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SNS,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대화를 이어가다 온라인 그루밍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채팅 몇 번 한 것뿐인데 이 정도로 처벌까지 되겠느냐”, “직접 만나거나 사진을 받은 것도 아닌데 무슨 죄가 되느냐”는 생각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뒤늦게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화 캡처가 증거로 확보되고 나면, “그냥 친해지려던 것뿐이었다”는 해명은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성적 대화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대화의 빈도뿐 아니라 목적성까지 함께 살펴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고, 실제로 만나거나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대화 자체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온라인 그루밍이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성적 대화가 어느 정도 있어야 처벌 대상이 되는지 관련 법령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온라인 그루밍은 접촉이나 만남 없이 대화만으로도 성립하는 별도의 범죄입니다
신체 접촉이나 실제 만남이 없어도, 성적 대화 자체가 독립된 처벌 대상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5조의2는 2021년 신설된 조항으로,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는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규정합니다. 실제로 만났는지,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는 이 조항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참여시키는 행위를 처벌합니다(아청법 제15조의2 제1항 제1호).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면 같은 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같은 조 제2항).
이 조항이 생기기 전에는 대화만으로 처벌하기 어렵고 실제 성범죄로 이어진 뒤에야 개입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온라인 그루밍죄는 성범죄로 발전하기 전 단계, 즉 신뢰와 친밀감을 쌓아 거부감 없이 성적 요구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과정 자체를 끊어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신체 접촉이나 만남이 없었다는 사정은, 성적 대화 자체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2. “몇 번이면 처벌되나요”라는 질문에는 횟수가 아니라 지속성·반복성이 답합니다
정해진 횟수 기준은 없고, 대화의 패턴과 목적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아청법 제15조의2 제1항 제1호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라는 문구만 두고 있을 뿐, 몇 회 이상이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횟수를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의 안부 인사나 일상적인 대화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지만, 성적인 화제가 반복해서 등장하고 그 빈도와 강도가 점차 높아지는 패턴이 확인되면 지속성·반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무에서는 친밀감을 쌓는 초기 대화에서 사적인 외모·신체에 대한 언급을 거쳐 성적인 표현이나 사진·음성 요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흐름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대화 횟수 자체보다, 상대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접근했다는 목적성이 대화 전체에서 드러나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알게 된 10세 아동에게 45회에 걸쳐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반복하고 신체 사진과 육성 녹음을 요구한 30대 남성에게 성착취 목적 대화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그대로 확정했다(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도10735 판결).
이 사건에서 확인되듯 대화가 수십 회에 걸쳐 반복된 경우는 지속성·반복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인정됩니다. 다만 법원은 “성적 욕망”을 성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국한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경우까지 폭넓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내용이 노골적이라면 안심할 수 없습니다.
“몇 번까지는 괜찮다”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화의 반복성과 목적성이 함께 인정되면 횟수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됩니다.
3. 메시지 단 한 번만으로도 처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유인·권유는 요건이 다릅니다
“지속적·반복적”이라는 문구는 대화 자체에 붙는 요건일 뿐, 유인·권유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청법 제15조의2 제1항은 두 가지 행위를 함께 규정합니다. 제1호는 앞서 본 성적 대화 자체이고, 제2호는 성교행위·유사성교행위·자위행위 등 아청법이 정한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입니다. 제2호에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라는 문구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즉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지 않았더라도, 단 한 번의 메시지로 성적 행위나 신체 사진·영상, 음성 등을 요구했다면 그 자체로 제2호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몇 번 대화한 게 전부인데 별일 아니다”라는 생각은 이 유형에는 적용되지 않는 셈입니다.
수사기관은 대화 캡처 전체를 확보해 제1호(반복된 대화)와 제2호(유인·권유)를 함께 검토하는 경우가 많고, 두 조항이 동시에 문제 되면 혐의가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삭제한 대화라 하더라도 상대방 기기나 서버 로그를 통해 복원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대화 횟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 단 한 번의 유인·권유 메시지도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4. 피해 아동의 나이와 대화 내용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16세 미만 피해자, 정서적 학대 경합, 실제 성범죄로의 발전 여부가 양형을 크게 좌우합니다.
기본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실제 선고 형량은 대화의 노골성, 반복 횟수, 피해자의 나이, 사진·영상·음성 요구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동일한 법정형이 적용되지만, 실무에서는 피해자 나이가 어릴수록 죄질이 무겁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루밍 과정에서 피해 아동에게 정서적으로 위축감이나 불안감을 준 정황이 확인되면, 아청법 위반과 별도로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이 함께 인정되어 경합범으로 형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실제 만남이나 신체 접촉, 성적 촬영물 요구 등으로 이어지면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위반, 성착취물 제작·소지 등 별도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 경우 온라인 그루밍은 그 전 단계 혐의로 함께 기소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온라인 그루밍 사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대화 캡처와 계정 정보를 초기에 확보해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온라인 그루밍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여성청소년과 또는 사이버수사팀에 신고·고소장 접수 → ②피해 아동 진술조사와 피의자(가해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이 중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그루밍이 의심되거나 관련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가 이루어진 플랫폼과 계정 정보, 전체 대화 캡처(삭제된 부분이 있다면 복원 가능 여부)를 우선 확보합니다.
대화가 시작된 경위와 상대의 나이를 알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정황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사진·영상·음성 등 자료가 요구되거나 오간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경위로 오갔는지를 별도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온라인 그루밍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혐의 성립 여부와 양형 전략을 함께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온라인 그루밍은 “그냥 대화였다”는 인식과 “대화만으로도 범죄가 된다”는 법적 평가 사이의 간극이 커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스마트폰에서 의심스러운 대화를 발견한 보호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대화 전체를 우선 캡처해 보존하고 플랫폼과 시점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화의 반복성과 목적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쌓일수록 형사 절차에서 명확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조사 대상이 된 분 입장에서도 “친해지려던 대화였다”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화의 시작 경위, 상대의 나이를 알 수 있었던 정황, 실제 오간 내용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온라인 그루밍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서 피해자를 대리하는 쪽과 조사·재판을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화 내용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화를 몇 번 정도 해야 그루밍죄가 성립하나요?
A. 정해진 횟수 기준은 없습니다. 법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대화의 빈도뿐 아니라 성적 목적이 드러나는 정도와 패턴을 함께 봅니다. 실제 판결에서는 수십 회에 걸친 대화가 인정된 사례가 있지만, 횟수가 적어도 내용이 노골적이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사진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딱 한 번만 보냈어도 처벌되나요?
A. 가능합니다.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아청법 제15조의2 제1항 제2호)에는 “지속적·반복적” 요건이 붙어 있지 않아, 단 한 번의 메시지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화 내용, 프로필, 말투 등에서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있었다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구체적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합니다.
Q. 대화를 삭제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방 기기에 남은 캡처나 플랫폼 서버 로그 등으로 대화가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삭제 시도 자체가 증거인멸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온라인 그루밍만으로도 실형이 선고되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초범이고 실제 접촉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도 있지만, 반복성·노골성이 크거나 실제 성범죄로 이어졌다면 실형 가능성이 커집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대화 캡처 등 증거가 이미 확보된 상태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준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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