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측이 형사 절차와는 별도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면서, 그 금액이 적정한지 판단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 아니냐”, “상대가 부르는 대로 주면 빨리 끝나겠지”라는 생각으로 금액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합의를 서두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요구받은 금액을 그대로 지급했는데도 처벌불원서를 받지 못하거나, 무리하게 지급한 사실이 오히려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한 정황처럼 읽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근 법원은 합의 여부나 합의금 액수 자체보다 범행의 경위와 정도, 재범 위험성을 양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합의는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뿐이며, 합의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처벌 자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합의금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상대가 부르는 금액이 과도한지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협상이 원만하지 않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절차까지 최근 실무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강제추행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합의는 처벌을 막는 조건이 아니라 양형에 참작되는 사정일 뿐입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상대방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추행한 경우에도 형법 제299조에 따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도 형법 제300조에 따라 처벌 대상입니다.
강제추행죄는 2013년 6월 성범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이후, 피해자의 고소나 고소취소와 관계없이 수사기관이 수사를 개시하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절차가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합의금만 주면 사건이 끝난다”는 오해가 여전히 많습니다. 실제로 합의가 갖는 의미는, 검찰 단계에서는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의 가능성을 높이는 유리한 자료가 되고, 재판까지 간 경우에는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 등 양형에서 참작되는 정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합의 자체가 처벌 여부를 법적으로 좌우하는 조건은 아닙니다.
강제추행은 비친고죄로,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와 기소가 진행될 수 있고 합의는 어디까지나 양형에 참작되는 유리한 정상일 뿐입니다.
2. 합의금 액수에는 법적으로 정해진 산정 기준이 없습니다
합의금은 정찰가가 아니라 사안별 협상과 손해배상 법리가 맞물린 결과물입니다.
강제추행에 따른 합의금은 형사상 벌금과는 별개로, 민법 제750조가 정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즉 위자료의 성격을 갖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사건마다 재량으로 정하는 것이어서, 법률에 정해진 금액표나 계산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추행의 구체적인 방법과 신체 접촉 부위, 지속 시간과 횟수, 폭행·협박이 수반됐는지,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와 치료·상담 필요성, 가해자의 반성과 재범 위험성,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액이 정해집니다. 같은 “강제추행”이라는 명칭이 붙어도 사건마다 편차가 매우 큰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특정 금액을 불렀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금액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처한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유사한 사안에서 실제로 형성된 합의·양형 수준을 함께 놓고 비교해야 비로소 적정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합의금에는 정해진 시세나 계산식이 없고, 사건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적정 금액은 크게 달라집니다.
3. 상대가 부르는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섣부른 지급보다, 사실관계 정리와 대응 방향 결정이 먼저입니다.
먼저 상대방이 주장하는 추행의 구체적인 태양과 경위가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관계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서나 심리상담 확인서 등 손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실제로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이런 확인 없이 상대가 부르는 금액을 그대로 수용하면, 협상의 기준점 자체가 상대방에게 넘어가 버립니다.
또한 혐의를 다툴 계획인지 여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무죄를 다투거나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소명할 생각이라면, 합의금을 서둘러 지급하는 것이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정황으로 오인될 여지를 만들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방향이라면, 적정 수준의 합의금을 조기에 준비하는 것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협상 자체에 응하지 않거나, 연락처나 계좌 등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아 합의금을 전달할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2022년 12월 시행된 공탁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형사공탁 특례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건번호만으로 법원에 합의금 상당액을 공탁할 수 있고, 이는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정황으로 재판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부른 금액에 곧바로 응하기보다, 사실관계와 대응 방향을 먼저 정리한 뒤 협상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4. 적용되는 죄명과 법조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집니다
합의금 협상에 앞서, 자신에게 적용된 죄명과 법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앞서 본 대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이 상한 안에서 실제 선고 형량은 범행의 방법과 정도, 피해 회복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부터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까지 폭이 넓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이 사용됐거나, 두 명 이상이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형법상 강제추행보다 훨씬 무거운 별도의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합의가 가지는 무게와 협상의 시급성도 달라집니다.
결국 상대가 부르는 금액이 과도한지는, 자신에게 적용된 죄명이 형법 제298조인지 아니면 가중처벌 규정인지, 실형과 집행유예의 경계선에 있는 사안인지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죄명과 법조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금액만 놓고 협상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접근입니다.
5. 합의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사실관계 정리와 자료 확보가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수사가 개시되면, 조사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부르는 합의금이 과도하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추행의 일시·장소·방법·부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관계와 대조합니다.
자신에게 적용된(또는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죄명과 법조가 형법 제298조인지, 가중처벌 규정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유사한 사안에서 실제로 형성된 합의금 수준과 양형 결과를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 대응 금액의 기준을 세웁니다.
이러한 확인을 거치면 상대가 부르는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조정을 요구할지, 혹은 형사공탁 등 다른 방법을 함께 검토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강제추행 사건에서 합의금 문제는 “일단 돈으로 해결하면 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서둘러지거나, 반대로 “억울한데 왜 돈을 줘야 하나”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금을 요구받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부른 금액의 근거와 자신에게 적용된 죄명·법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이고,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감정적인 금액 제시보다 실제 피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갖추는 것이 협상과 재판 모두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저는 강제추행 등 성범죄 사건에서 합의금을 요구받은 쪽과 요구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확인과 대응 방향 설정이 늦어질수록 협상의 주도권을 잃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상대가 부른 금액이 적정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협상의 기준점을 스스로 정하기 위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합의금을 안 주면 무조건 실형을 사나요?
A. 아닙니다. 합의 여부는 여러 양형 요소 중 하나이며, 범행의 경위와 정도, 초범 여부, 재범 위험성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사안이 경미하고 초범이면 합의가 없어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상대가 부르는 금액이 터무니없이 크다고 느껴지면 어떻게 하나요?
A. 곧바로 응하거나 거절하기보다, 유사 사건에서 형성된 합의·양형 수준과 자신의 사건 내용을 함께 검토한 뒤 대응 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의 요구액이 협상의 출발점일 뿐 최종 기준은 아닙니다.
Q. 합의금을 줬는데 상대가 처벌불원서를 안 써주면 어떻게 되나요?
A. 합의금 지급과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별개이므로, 합의서를 작성할 때 처벌불원 문구를 명확히 포함시키고 이행을 조건으로 지급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Q. 상대방이 합의 자체를 거부하면 방법이 없나요?
A. 형사공탁 특례제도를 활용하면 피해자의 계좌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하거나 상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더라도 사건번호만으로 법원에 합의금 상당액을 공탁할 수 있고, 이는 피해회복 노력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무죄를 다툴 생각인데 합의금을 먼저 줘도 되나요?
A. 신중해야 합니다. 혐의를 적극적으로 다툴 계획이라면 합의금 지급이 혐의 인정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정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대응 방향을 먼저 정한 뒤 합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부터 선임하는 게 좋나요?
A. 상대측의 합의금 요구를 받은 초기 단계, 즉 정식 고소나 수사 개시 전부터 선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이후 협상력과 양형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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