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팅 플랫폼을 통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이 흔해지면서, 상대방이 프로필에 기재한 나이와 실제 나이가 달라 형사 문제로 번지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프로필에 스무 살이라고 나와 있었으니 문제없는 줄 알았다”, “대화할 때도 성인처럼 이야기해서 의심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이어갔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상대방이 실제로는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고소나 수사로 이어지면, “프로필만 믿었을 뿐이다”, “속은 것은 나다”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간음·추행 사건에서 가해자가 상대방의 연령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를 엄격하게 심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상대가 성인이라고 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그 진술을 그대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데이팅 앱에서 만난 상대가 실제로는 미성년자였던 경우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프로필의 나이 표시를 믿었다는 사정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데이팅앱 프로필의 나이 표시만으로는 형사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형사책임 여부는 상대가 스스로 밝힌 나이가 아니라 실제 나이와 행위 당시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305조 제1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강간죄(제297조)·유사강간죄(제297조의2)·강제추행죄(제298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심지어 상대방이 동의한 것처럼 보였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2020년 5월 19일 신설된 형법 제305조 제2항은 보호 범위를 넓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에 대하여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보호 연령을 사실상 16세까지 끌어올린 조항입니다.
데이팅앱 프로필에 “20살”이라고 기재돼 있었다는 사정은 상대방이 스스로 입력한 정보에 불과합니다. 실제 나이가 16세 미만이라면 그 프로필 기재나 상대방의 구두 진술은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를 바꾸지 못하고,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고자료 정도로만 고려될 뿐입니다.
데이팅앱 프로필의 나이 표시는 참고 정보일 뿐이며, 실제 나이가 16세 미만이면 폭행·협박이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몰랐다’는 진술만으로는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미필적으로라도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정황이 있다면 고의는 인정됩니다.
형사처벌을 받으려면 상대방이 일정 연령 미만이라는 사실에 대한 고의, 즉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이 고의는 확정적으로 알았던 경우뿐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인식하면서도 만남을 이어간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됩니다.
실제로 데이팅 앱에서 만난 상대가 스스로 23세 성인이라고 밝혔던 사안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말투, 도용으로 보이는 사진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나이에 관한 진술이 거짓임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고, 경찰의 실종신고 연락을 받고도 피해자와 함께 있는 사실을 숨긴 정황에 비추어 미성년자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청주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2고합60 판결).
또 다른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면 형법 제305조 제1항 적용은 어렵지만, 적어도 13세 이상 16세 미만으로는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죄책은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2. 4. 15. 선고 2021노824 판결).
“성인이라고 했다”는 상대방의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진술을 그대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3. 연령 확인 노력의 유무가 형사책임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프로필의 나이 기재를 그대로 믿고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았다면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팅앱은 신분증 인증 없이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이 기재한 나이를 공적으로 확인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조적 한계가 확인 노력 자체를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대화 중 학교·학년이 언급되거나 미성년자 특유의 말투·생활 패턴이 드러난 적은 없었는지, 만난 장소나 시간대가 성인 사이의 만남으로 자연스러웠는지, 신분증 확인을 요청하거나 나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반대로 만남 전후 나이를 확인하려 한 대화 기록이 남아 있고, 그 진술을 뒤집을 만한 단서가 달리 없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안마다 구체적 정황에 따라 판단이 크게 갈리는 영역입니다.
만남 전 나이를 확인하려 한 흔적을 얼마나 남겼는지가, 이후 수사·재판 단계에서 고의 여부를 가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4. 실제 나이와 행위 유형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13세 미만이면 물론,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라도 성인 가해자에게는 강간·강제추행과 같은 수위로 처벌됩니다.
형법 제305조 제1항·제2항 모두 실제 이뤄진 행위 유형에 따라 처벌 조항이 갈립니다. 간음, 즉 성관계에 이르렀다면 강간죄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신체 접촉 등 추행에 그쳤다면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상대방이 가출·경제적 어려움 등 궁박한 상태에 있었고 이를 이용해 간음·추행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의2가 형법 제305조 제2항에 우선하는 특별법으로 적용되어 간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나이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만남을 지속했거나, 발각 이후 상대방의 실제 나이·소재를 숨기려 한 정황이 있다면 죄질이 무겁게 평가돼 실형 선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앞서 본 사례처럼 실종신고 연락에도 사실을 숨긴 행위는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했습니다.
5. 고소·수사가 시작됐다면 초기 대응이 이후 결과를 좌우합니다
조사 전 대화기록과 확인 정황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신고 접수 → ②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자 연령이 낮거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데이팅앱에서 만난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나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데이팅앱 대화 내용과 상대방 프로필 화면(나이 기재 부분 포함)을 삭제하지 말고 전체 캡처·백업해 둡니다.
만남 전후 나이를 확인하려 한 대화나 신분 확인 시도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기록을 정리합니다.
상대방의 말투·행동 중 미성년자임을 의심할 만한 단서가 있었는지 시간 순서대로 객관적으로 재구성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고의 인정 여부와 양형 자료를 조기에 정리해 대응 방향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데이팅앱에서 만난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당황스러움과 두려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알게 된 이후 신고를 고민하는 쪽은 그 자체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고, 반대로 성인이라는 말을 믿고 만났다가 갑작스레 고소를 당한 쪽도 “속았다”는 억울함과 “그래도 확인했어야 했나”라는 불안 사이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합니다.
저는 데이팅 앱·랜덤채팅에서 비롯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인 측과 피고소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프로필에 성인이라고 나와 있었고 저도 그렇게 믿었는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진술만으로 성인이라고 믿었다는 사정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그렇게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대화 내용·외모·행동 등 객관적 정황으로 함께 판단합니다.
Q. 실제 나이를 나중에야 알았고, 알게 된 즉시 만남을 끊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만남을 지속하지 않은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지만, 이미 이뤄진 간음·추행 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책임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인식 시점과 이후 행동을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대방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경우와 16세 이상인 경우는 무엇이 다른가요?
A.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성인 가해자에게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적용돼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됩니다. 16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원칙적으로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이 없는 한 같은 방식으로 처벌되지는 않지만, 사안에 따라 다른 법률이 문제 될 수 있어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형법 제305조 제2항은 19세 이상인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을 간음·추행한 경우에 적용되므로, 나이 차이의 크고 작음보다 두 사람의 실제 연령이 각각 기준에 해당하는지가 우선 판단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나이에 대한 인식 여부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이후 수사·재판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죄가 성립하지 않게 만드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합의 여부와 별개로 기소 여부와 형량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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