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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직원 해고, 근로기준법 23조 정당한 이유 입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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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직원 해고, 근로기준법 23조 정당한 이유 입증법 

김상훈 변호사

경리 직원이 회사 자금을 몰래 빼돌린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면, 사업주는 배신감과 함께 "당장 내보내야겠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그런데 막상 해고를 통보하고 나면, 오히려 그 직원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걸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횡령이라는 사실관계는 명백해 보여도,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갖추지 못하면 해고 자체가 무효로 뒤집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액수가 크지 않거나 증거가 정황에 머무는 경우, 사업주가 직관적으로 확신하는 것과 법이 요구하는 입증의 정도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횡령 발각 후 해고까지, 사업주가 놓치기 쉬운 절차와 증거의 간극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당한 이유"가 사업주가 느끼는 배신감이나 확신과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점입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자금 흐름이 안 맞고 정황이 뚜렷하니 해고 사유가 충분하다고 여기지만, 노동위원회나 법원은 그 확신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와 절차가 갖춰졌는지를 별도로 따집니다.

여기서 사업주가 자주 빠지는 함정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정황상 명백해 보인다는 이유로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곧바로 해고 통보부터 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형사고소만 해두면 해고의 정당성은 자동으로 확보된다고 오해하는 경우입니다. 형사 절차와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단은 별개의 트랙으로 진행되며, 형사 기소나 유죄판결 여부와 무관하게 해고 자체의 절차적·실체적 정당성은 사용자가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횡령 사실이 징계해고에 해당할 만큼 중대한지를 뒷받침할 증거를 갖추는 것, 그리고 취업규칙이 정한 절차를 그대로 밟는 것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아무리 횡령 사실 자체는 명백해도 해고는 무효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근로기준법 23조 '정당한 이유'와 27조 서면통지, 즉시해고 요건

횡령을 이유로 한 해고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가"라는 판단 기준입니다. 이는 대법원이 해고의 정당성을 심사할 때 일관되게 적용해 온 기준으로, 취업규칙에 정한 해고사유에 형식적으로 해당하는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 피해의 정도, 사업장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같은 횡령이라도 회계 담당자가 반복적으로 공금을 빼돌린 경우와, 일반 직원이 소액을 1회 유용한 경우는 정당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판단에서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근로자가 사실관계를 부인하면, 사업주는 횡령 사실과 그 정도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고, 입증하지 못하면 해고는 정당성을 잃습니다.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했다면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형사판결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형사 결론이 나오기 전이라도 노동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정당성을 판단하므로 형사 절차 결과만 기다리다 대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실무에서 뒷받침 자료로 쓰이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금 흐름 자료 — 회계장부·전표·결의서, 계좌이체 내역, 법인카드 사용내역

  • 정황·행적 자료 — 출입기록, CCTV, 업무일지

  • 내부 조사 자료 — 감사보고서, 근로자 본인의 확인서·시말서, 목격자 진술서

실체적 사유가 확인됐다면 절차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사유가 아무리 명백해도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통지서에는 "근태 불량" 같은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언제·어떤 방법으로·얼마를 횡령했는지 근로자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기재해야 합니다. 또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징계위원회 개최, 근로자에 대한 소명 기회 부여 등을 절차로 정해 두었다면 이를 그대로 지켜야 하며, 절차를 건너뛰면 실체적 사유와 무관하게 절차 위반만으로 해고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해고 예고와 관련해서도 챙길 부분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원칙적으로 30일 전 예고 또는 30일분 통상임금 지급을 요구하지만,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제4조 관련)는 근로자가 직책을 이용해 공금을 착복·장기유용·횡령하거나 배임한 경우를 해고예고 의무의 예외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유에 해당하면 예고 없이 즉시 해고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해고사유 자체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한 것이지, 예고를 생략했다는 사정이 해고사유의 정당성 자체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형사 책임 측면에서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한 횡령이 형법 제356조(업무상횡령)에 해당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해질 수 있어, 단순 횡령(형법 제355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보다 무겁게 다뤄진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액수가 크지 않은 사안에서는 비례의 원칙도 쟁점이 됩니다. 소액을 1회 유용한 데 그쳤고 즉시 반환·시정했다면, 징계해고보다 가벼운 정직·감봉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나올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액수와 무관하게 회계·경리 등 자금 관리 업무를 맡은 근로자가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반복적으로 횡령했다면, 회사와의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무너졌다고 보아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기울게 됩니다.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 이후 절차도 부담이 커집니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로 판정하면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라 사용자에게 원직복직 또는 해고기간 임금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이 내려지고,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33조에 따라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최초 구제명령일로부터 매년 2회, 최대 2년(4회)까지 반복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해고 시점에 증거와 절차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결국 이런 후속 부담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해고 전 증거 수집부터 서면통지, 소명기회까지 다섯 단계

정당한 이유와 절차, 두 가지가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사실관계부터 문서로 확정 — 해고를 통보하기 전에 회계자료·이체내역·CCTV 등으로 횡령의 시기·방법·금액을 특정해 정리해 둡니다. 정황만으로 서둘러 해고부터 통보하면, 이후 근로자가 부인할 때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해집니다.

  • 소명 기회를 반드시 부여 — 취업규칙에 징계위원회 절차가 있다면 개최하고, 근로자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반박할 기회를 줍니다. 이 절차를 생략하면 실체적 사유가 명백해도 절차 위반만으로 해고가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 해고사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 —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횡령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전달합니다. 문자메시지나 구두 통보만으로는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징계 수위는 비례 원칙에 맞춰 결정 — 액수, 반복성, 지위, 반환·시정 여부를 종합해 해고가 과도하지 않은지 다시 점검합니다. 소액·1회성 사안에서 곧바로 최고 수위 징계를 택하면 오히려 다투기 좋은 빌미를 주게 됩니다.

  • 민·형사 대응은 별도로 병행 —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고소는 해고 절차와 별개로 진행합니다. 형사 절차의 결론을 기다리다 징계 시효나 대응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노동위원회 대응과 병행해 준비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감정적 대응이 부당해고로 뒤집히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

횡령이 확인됐다고 해서 곧바로 해고 통보부터 하면, 정작 필요한 증거 수집과 절차를 건너뛰기 쉽습니다. 근로자가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 그때부터는 사업주가 갖춰야 할 증거와 절차를 뒤늦게 보완하기 어렵습니다.

횡령 사실을 확인한 직원을 해고하려 하신다면, 증거 정리와 절차 준수를 먼저 점검하시고, 부당해고로 뒤집히지 않도록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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