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지하철에서 밀착됐다고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입건됐어요
만원 지하철에서 밀착됐다고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입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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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만원 지하철에서 밀착됐다고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입건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출퇴근 시간대 만원 지하철에서 신체 접촉을 둘러싼 신고와 고소가 늘면서, 자신은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도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몸이 좀 닿는 게 무슨 문제냐”,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별일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신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목격자가 휴대전화로 촬영해 신고하거나 피해자가 즉시 하차해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입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상담을 오시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신체 접촉을 넘어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와 그에 대한 고의까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혼잡한 상황이라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무죄가 되는 것도,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만원 지하철에서의 밀착이 어떤 경우에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입건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만원 지하철 밀착만으로 공중밀집장소추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소 요건이 갖춰졌다고 해서 접촉 자체가 곧바로 추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장소 요건과 행위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성립하는데, 만원 지하철은 장소 요건을 쉽게 충족하는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문제는 장소 요건이 충족됐다고 해서 신체가 닿은 사실만으로 곧바로 추행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추행’이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단순히 몸이 스치거나 눌린 정도의 접촉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만원 지하철에서는 옆 사람의 팔이나 어깨, 등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상황이 흔합니다. 그 접촉이 승객 밀도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신체 일부를 의도적으로 밀착시킨 행위였는지가 성립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장소 요건이 갖춰졌다고 해서 접촉 자체가 곧바로 추행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접촉의 태양과 정도가 함께 판단됩니다.


2. 고의가 없었다면 처벌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접촉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고의가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행위자에게 추행을 한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즉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입건됐다는 것은 수사가 시작됐다는 의미일 뿐, 고의 여부는 별도로 다투어야 할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직접 증거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므로, 나이·판단능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구체적 행위 양태, 행위 전후 정황 등 간접사실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추행을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므로,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승객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신체 일부가 자연스럽게 맞닿은 정황, 접촉 부위가 옷차림상 접촉과 관련성이 낮은 부분이었다는 점, 접촉 외에 다른 언행이 없었다는 점 등도 고의 판단에서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검사가 고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조금이라도 합리적 의심이 있는 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무죄추정 원칙의 내용입니다.

접촉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고의가 증명되지 않으면 처벌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3. 혼잡을 핑계 삼은 의도적 밀착은 추행으로 인정됩니다

몸이 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밀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만원 지하철이라는 상황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신체 일부를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밀착시키는 행위는 혼잡을 핑계로 삼더라도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추행’이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양태,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행위자가 대상자를 상대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실행한 것으로 충분하고, 상대방이 실제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는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옆 사람이 눈치채지 못했거나 즉시 항의하지 않았더라도, 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면 죄는 완성됩니다.

결국 같은 ‘밀착’이라는 표현 안에도 승객 밀도에 따른 불가피한 접촉과, 그 상황을 이용한 의도적 접촉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이 둘을 가르는 것은 접촉의 지속성, 반복성, 신체 부위, 행위 전후 이동 경로 같은 구체적 정황입니다.


4. 벌금형에 그쳐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징역형이 아니어도 등록대상 성범죄로 분류되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벌금형만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면 형사처벌 수위 자체는 낮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는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를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로 정하면서,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등록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를 제12조와 제13조의 범죄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를 정한 제11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가 등록되면 일정 기간 주소·직업 등 정보를 관할 경찰관서에 제출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취업제한 등 부수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벌금형이라는 결과만 보고 사건의 무게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5. 입건 이후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입건 및 조사 → ②피의자·목격자 조사, CCTV·휴대전화 영상 등 증거 수집 → ③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초범이고 접촉 정도가 경미하다면 약식기소나 불기소로 종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성이나 고의가 뚜렷하다고 판단되면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입건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탑승 구간의 지하철 CCTV, 목격자의 휴대전화 영상 등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 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을 보여주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본인의 탑승 경로와 자리 이동, 접촉이 있었다면 그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의 일관성을 갖춥니다.

  3. 승차권 이력이나 대화 기록 등 접촉이 의도적이지 않았음을 뒷받침할 정황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의 여부를 다투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만원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로 입건 통보를 받으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막막함 때문에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쪽 입장에서는 혼잡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증거를 남기기 어렵다는 불안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목격자 진술이나 즉시 촬영한 영상이 있다면 그것이 이후 절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접촉을 의심받는 쪽 입장에서도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로 어떤 경위로 접촉이 있었는지를 객관적 정황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저는 공중밀집장소추행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밀착’이라는 사실관계도 고의 유무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입건 통보를 받은 지금이 바로 정황을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몸이 스친 정도인데도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단순히 스친 정도만으로는 처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행위인지, 고의가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Q. 저는 고의가 없었는데 피해자가 고의였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되나요?

A. 고의 여부는 검사가 증명해야 할 사항입니다.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하면 나이·행위 경위·구체적 양태 등 간접사실로 판단하며, 합리적 의심이 남으면 무죄가 선고됩니다.

Q. 피해자가 실제로 불쾌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면 무죄인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행위자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면, 상대방이 실제로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전과나 등록 없이 끝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11조 위반죄는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므로, 등록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목격자가 찍은 영상이 있는데, 저에게 불리한 증거로만 쓰이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상은 접촉의 지속성·반복성뿐 아니라 접촉이 우연했는지도 함께 보여줄 수 있어, 정황에 따라 유리한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첫 진술이 이후 고의 판단의 간접사실로 계속 활용되므로, 조사 전에 진술 방향과 제출할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형사 사건과 별도로 민사상 책임도 지게 되나요?

A. 유죄가 인정되면 피해자가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므로 각각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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