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위자료 받으면, 그 여자한테는 못 받는 거 아니에요
"이미 이혼하면서 위자료 정리했는데, 지금이라도 상간자한테 따로 청구할 수 있나요?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마음이 무너진 상태에서, 위자료를 누구에게 얼마나 청구할 수 있는지까지 스스로 정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 원칙과 예외, 그리고 실제로 갈리는 판례의 태도까지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칙: 두 사람 모두에게 각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유책배우자와 상간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 취급되어 이른바 부진정연대책임을 집니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각각 불법행위를 저질렀지만 그로 인한 손해는 하나이기 때문에, 피해 배우자는 두 사람 중 누구에게든, 혹은 두 사람 모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어느 한쪽으로부터 위자료를 실제로 지급받으면, 그 범위 안에서는 다른 한쪽도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배우자에게 이미 위자료를 받았다면?
"그 범위 안에서는 책임을 면한다"이라는 말이 헷갈리실텐데요.
대법원의 태도는, 배우자로부터 위자료를 지급받거나 상계했다는 사정만으로 상간자가 곧바로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 사유로 고려하는 정도라는 입장입니다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66001 판결). 즉 원칙적으로는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할 수 있지만, 이미 받은 금액만큼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의 책임이 피해 배우자에게 총 3천만원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가해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의 분담 비율이 있습니다. 가해 배우자 2천 상간자 1천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배우자에게 2천5백만원을 지급받았다면 총 3천만원 중 2천5백만원에 대해서는 상간자도 책임을 면하게 되고 상간자에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5백만원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배우자에게 최대치의 위자료를 받았다면 상간자에게는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최대치라는 것이 상간기간 등을 고려하여 불법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개별 사안 별로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혼하지 않고,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상간자에게만 청구한다면?
이혼까지는 원하지 않고, 상간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싶은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죠. 이럴 때 상간자에게만 청구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다만, 그 사정을 고려하여 일부 금액이 낮게 조정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칙적으로는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모든 손해가 3천이고 그 것을 상간자에게만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혼인이 파탄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그 액수를 조정하거나 일부 하급심에서는 상간자에게 유책배우자의 몫까지 포함한 전체 위자료를 배상하게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보아, 상간자의 부담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급하도록 제한한 사례도 있습니다.
마치며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와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원칙적으로 별개의 청구이지만, 실제로는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특히 협의이혼 과정에서 위자료를 재산분할과 섞어 정리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상간자에 대한 청구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음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혼자 판단하시기보다, 이혼 절차를 진행하시는 단계에서부터 상간자에 대한 청구까지 함께 설계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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