 수 있고,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은 아예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조문의 명확한 태도입니다.

이런 구조를 미리 알고 있어야, 파산선고 소식을 들은 시점부터 기성고를 확정하고 채권신고 준비를 서두르는 등 실질적으로 회수 가능한 몫을 지키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어 유치권을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 관재인이 해제와 이행계속 중 어느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큰지도 상황마다 달라지므로,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공사 중 도급인의 파산 소식을 접하셨다면 기성고 확정과 채권신고 절차부터 서둘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