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쌓여 더 이상 같은 공간에 있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욕설, 인격 모독, 반복되는 비하. 몸에 상처가 남지 않아도 마음에는 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물어보십니다. "이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
민법이 정한 기준 – '심히 부당한 대우'
민법 제840조 제3호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합니다. 배우자뿐 아니라 시어머니·장인·장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의 부당한 대우도 포함된다는 점, 잘 모르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법원은 '심히 부당한 대우'의 기준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므14763 판결
신체적 폭력이 없어도 됩니다. 학대나 모욕이 '이 결혼을 계속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잔인한 수준'에 이르렀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 정도인지는 당사자의 연령·직업, 행위의 동기·방식·빈도, 혼인 기간, 자녀 유무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법원이 이혼 사유로 인정한 사례들
욕설 + 와병 중 방기 + 외박
배우자가 아파 누워 있는 동안 간호는커녕 말도 없이 외출·외박을 반복하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욕설을 일삼은 사안. 대법원은 "부부가 같이 살 수 없는 중대한 모욕과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62. 1. 18. 선고 4293민상694 판결).
7년간 반복된 욕설·폭행
혼인 전부터 다른 사람을 잊지 못한 채 배우자를 학대하고, 이유 없이 7년간 욕설과 폭행을 반복하다 급기야 피해자가 10여 일 입원할 정도의 폭행을 가한 사안. 대법원은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2므28 판결).
불임을 트집 잡은 학대 + 자살 소동
남편이 혼인 초부터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이유로 학대하고 이혼을 요구해 왔고, 응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며 실제로 두 차례 농약을 마신 사안. 대법원은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므484,491 판결).
근거없는 누명
남편과 시어머니는 처가 학력을 속였다거나 유산한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라는 등 근거 없는 누명을 씌워 괴롭혔고, 처는 이로 인해 정신이상 증세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남편은 처가 퇴원하던 날 "새장가를 가겠다"며 집을 나가라고 폭언했고, 처는 결국 친정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남편은 처의 거처를 알면서도 가출신고를 낸 다음 곧바로 처의 무단가출을 사유로 이혼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대법원은 처가 남편으로부터 민법 제840조 제3호의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보아 남편의 이혼 청구를 기각하고 처의 반심판 이혼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대법원 1990. 3. 27. 선고 89므808,89므815(반심) 판결 이혼및위자료)
모든 폭언·모욕이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싸움 중 격한 감정으로 몇 차례 폭언이 오갔어도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라면 인정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귀책으로 야기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지내면서 화합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상황에서 처가 욕을 하고 직장으로 찾아간 사안에서, 법원은 처의 행위가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89. 10. 13. 선고 89므785 판결).
부당한 대우 사건의 실무
부당한 대우를 이혼사유로 다투려면, 폭언·모욕이 지속적이고 심각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폭언·모욕이 담긴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메신저 기록
폭언·모욕 장면을 담은 녹음, 동영상 파일
언제, 어떤 폭언·모욕이 있었는지 시점별로 정리한 기록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심리상담 기록, 진료 기록
언제 어떤 폭언·모욕이 있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반복되고 심해졌는지를 정리하면,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 주는 토대가 됩니다.
또한, 부당한 대우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때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자료 수액은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배우자의 연령과 재산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정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폭언·모욕이 이혼 사유로 인정되려면 단순한 부부싸움 수준을 넘어, 이 결혼을 계속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가혹한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법원은 행위의 반복성, 내용의 수위, 동기, 자녀에 대한 영향, 쌍방의 귀책 정도를 종합해서 봅니다.
오래 쌓여 온 것들이 있다면, 그 자료들을 모아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