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벌금형 집행유예, 500만원 이하에만 가능한 이유와 남는 불이익
성범죄 벌금형 집행유예, 500만원 이하에만 가능한 이유와 남는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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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벌금형 집행유예, 500만원 이하에만 가능한 이유와 남는 불이익 

강대현 변호사

성범죄 사건에서 벌금형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여기에도 집행유예가 붙을 수 있는지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붙이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법이 바뀌어 가능해졌고, 다만 그 문이 500만원이라는 선에서 딱 닫힙니다. 그런데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집행유예가 붙더라도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같은 부수적 불이익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벌금형 집행유예가 왜 500만원 이하에서만 가능한지, 그 선을 넘었을 때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 그리고 집행유예를 받아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조문과 판례를 근거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벌금형 집행유예 — 2018년 1월에야 열린 제도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근거 조문은 형법 제62조 제1항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분은 2016년 1월 6일 법률 제13719호로 추가된 것이고, 같은 법 부칙 제1조 단서가 제62조 개정규정만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도록 하여 실제로는 2018년 1월 7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집행유예가 붙으면 벌금 납부 의무가 곧바로 발생하지 않고, 법원이 정한 유예기간 동안 유예 상태로 유지됩니다. 그리고 형법 제65조에 따라 그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은 채 유예기간을 경과하면 형의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습니다. 결과적으로 벌금을 실제로 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유예기간 중에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제63조에 따라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고, 유예된 벌금을 그대로 집행받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벌금형에 집행유예가 붙어도 노역장 유치 부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은 벌금을 선고할 때 이를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정하여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고, 형법 제69조 제2항은 벌금을 납입하지 않은 사람을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규정합니다.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어 벌금 집행이 되살아나면, 그때는 미납 시 노역장 유치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작동합니다.

벌금형 집행유예는 벌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행을 미뤄두는 것'이다 — 유예기간을 무사히 넘겨야 형법 제65조에 따라 비로소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

왜 하필 500만원인가 — 형벌체계의 역전을 메우려 만든 제도

이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려면 개정 전 상황부터 봐야 합니다. 형법 제41조는 형의 종류를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순으로 열거하고, 제50조 제1항은 형의 경중이 이 순서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즉 벌금은 징역·금고보다 가벼운 형입니다. 그런데 개정 전에는 징역 3년까지는 집행유예가 가능한 반면, 벌금은 액수가 아무리 적어도 집행유예가 불가능했습니다. 더 무거운 형에는 유예의 길이 있는데 더 가벼운 형에는 없는 역전 현상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역전이 특히 문제가 된 지점이 벌금 미납입니다. 벌금을 낼 자력이 없는 사람은 형법 제69조 제2항에 따라 노역장에 유치되는데, 이는 형식은 벌금형이지만 실질은 신체 구금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벌금 300만원이라도 자력이 있는 사람은 납부로 끝나고, 자력이 없는 사람은 노역장에 들어가는 결과의 차이가 생깁니다. 벌금형에도 집행유예의 길을 열어 이 불균형을 완화하자는 것이 개정의 배경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상한을 500만원으로 끊었을까요. 벌금 액수 전체에 집행유예를 허용하면 고액 벌금 사건에서도 실제 납부 없이 절차가 끝나 버려 벌금형이 갖는 재산적 제재의 기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제도의 필요성이 가장 큰 소액 구간에만 문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절충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가 조문에 박힌 500만원이라는 숫자입니다. 이 숫자는 양형의 기준이 아니라 법률상 요건이므로,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501만원짜리 벌금에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500만원은 법원이 재량으로 넘나들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한 요건이다 — 1만원 차이로 집행유예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

500만원을 넘겼다면 — 다툴 대상은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액 자체

성범죄 사건에서 500만원을 넘는 벌금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도16559 판결의 사안만 보아도, 강제추행 공소사실에 대해 원심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사례가 등장합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집행유예를 달라"는 주장 자체가 법률상 성립하지 않으므로, 변론의 축은 선고될 벌금액을 500만원 이하 구간으로 끌어내리는 쪽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벌금액을 정하는 기준은 형법 제51조가 열거한 네 가지 양형 조건입니다.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제1호), 피해자에 대한 관계(제2호),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제3호), 범행 후의 정황(제4호)이 그것입니다. 실무에서 제출하는 양형자료는 이 네 칸에 나눠 담아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피해자와의 합의서·피해회복 내역·처벌불원 의사는 제4호에, 초범 여부와 직업·부양가족·치료 이력은 제1호에, 우발적 경위나 접촉의 정도·시간은 제3호에 대응합니다. 자료를 뭉뚱그려 제출하면 어느 요소가 왜 감액 사유인지 재판부가 연결해 주지 않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의미 있는 지점은, 집행유예 가능 구간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단순한 금액 차이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벌금 600만원이 예상되는 사건에서 합의와 재범방지 자료로 500만원까지 낮추면, 액수 100만원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 500만원마저 유예받을 가능성이 새로 열립니다. 반대로 550만원에서 멈추면 유예의 문은 닫힌 채 550만원을 그대로 납부해야 합니다. 감액 다툼의 실익이 특정 구간에서 급격히 커지는 이유입니다.

집행유예를 막는 또 다른 두 개의 벽 — 전과 요건과 약식명령

벌금이 500만원 이하라고 해서 집행유예가 자동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과거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받았고 그 집행 종료·면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저지른 범행이라면, 이번 벌금이 아무리 소액이어도 집행유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사유가 판결 후에 발각되면 형법 제64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 선고가 취소됩니다.

