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 말만 믿고 샀다고 다 공범은 아니다
사건 개요
부동산 투자 컨설팅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매물을 매입했는데, 얼마 뒤 그 물건이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구조로 지어진 대규모 전세사기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액의 자기자본만으로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컨설팅업체의 수익률 설명을 믿고 계약서에 서명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임차인 여러 명의 보증금을 편취한 사기 사건의 공범(공동정범)으로 입건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컨설팅업체·중개인·매도인뿐 아니라 명의를 제공하고 매입에 나선 사람들까지 함께 기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매수인들 중에는 처음부터 전세보증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가담한 사람도 있지만, 컨설팅업체의 설명을 진짜 투자 기회로 믿고 뒤늦게 구조를 알게 된 사람도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수사 초기에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여러 채를 매입했다'는 외형만으로 이 둘이 같은 잣대로 취급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책임은 겉으로 드러난 행위의 형태가 아니라, 그 행위를 할 당시 무자본 갭투자 구조라는 편취의 본질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컨설팅업체의 설계를 몰랐다면 공동정범의 고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고, 설령 일부 사실을 알았더라도 관여의 정도가 방조에 그친다면 책임의 크기는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수인이 계약 당시 그 매물이 임차인 보증금이 매매대금을 초과하거나 거의 다 충당하는 무자본 구조이며, 신규 임차인 보증금으로 기존 채무를 돌려막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매수인이 컨설팅업체가 짜 놓은 상품에 명의만 제공한 수동적 지위였는지, 아니면 임차인 모집·계약서 작성 등 범행 실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이 두 요소가 인정되지 않을 때 형법 제32조의 방조범에 그치는지, 고의 자체가 부정되어 무혐의로 귀결될 수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인식 여부가 부정되면 공동정범은 물론 방조범 성립도 함께 흔들립니다. 그래서 수사 초기 진술과 그 이전에 확보해 둔 객관적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컨설팅업체가 설계한 '구조'를 몰랐다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세우기
공동정범이든 방조범이든, 형사책임의 출발점은 고의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의뢰인이 계약 당시 실제로 무엇을 설명받았고 무엇을 몰랐는지를 시간순으로 복원하는 데서 방어를 시작합니다.
1) 컨설팅업체가 제공한 설명자료·문자·계약서를 전부 확보합니다.
컨설팅업체가 보낸 수익률 안내문, 상담 과정에서 오간 문자·메신저 내역, 브리핑 자료, 계약 체결 단계의 문서를 모두 모읍니다. 이 자료에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충당한다'거나 '임차인 보증금을 돌려막는' 취지의 설명이 전혀 없고 오히려 '안전한 시세차익 투자'로만 포장돼 있었다면, 의뢰인이 사기의 본질적 요소인 편취 구조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2) 매수 시점의 자금 구조와 실사 기회 유무를 재구성합니다.
실제로 임차인 보증금이 매매대금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였는지, 그 사실이 계약서나 등기부·전세계약 현황에 드러나 있었는지, 의뢰인에게 그 자료를 확인할 기회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컨설팅업체가 이런 핵심 정보를 은폐하거나 축소해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의뢰인 역시 기망의 피해자적 지위에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3) 문제를 인지한 시점과 그 이후의 행동을 기록합니다.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알려진 이후 의뢰인이 추가 매입을 중단했는지, 컨설팅업체에 항의하거나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는지, 임차인 측과 접촉해 반환 방안을 논의했는지는 고의 유무를 가르는 중요한 간접정황입니다. 문제 인지 이후에도 매물을 계속 늘려 갔다면 불리하지만, 인지 즉시 관계를 정리하려 한 행적이 있다면 처음부터 구조를 몰랐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명의 제공과 공동정범을 곧바로 등치시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기
검찰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여러 채를 매입했다'는 외형만으로 공동정범 혐의를 구성하려 할 때, 김강희 변호사는 공동정범의 성립요건을 법리 그대로 짚어 반박합니다.
1) 형법 제30조의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를 분리해 다툽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여러 사람이 같은 결과에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범행 전체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그 실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는 행위지배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의뢰인이 컨설팅업체가 이미 완성해 둔 매매·임대차 구조에 수동적으로 편입되었을 뿐 임차인 모집이나 보증금 관리 같은 실행 단계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기능적 행위지배가 없다는 점을 구체적 역할 분담 자료로 제시합니다.
2) 실질적 자금 통제와 이익 귀속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밝힙니다.
보증금이 입금된 계좌의 관리자, 매매차익과 수수료의 실제 귀속자, 후속 매물 발굴과 신규 임차인 모집을 실제로 지휘한 주체를 자금 흐름과 조직 구조로 추적합니다. 이 흐름이 컨설팅업체와 그 운영진에게 집중돼 있고 의뢰인에게는 명의 제공에 따른 소액의 대가만 돌아갔다면, 의뢰인이 범행의 핵심 축이 아니라 컨설팅업체가 짜 놓은 상품을 구매한 개별 소비자에 가깝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3) 공동정범이 부정되더라도 남는 방조 혐의의 범위를 최소화합니다.
설령 일부 관여 사실이 인정돼 형법 제32조 방조범 성립 가능성이 남더라도,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이하게 한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조사 초기 단계부터 인식 시점과 관여 범위를 일관되게 특정해 진술해 두어야, 이후 진술이 흔들려 오히려 공동정범 정황으로 오인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컨설팅업체의 설명을 믿고 들어간 투자가 대규모 전세사기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매수인 자신도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유형 사건의 가장 당혹스러운 지점입니다.
그러나 형사책임은 서명한 계약서의 숫자가 아니라 그 서명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로 판가름됩니다. 지금 컨설팅업체를 통한 매입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계약 당시 확보해 둔 자료와 이후의 행적을 정리해 인식 여부와 역할의 실질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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