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은 음성인데 모발만 양성, 감정 오류 다툴 수 있을까
사건 개요
마약류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소변검사를 먼저 받았는데 음성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모발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는 통보를 받으면 상황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소변이 음성인데 어떻게 모발이 양성일 수 있느냐"는 의문과 함께, 검사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억울함이 겹쳐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결과를 두고 "소변검사는 최근 며칠의 투약만 잡아내는 검사이고, 모발검사는 그보다 오래전의 투약 이력까지 드러내는 검사이니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설명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발검사는 채취·세척·분석 절차 전 과정에서 오염과 오류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 검사이고, 그 신뢰성은 절차와 방법이 갖추어졌을 때에만 인정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변 음성과 모발 양성이라는 결과 자체는 법리상 모순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발 양성 결과가 자동으로 유죄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두 검사의 원리가 다르다는 점을 활용해 감정 절차의 허점을 짚고, 필요하면 재감정을 신청해 결과의 신뢰성 자체를 다투는 것이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는 검출 원리와 검출 가능 기간이 서로 다른 별개의 검사라는 점을 전제로, 모발에서 검출된 성분이 공소사실에 특정된 투약 시기와 실제로 맞아떨어지는지입니다. 둘째, 모발 양성이 실제 체내 투약(섭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접촉으로 인한 오염인지입니다. 셋째, 감정 절차 자체—시료 채취·세척·확인시험—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재감정을 신청할 길이 열려 있는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69조는 법원이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에게 감정을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4조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이 감정인의 신문이나 추가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합니다. 즉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곧바로 확정된 진실인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그 신뢰성을 다툴 절차적 통로가 법에 마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통로를 실제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활용하는가가 사건의 향방을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검사 결과의 불일치를 법리적으로 재구성하기
많은 의뢰인이 "소변은 음성인데 왜 모발만 양성이냐"는 의문에 사로잡혀 정작 다투어야 할 지점을 놓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지점에서 두 검사의 성질 차이를 먼저 정리한 뒤, 그 위에서 구체적인 방어점을 세웁니다.
1) 검출 가능 기간의 차이를 근거로 공소사실의 투약 시기와 대조합니다.
소변검사는 투약 시점으로부터 통상 수일 내의 사용만 검출하는 검사이고, 모발검사는 검사 시점 이전 수개월간의 사용 이력을 채취한 모발 길이에 따라 구간별로 추정하는 검사입니다. 모발은 통상 한 달에 1cm 안팎 자라는 것으로 보아 구간을 나누어 분석하므로, 감정서에 기재된 검출 구간이 공소사실에 특정된 투약 일시와 실제로 겹치는지를 먼저 대조합니다. 구간이 어긋나거나 지나치게 넓게 잡혀 있다면, 그 부분부터 특정성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2) 외부 접촉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모발은 체내 대사를 거쳐 성분이 축적되는 경우뿐 아니라, 담배 연기나 물건 등을 통해 외부의 마약 성분이 모발 표면에 단순히 묻는 경우에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감정기관이 시료를 충분히 세척했는지, 표면 오염과 체내 흡수를 구별하기 위한 절차(세척 전후 비교, 대사체 검출 여부 확인 등)를 거쳤는지를 감정서에서 확인하고, 그 절차가 생략되었거나 불충분하다면 이를 근거로 결과의 신빙성을 다툽니다.
3) 감정 방법과 검출 한계치를 검토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감정은 통상 면역측정법으로 1차 선별한 뒤 GC-MS·LC-MS/MS 등 확인시험을 거칩니다. 감정서에 이 확인시험 결과와 검출 한계치(cut-off) 초과 여부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시료 채취부터 감정까지의 보관·이송 경위(사슬 관리)에 공백이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절차의 공백은 결과 자체를 흔드는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재감정 신청과 절차적 방어로 결과를 다투기
결과의 불일치를 논리적으로 짚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면, 실제로 절차를 움직여 결과 자체를 다시 검증받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절차적 방어를 진행합니다.
1) 형사소송법 제294조에 근거해 재감정을 신청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감정에 사용한 모발·소변 시료의 잔량을 일정 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잔량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 뒤, 법원 또는 수사기관에 동일 시료에 대한 재감정을, 잔량이 없다면 새로 채취한 시료로 별도 기관에 사감정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재검증을 신청합니다. 최초 감정과 다른 기관·방법으로 검증받는 것이 결과의 신빙성을 실질적으로 흔드는 가장 확실한 통로입니다.
2) 감정인 신문을 신청해 방법론 자체를 다툽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감정을 수행한 감정인을 법정에 출석시켜 신문할 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세척 절차를 어떻게 거쳤는지, 검출 구간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었는지, 외부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근거가 무엇인지를 직접 확인해, 감정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방법론의 허점을 법정 기록으로 남깁니다.
3) 시료 채취와 보관 절차의 적법성을 함께 검토합니다.
모발 채취가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강제채취라면 감정처분허가장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채취부터 감정까지 시료가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이거나 훼손될 위험 없이 관리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채취·보관 절차에 하자가 있다면 감정 결과의 증거능력 자체를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소변 음성과 모발 양성이라는 결과는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유죄를 확정 짓는 결과도 아닙니다. 두 검사의 원리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정 절차의 공백과 외부 오염 가능성을 짚어 낼 수 있는지가 실제 사건의 결과를 가릅니다.
감정서를 받아 든 순간의 막연한 억울함을 논리적인 다툼으로 바꾸려면, 검출 구간과 채취·세척 절차부터 하나씩 짚어 보아야 합니다. 지금 감정 결과를 통보받은 상황이라면, 재감정 신청이 가능한지부터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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