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하신 부모님이 치매에 걸려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는 상황에서, 부모님의 재산을 처분하는 등 법률행위가 필요해 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부모님의 재산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경우 나중에 분쟁이 되어 소송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떤 방법으로 부모님을 대신해서 재산관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민법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어 있는 경우,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정신적 제약으로 자신의 사무를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의사능력이 결여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신체적 장애는 이에 해당되지 않으며, 또한, 일시적인 의식불명 상태 역시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는 보통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부모님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고 있는 자녀들 중 한 사람이 청구인이 되어 부모님의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신청하게 되는데, 이때 해당 당사자 부모님을 ‘사건본인’이라고 칭하여, “사건본인에 대하여 성년후견을 개시한다. 사건본인의 성년후견인으로 ◯◯◯(주민번호, 주소)를 선임한다라는 심판을 구합니다”라고 청구서의 청구취지를 작성하면 됩니다.
그리고, 첨부서류로 청구인과 사건본인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부모님의 치매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됩니다. 또한, 청구인이나 부모님이 혹시 기존에 후견인으로 또는 피후견인으로 등록된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법원에서 확인해야 하므로, 대법원의 전자후견등기시스템 사이트(https;//egdrs.scourt.go.kr)에 접속하여, 청구인과 사건본인의 ‘후견등기사항전부증명서’,‘후견등기사항부존재증명서’를 발급받아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법원은 사건본인과 친척 등 이해관계인에게 심문기일통지서를 보내고, 심문기일에 출석한 사건본인과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여 후견인을 지정하게 되는데요.
이때 법원에서 고려하는 사항은 우선 피성년후견인이 될 부모님의 의사를 최우선적으로 존중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의사에 반하는 사람을 함부로 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때 그와 같은 부모님의 의사가 누구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그리고 번복하지 않을 지속적인 의사인지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또한, 부모님의 치매가 발병되기 전에 만일 부모님이 미리 성년후견인의 선임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 바가 있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의사가 추후에 변경되었을 개연성이 없었다면 이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자녀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연로하여 치매가 발병하기 전에 누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지 미리 부모님의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받아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법원은 피성년후견인이 될 부모님의 건강, 생활관계, 재산상황, 그리고 성년후견인이 될 자녀의 직업과 경험, 피성년후견인인 부모와의 이해관계 유무를 고려하는데요. 무엇보다 성년후견인과 피성년후견인간의 친밀감과 인격적 신뢰가 존재하는지 여부, 현재 또는 미래에 이 두 사람간에 이해 충돌 상황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매우 중요시 여깁니다.
한편, 치매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살던 자녀라도 성년후견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요. 미성년자나, 회생절차개시결정 또는 파산선고를 받은 자,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기 중에 있는 자, 법원에서 해임된 법정대리인, 행방이 불분명한 사람, 피후견인 즉 부모님을 상대로 소송을 하였거나 하고 있는 자, 또는 그 배우자와 직계혈족은 성년후견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치매 부모님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받았다고 하여 마음대로 부모님의 재산을 처분할 수는 없습니다. 즉,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 자녀는 법원에 “피성년후견인 소유의 건물 또는 대지의 매도 등에 대한 허가청구서”를 제출하고 법원으로부터 허가결정을 받아야, 치매 부모님의 재산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치매 부모님이 수술을 받을 때도 법원에 “피성년후견인에 대한 의료행위의 동의에 대한 허가청구서”를 제출하여, “피성년후견인이 어느 병원에서 어떤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병원진단서를 첨부하여 제출한 후 법원으로 허가결정을 받아 병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성년후견인개시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내용은 가사전문 변호사인 법무법인 다산 김춘희 변호사에게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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