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중간관리자도 피해자인데 왜 저만 피의자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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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중간관리자도 피해자인데 왜 저만 피의자가 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다단계 중간관리자도 피해자인데 왜 저만 피의자가 되나요


사건 개요


다단계(피라미드) 판매조직에서 팀장·센터장급으로 불리며 수년간 활동해 온 분들이 상담을 청해 오는 사연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본인도 지인의 소개로 상위 라인에 투자금을 넣고 물품을 인수했고, 조직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하위 판매원을 모집하며 후원수당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조직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본인이 상위 라인에 넣은 원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채 사라졌는데, 정작 본인은 하위 판매원들로부터 "속여서 투자를 시켰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해 사기방조 내지 방문판매법위반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그 사람들과 똑같이 속은 피해자인데, 왜 나만 가해자 취급을 받느냐"는 것이 상담의 첫마디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그 억울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본인이 피해자인지 아닌지와, 하위 판매원에 대한 관계에서 기망행위를 했는지는 법적으로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두 지위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사건의 본질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가 되는 이중 지위 자체는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이중 지위는 방어와 양형 모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다만 그러려면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본인이 실제로 조직의 실체를 언제 알았는지, 얼마를 투입해 얼마를 잃었는지, 하위 판매원에게 무엇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인지를 증명 가능한 형태로 구성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쟁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하위 판매원에 대한 편취의 고의(기망의 고의)가 인정되는지입니다. 사기죄든 사기방조든, 자신이 전달한 정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둘째, 형사책임의 형태가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 아니면 무혐의인지입니다. 이는 조직 내에서 수행한 역할이 자금관리·기획처럼 기능적으로 중요했는지, 아니면 상위의 지시를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이었는지에 좌우됩니다. 셋째,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 위반죄가 별도로 성립하는지입니다. 등록 없이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거나 금지행위를 한 경우 사기죄와 별개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같은 법 제22조, 제23조, 제52조). 넷째, 본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얼마인지—투입한 원금보다 받은 후원수당이 많은지 적은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편취의 고의가 부정되면 사기 관련 혐의 전체가 흔들리고, 역할이 소극적이었음이 인정되면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범으로, 나아가 불기소로도 좁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응의 출발점은 항변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시점별로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편취의 고의가 없었음을 증거로 구성하기


사기죄와 그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상대를 속인다는 인식, 즉 편취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고의를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재력·환경,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그 객관적 사정을 채워 나갑니다.

1) 본인의 투자·손실 내역을 먼저 정리해 '순피해자성'을 세웁니다.

상위 라인에 송금한 계좌 내역, 물품 대금 영수증, 받은 후원수당 명세를 모두 대조해 실제로 투입한 원금이 회수한 금액보다 많다는 사실을 숫자로 정리합니다. 이 정산 결과가 이익이 아니라 손실로 나온다면, 본인이 사기로 부당이득을 취한 자가 아니라 조직 상위 라인의 기망행위에 함께 당한 피해자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입니다.

2) 하위 판매원에게 전달한 정보의 출처를 재구성합니다.

사업설명회 자료, 회사 안내 문서, 상위 라인이 직접 보여준 수익 구조표 등—본인이 직접 만들거나 조작하지 않고 위에서 받은 것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교육 녹취 등으로 재구성합니다. 허위 사실을 스스로 창작해 퍼뜨린 것과, 위에서 받은 정보를 신뢰하고 전달한 것은 법적 평가가 전혀 다릅니다. 이 구분을 뒷받침하는 자료 확보가 방어의 핵심입니다.

3) 조직 실체를 인식한 시점을 특정합니다.

언제부터 "이 구조가 정상적인 영업이 아니다"라는 의심을 하게 됐는지, 그 이후에도 하위 판매원 모집을 계속했는지가 판단을 크게 좌우합니다. 의심을 품은 시점 이후의 권유 행위와 그 이전의 행위는 고의 평가가 달라지므로, 의심을 갖게 된 계기(환불 지연, 상위 라인의 잠적 정황 등)와 그 이후 본인의 실제 대응(모집 중단, 이의 제기 등)을 시간순으로 기록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책임의 범위를 좁히고 양형에 이중 지위를 반영하기


고의를 다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설령 일부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그 범위와 형량을 최소화하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함께 진행합니다.

1) 역할의 기능적 중요성을 반박해 공동정범 굴레를 벗깁니다.

공동정범이 되려면 범행에서 핵심적·기능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방조범은 그 실행을 곁에서 도운 데 그칩니다. '중간관리자'라는 직함만으로 자동으로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금 조성·배분 권한이 있었는지, 사업 구조를 기획하거나 변경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상위 라인의 조직도, 지시 문서, 실제 자금 흐름과 대조해, 본인의 역할이 지시를 전달하는 수준의 소극적 위치였음을 소명합니다.

2) 방문판매법위반죄와 사기죄를 분리해 대응합니다.

등록 없는 다단계판매업 운영이나 금지행위(방문판매법 제22조, 제23조)와, 편취의 고의를 요건으로 하는 사기죄는 성립 요건이 다른 별개의 죄입니다. 사기의 고의는 다투더라도 방문판매법위반 부분은 사실관계상 다투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두 혐의를 뭉뚱그려 방어하지 않고 각각 성립 여부와 대응 전략을 분리해,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명확히 나눕니다.

3) 순손실과 피해회복 노력을 양형 자료로 정리합니다.

설령 방조범이 인정되더라도 방조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형법 제32조 제2항). 여기에 더해 본인이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순손실을 봤다는 정산 결과, 조직 붕괴 이후 하위 판매원들과의 합의·공탁 등 피해회복 노력은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가담 정도·이득액을 판단하는 유력한 감경 요소로 반영됩니다. 다만 본인도 피해자라는 사정이 하위 판매원에 대한 기망행위 자체의 존재를 지워 주지는 않으므로, 이 부분은 과장하지 않고 사실대로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


결론


다단계 조직의 중간관리자가 겪는 어려움은, 피해자와 피의자라는 두 지위가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성립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모순처럼 보이는 상황은 실제로는 법이 다루는 두 개의 질문—본인이 속았는가, 그리고 하위 판매원을 속였는가—이 서로 다른 잣대로 판단되기 때문에 생깁니다.

이 두 질문에 각각 어떤 증거로 답할 수 있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이미 고소를 당한 상황이라면, 본인의 손익 내역과 하위 판매원에게 전달한 정보의 출처부터 정리해, 이중 지위를 방어와 양형 양쪽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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