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상대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 이혼 | 로톡
배우자의 외도상대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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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외도상대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변서연 변호사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연히 본 메시지 한 통, 낯선 카드 결제 문자, 혹은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귀띔. 그 순간의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마음 한쪽에서 조용히 이런 생각이 자리 잡습니다. '이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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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큰 숙제지만, 그 관계에 끼어든 제3자를 두고는 또 다른 종류의 감정이 남습니다. 배신감과는 결이 다른, 억울함에 가까운 감정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감정을 풀어낼 방법을 찾아 상담실 문을 두드리십니다.

다행히 방법은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어떤 성격의 절차인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이후 대응의 방향을 크게 갈라놓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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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

과거에는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을 형사처벌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간통죄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2015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되었습니다.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국가가 형벌로 규제하는 것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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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절차는 형사가 아닌 민사의 영역에 있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흔히 말하는 위자료 청구입니다.

상간자의 부정행위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되거나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것을 이유로, 금전적인 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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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럼 그 사람은 아무 벌도 안 받나요?"라고 물으시기도 하고요. 형사처벌이 주는 응징의 무게를 민사소송이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 법 체계 안에서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은 이 소송이 유일하다는 점을 먼저 알고 시작하시는 것이, 이후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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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입증해야 할까요

이 소송은 민법 제750조가 정한 일반 불법행위 책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은 제751조가 근거가 됩니다. 조문 자체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위자료가 인정되려면 아래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저는 상담에서 설명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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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부정행위입니다. 부부공동생활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부정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성관계 자체를 증명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에 준하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점이 소명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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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고의 또는 과실입니다. 상간자가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지입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다툼이 치열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상간자 측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미혼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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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손해의 발생입니다. 이러한 부정행위로 인해 배우자가 실제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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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의 성패를 가르는 증거들

이 세 가지 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 '알고도 만남을 지속했는가'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소송의 성패를 가릅니다. 실무적으로 자주 활용되는 자료들은 대략 이런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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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자, 카카오톡, 통화 내역 — 특히 "집에 언제 들어가", "가족 모임이라 이번 주는 안 돼", "조심하자"처럼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화

  • 데이트 사진, 숙박·카드 사용 내역처럼 관계의 정도와 기간을 보여주는 자료

  • 상간자가 배우자 존재를 인정하거나 피해 배우자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 편지, 메시지

  • 제3자의 진술이나 목격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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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거에 침입하거나, 몰래 위치를 추적하거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얻으면, 오히려 그 행위 자체가 별도의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급하게 움직이다가 정작 본인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시는 경우를 상담 중에 종종 뵙습니다. 증거는 확보하되, 그 방법이 적법한 테두리 안에 있는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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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사건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하는데, 실무에서 특히 무게 있게 보는 요소는 대략 이렇습니다.

  • 부정행위의 기간과 빈도 — 관계가 길고 반복적일수록 액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상간자가 배우자 있는 사실을 알았던 정도 — 명백히 인지하고 만남을 지속했다면 그만큼 책임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 그 부정행위가 실제 혼인 파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간자가 보이는 태도 — 반성하는 모습인지, 오히려 피해 배우자를 자극하는 모습인지도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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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준이 있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내 사건이라면 얼마'라는 답은 드리기 어렵습니다. 같은 요소라도 사건마다 무게가 다르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슷해 보이는 사연이라도 결과는 사건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혹 인터넷에서 본 특정 액수를 말씀하시며 "저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겠죠?"라고 물으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글에 나온 상황과 의뢰인의 상황이 같은 경우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액수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내 손에 있는 증거가 어떤 사실관계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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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청구권도 사라집니다

한 가지 놓치기 쉬운 부분이 소멸시효입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라 이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를 제기할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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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실무적으로 자주 여쭤보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안 날"의 기준이 언제냐는 것입니다. 부정행위를 처음 의심한 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관계가 이어진 마지막 시점을 기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히 "의심한 지 3년이 넘었으니 늦었다"고 미리 단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 시효가 걱정되신다면 지레 포기하시기보다 빠르게 상담을 통해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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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결심하기 전에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것

상간자를 상대로 한 소송은 배우자를 상대로 한 이혼소송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함께 살아온 관계를 정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제3자에게 책임을 묻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에게는 이 소송이 억울함을 풀어내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에게는 오히려 지나간 시간을 계속 붙들고 있게 만드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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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맞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소송을 시작하시기 전에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이 소송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금전적인 배상인지, 사실관계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인지, 혹은 마음의 정리인지. 그 답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는 태도도, 받아들이는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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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 상간자에 대한 형사고소는 현재 제도상 존재하지 않으며, 민사상 위자료 청구가 유일한 법적 절차입니다.

  • 부정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를 입증할 자료가 필요하며, 증거 수집 방법의 적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위자료 액수는 정해진 기준이 없고 사건마다 제반 사정을 종합해 산정됩니다.

  •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소송을 시작하기 전, 이 소송을 통해 무엇을 원하시는지 스스로 정리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혼자서 증거를 정리하고 상황을 판단하기 막막하실 때는, 가지고 계신 자료만이라도 먼저 검토받아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어떤 자료가 의미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지금 상황에서 어떤 절차가 적절한지는 상담을 통해 훨씬 명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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