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빌라 하자, 청구 상대는 분양자일까 시공사일까
신축 빌라 하자, 청구 상대는 분양자일까 시공사일까
법률가이드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

신축 빌라 하자, 청구 상대는 분양자일까 시공사일까 

김강희 변호사


신축 빌라 하자, 청구 상대는 분양자일까 시공사일까


사건 개요


A씨는 2년 전 새로 지어진 다세대주택, 흔히 말하는 '신축 빌라' 한 호실을 분양받아 들어왔습니다. 처음 몇 달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장마철을 지나면서 천장 한쪽에서 누수가 시작됐고, 안방 벽체에는 사선으로 균열이 갔습니다. 창틀 주변에는 겨울마다 결로가 심해 곰팡이까지 번졌습니다. 하자를 발견한 A씨는 분양 당시 계약했던 분양회사(시행사)에 연락했지만, 사무실은 이미 폐업했고 대표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반면 건물을 실제로 지은 시공사(건설사)는 다른 현장에서 여전히 영업 중이었습니다. A씨는 "나는 분양회사와 계약했을 뿐 시공사와는 계약서 한 장 쓴 적이 없는데, 그래도 시공사에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안고 상담을 청해 왔습니다. 분양회사가 사라진 상황에서 시공사에 대한 청구가 막힌다면, 결국 하자를 떠안는 것은 A씨 자신이 되는 셈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축 빌라가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집합건물이라면, 계약서를 직접 쓰지 않았더라도 시공사에 대한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분양자와 시공사 중 누구에게, 어떤 하자를, 어느 범위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는 하자의 종류와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처음부터 구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이 건물이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집합건물인지입니다. 신축 빌라라도 각 호실이 별도 등기부를 갖고 개별 분양된 다세대주택이면 집합건물법이 적용되지만, 건물 전체가 1인 소유인 다가구주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둘째, 분양회사가 폐업·잠적한 상황에서도 시공사에게 직접 청구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입니다. 셋째, 시공사가 실제로 책임지는 하자의 범위—시공사가 직접 시공한 부분인지, 설계 단계의 하자인지, 도급받은 공사 범위 안의 하자인지—입니다. 넷째, 하자 유형별로 정해진 존속기간(제척기간)과 소멸시효를 넘기지 않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첫 단계인 구분소유 성립 여부부터 잘못 짚으면 이후 청구 자체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하자를 발견한 즉시 이 틀에 맞춰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시공사에 대한 직접 청구 근거를 세우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분양회사와만 계약했다는 사실이 시공사에 대한 청구를 막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청구 근거를 세웁니다.

1) 구분소유 성립과 시공사를 서류로 특정합니다.

등기부등본과 분양계약서를 통해 이 신축 빌라가 각 호실별로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집합건물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이어 건축물대장과 착공·사용승인 관련 서류에서 실제 시공을 맡은 건설사를 특정합니다. 신축 빌라는 시행과 시공이 형식상 분리돼 있어도 실제로는 소규모 건설사가 두 역할을 겸하거나, 원청과 하도급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하자가 발생한 부위를 실제로 누가 시공했는지를 서류로 짚어 두는 작업이 청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2) 집합건물법 제9조를 근거로 직접 책임을 구성합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은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한 자(분양자)뿐 아니라 시공자도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그 담보책임에는 민법 제667조부터 제671조까지의 수급인 담보책임 규정을 준용합니다. 2012년 12월 개정 전에는 시공사가 수분양자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가는 사례가 있었지만, 개정 이후로는 분양자와의 계약서 유무와 무관하게 시공사가 구분소유자에게 직접 책임을 지도록 명확히 규정됐습니다. A씨처럼 시공사와 계약서를 쓴 적이 없더라도 이 조항이 청구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3) 분양자가 사라진 사정이 시공사 책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시공사 쪽에서는 흔히 "우리는 분양회사에만 책임진다"거나 "분양회사에 대한 책임이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는 취지로 다툽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다246600 판결은, 시공자가 구분소유자에게 지는 담보책임과 시공자가 분양자에게 지는 도급계약상 채무는 서로 별개의 채무이므로, 분양자에 대한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해서 구분소유자에 대한 담보책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분양회사가 폐업·잠적해 그쪽 채권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도, 시공사에 대한 청구권은 별도로 살아 있다는 점을 이 판례를 근거로 명확히 짚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하자 유형별로 책임 범위와 기간을 정리해 청구를 설계하기


청구 근거가 서더라도, 하자를 뭉뚱그려 한꺼번에 주장하면 일부는 기간 도과로, 일부는 시공사의 책임범위 밖이라는 이유로 배척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하자를 유형별로 나누어 존속기간을 계산합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담보책임의 존속기간을 하자 유형에 따라 나누어 정합니다. 주요 구조부·지반공사의 하자는 10년, 건물 인도(전유부분) 또는 사용승인(공용부분) 전에 발생한 하자는 5년, 인도·사용승인 후 발생한 하자 중 철근콘크리트공사·방수공사 등 구조상·안전상 하자는 3년, 마감공사처럼 발견·보수가 비교적 쉬운 하자는 2년이 각각 제척기간입니다. A씨 사례라면 벽체 균열은 구조 관련 하자로, 누수는 방수공사 하자로, 결로·곰팡이는 마감 하자에 가까운지를 따져 유형별로 남은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라 도과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지므로, 뭉뚱그려 접근하다 일부 하자가 통째로 배척되는 일을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시공사의 책임범위를 하자 부위별로 특정합니다.

시공사는 도급받아 실제로 시공한 범위 안의 하자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설계 자체의 문제로 생긴 하자나, 그 시공사가 맡지 않은 별도 하도급 구간의 하자는 시공사가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자 부위마다 시공사의 실제 도급 범위와 대조하고, 범위 밖으로 판단되는 하자는 분양자(또는 그 밖의 책임 있는 자)를 함께 상대방으로 특정해 청구가 새는 지점이 없도록 설계합니다.

3) 기간이 임박한 하자는 권리행사 사실을 먼저 남겨 둡니다.

존속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하자가 있다면, 협상만 계속하다 기간을 넘기는 일이 없도록 내용증명으로 하자보수·손해배상을 명확히 청구한 사실을 먼저 남겨 두고, 필요하면 조정 신청이나 소 제기로 나아가는 일정을 함께 관리합니다. 시공사가 협의를 미루며 시간을 끄는 사례가 실제로 있는 만큼, 기간 임박 여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청구권을 지키는 첫 조치가 됩니다.


결론


신축 빌라의 하자는 "누구와 계약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지었는가, 그리고 그 하자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가"를 기준으로 청구 상대가 정해집니다. 분양회사가 폐업했다는 사정만으로 시공사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자 유형별로 존속기간이 다르고, 시공사의 책임범위도 실제 시공한 구간으로 제한될 수 있어, 하자를 발견한 초기에 유형을 나누어 정리해 둘수록 청구가 안전해집니다. 지금 신축 빌라에서 하자를 발견해 누구에게, 어떻게 청구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하자의 성격과 남은 기간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