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상대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나갔다가, 실제로 만나 보니 미성년자임을 알게 되어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 다수가 “어차피 아무 일도 없었으니 괜찮겠지”, “그 자리에서 바로 돌아왔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생각으로 넘기려 하지만, 얼마 뒤 경찰 조사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서 실제 성행위로 나아갔는지와 무관하게, 그 이전 단계의 대화나 만남 유인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보아 엄격하게 처벌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만나서 미성년자임을 알고 돌아온 경우가 어떤 근거로, 어느 정도까지 처벌 대상이 되는지 최근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채팅 후 만남 약속만으로도 이미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대화나 만남 유인은, 그 실행 자체로 완성되는 범죄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 즉 채팅앱이나 메신저를 이용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반복하거나, 자신 또는 다른 사람과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조항의 핵심은 대화나 유인 그 자체가 처벌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만남이 성사됐는지,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 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메신저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대가나 성적 행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순간, 그 대화는 이미 독립된 범죄로 완성됩니다.
비슷한 구조는 아청법 제13조 제2항에도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이 역시 실제 대가 지급이나 성행위로 나아갔는지와 무관하게 유인·권유 행위 자체로 완성됩니다.
성적 목적의 대화나 만남 유인은 실제 성행위로 이어졌는지와 무관하게, 그 행위 자체로 이미 완성되는 범죄입니다.
2. 실제로 아무 일 없이 돌아왔어도 앞선 행위는 그대로 남습니다
이미 완성된 범죄에는 자의로 그만뒀다는 중지미수 감면 법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26조는 범인이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자의로 중지하거나 결과 발생을 방지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중지미수 규정입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어디까지나 미수, 즉 아직 범죄가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 적용됩니다.
아청법 제13조 제1항이 정한 성매수죄 자체는 실제로 간음이나 유사성행위 등에 이르러야 완성되고, 이 조항에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별도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만나서 미성년자임을 확인하고 아무 행위도 하지 않은 채 돌아왔다면, 제1항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기수에 이르지 않았으니 미수도 문제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만남을 잡기 전 단계, 즉 채팅으로 조건을 조율하거나 만날 장소·시간을 구체적으로 정한 대화가 이미 아청법 제13조 제2항이나 제15조의2를 완성시켰다면, 그 뒤 현장에서 그냥 돌아온 사정은 이미 끝난 범죄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만뒀다는 사실은 새로운 범죄, 즉 실제 성행위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이미 완성된 유인·대화 단계의 죄를 지워주지 않습니다.
수사기관도 이 지점을 정확히 구분합니다. 현장에서 아무 일이 없었다는 진술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그 이전 대화 내역에서 대가나 만남 목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는지를 별도로 확인합니다.
이미 완성된 유인·대화 단계의 범죄는, 그 뒤 자의로 만남을 그만뒀다는 사정만으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3. 몰랐다는 항변은 미필적 고의 앞에서 쉽게 무너집니다
나이에 대한 인식은 확정적일 필요 없이, 가능성을 인식하고 무릅쓴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아청법위반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에게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인식이 반드시 확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에게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인식이 반드시 확정적일 필요는 없고, 그러한 사실이 있을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정도의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2도5727 판결 참조).
즉 “성인인 줄 알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채팅앱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대화체나 말투, 학교·시험·급식 같은 언급, 실제로 만나서 확인한 외양 등을 종합해 어린 나이일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반대로 상대가 성인이라고 명확히 밝혔고,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친 앱을 통해 만났으며, 나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전혀 없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은 진술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 기록, 앱 가입 정보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돼야 설득력을 갖습니다.
나이에 대한 인식은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므로,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혐의를 벗기는 어렵습니다.
4. 실제 성행위로 나아갔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성을 사는 행위까지 나아갔는지, 유인·대화 단계에 그쳤는지가 적용 조항과 형량 구간을 가릅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실제로 어디까지 나아갔는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청법 제13조 제1항, 즉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자체가 완성된 경우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반면 유인·권유 단계, 즉 제13조 제2항이나 제15조의2에 그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 자체가 상당히 낮아집니다. 만나서 미성년자임을 알고 실제 행위 없이 돌아온 경우, 대부분 이 구간에서 다뤄지는 이유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16세 미만이거나 장애 아동·청소년이라면 아청법 제13조 제3항에 따라 제1항·제2항의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리고 접촉이 반복적이고 대화 내용이 노골적일수록 혐의가 무겁게 평가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대화 기록 정리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미성년자 관련 아청법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 또는 인지 수사 개시 → ②채팅 로그·통신기록 등 증거 확보 및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성매수 자체까지 나아간 혐의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된 채팅·메신저 대화를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상대방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나이와 관련한 대화 내용이 있었는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실제 만남 당시 오간 대화와 헤어진 경위(시간·장소·소요 시간, 어떤 말을 하고 돌아왔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둡니다.
조사 통보를 받기 전, 형사전문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과 적용 가능한 조항을 미리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느 조항이 적용될 사안인지, 초기 진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자와 관련된 만남 문제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성행위 없이 돌아온 쪽 입장에서는 그 이전 대화가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이었는지를 냉정하게 되짚어보고, 조사 통보를 받기 전에 진술 방향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아동·청소년이나 그 보호자 입장에서도, 대화 기록과 만남 당시 정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서 실제 행위로 나아간 사건과 대화·유인 단계에 그친 사건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느 단계에서 어떤 조항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아무 성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이것만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만남을 잡기 전 대가나 성적 행위를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대화가 있었다면, 그 자체로 아청법 제13조 제2항(유인·권유) 또는 제15조의2(성착취 목적 대화 등) 위반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실제 성행위 여부는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일 뿐,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Q. 상대가 나이를 속였다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상대가 성인이라고 명확히 밝혔고 이를 믿을 만한 구체적 정황(성인 인증, 프로필 등)이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판례는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으로도 고의를 인정하므로, 나이가 어려 보였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나이를 속였다는 사정만으로 무혐의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Q. 채팅만 하고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경우에도 대화 내용에 따라 아청법 제15조의2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대화나 유인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 만남으로 이어졌는지는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Q. 미수범으로 처벌받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죄인가요?
A. 아청법 제13조 제1항(성매수 자체)에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어, 실제 성행위에 이르지 못했다면 제1항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이전 단계의 유인·권유나 대화 자체가 별도의 완성된 범죄(제13조 제2항, 제15조의2)에 해당할 수 있어, 실무에서는 이 조항들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벌금형으로 끝나면 신상정보 등록이나 공개 대상이 되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아청법위반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량과 별개로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공개·고지명령까지 검토될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자백하고 반성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나요?
A. 실제 성행위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사정, 초범이라는 점, 진지한 반성 등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백의 시점과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받기 전에 진술 방향을 변호사와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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