두 번째 벽은 절차 자체에 있습니다. 성범죄 벌금형 사건의 상당수는 공판이 아니라 약식절차로 처리되는데, 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은 지방법원이 검사의 청구가 있으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피고인을 벌금·과료 또는 몰수에 처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제2항은 "추징 기타 부수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덧붙일 뿐입니다. 조문의 구조상 약식명령은 벌금액을 정해 고지하는 절차이지, 형의 집행을 유예할지를 심리해 판단하는 무대가 아닙니다. 벌금 집행유예를 구하려면 공판절차로 넘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통로가 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의 정식재판 청구입니다.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청구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제457조에 따라 약식명령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때 피고인이 걱정하는 것이 "괜히 다퉜다가 징역으로 올라가는 것 아닌가"인데,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벌금형으로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정식재판에서 징역형으로 형종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올라가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그 경우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도록 되어 있을 뿐입니다.

  • 금고 이상 형의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이내 범행 —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로 집행유예 배제.

  • 약식명령 단계 — 형사소송법 제448조의 구조상 집행유예를 다툴 무대가 아님.

  • 정식재판 청구 —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서면으로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제출.

  • 형종 상향 금지 —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는 않으나, 벌금 액수 상향까지 막아주지는 않음.

집행유예가 붙어도 신상정보 등록은 그대로 남는다

성범죄에서 집행유예의 실익을 따질 때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이 신상정보 등록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합니다. 기준은 형의 종류나 집행유예 여부가 아니라 유죄판결의 확정 그 자체입니다. 벌금형이든, 그 벌금형에 집행유예가 붙었든, 유죄로 확정된 이상 등록대상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등록기간은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경우 10년이고, 그 기간 중에는 제45조 제7항 제3호에 따라 관할경찰관서의 장이 1년마다 직접 대면 등의 방법으로 등록정보의 진위와 변경 여부를 확인합니다.

다만 제42조 제1항 단서에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와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그리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제5항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른바 통매음 사건 등에서 "벌금형으로 끝내는 것"이 갖는 의미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유형에서는 집행유예가 붙느냐보다 형종이 벌금형으로 유지되느냐가 등록 여부를 가릅니다.

그러면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겨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으면 등록도 없던 일이 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의 설시가 기준이 됩니다. 판결은 형법 제65조에 따라 유예기간을 무사히 경과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더라도 이는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작동하는 제도들은 유예기간 경과만으로 자동 소멸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취업제한명령·이수명령과 공무원 결격 — 벌금형에도 따라붙는 부수효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은 법원이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약식명령을 포함합니다)로 취업제한명령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합니다. 기산점 규정이 특히 눈여겨볼 부분인데, 원칙은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부터이지만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기간 상한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0년을 초과할 수 없고, 제1항 단서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부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 단서가 실무에서 다투는 주된 지점입니다.

  • 유치원·초중등학교·고등교육기관, 학원·교습소·개인과외교습자.

  • 어린이집·아동복지시설·다함께돌봄센터 등 아동 관련 시설.

  • 의료기관 —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에 한정.

  •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및 경비업 법인 — 경비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에 한정.

  • 청소년활동시설·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실을 갖춘 노래연습장업 사업장 등.

취업제한명령의 무게는 판례에서도 확인됩니다.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도11540 판결은 취업제한명령이 형벌 그 자체가 아니라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지지만 실질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고, 항소심이 제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면서 제1심보다 더 긴 취업제한기간을 부가하는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변경이어서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형량이 같아도 취업제한기간이 늘면 불이익 변경으로 본다는 것은, 이 명령이 사실상 형에 준하는 부담으로 평가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수명령도 마찬가지로 벌금형에 따라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은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합니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다만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를 인정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수강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할 경우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경우에 병과하도록 나누어 놓았고, 제5항은 벌금형을 선고한 경우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집행하도록 정합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25도16559 판결은 벌금 800만원이 선고된 사안에서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좁게 해석해 원심 판단을 문제 삼았는데, 이 예외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직업상 제약은 공직 쪽에서도 나타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3은 성폭력범죄 등을 범한 사람으로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임용 결격사유로 규정합니다. 이 조문은 벌금형의 확정만을 기준으로 삼을 뿐 집행유예 여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반면 같은 조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를 따로 정하고 있어, 벌금형에 붙은 집행유예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벌금 집행유예를 받아도 100만원 이상이라면 3년간 공무원 임용 결격은 그대로 남습니다.

집행유예가 지워주는 것은 '벌금 납부 의무'이지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공무원 결격은 모두 후자를 기준으로 작동한다.

500만원을 넘는 벌금이라면 — 액수 제한이 없는 선고유예

벌금이 500만원을 넘어 집행유예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사건이라면, 다음으로 검토할 것이 선고유예입니다. 형법 제59조 제1항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에는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징역·금고에는 1년이라는 상한을 두면서 벌금에는 액수 제한을 붙이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즉 벌금 800만원이라도 선고유예 자체는 조문상 가능한 구조입니다.

대신 제59조 제1항 단서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을 제외합니다. 여기서 형법 제41조의 순서를 다시 보면 벌금은 자격정지보다 아래에 놓이므로, 과거에 벌금 전과만 있는 사람은 이 결격사유에 걸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앞서 본 대법원 2003도3768 판결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유예기간을 무사히 넘긴 사람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형의 효력이 상실되었는지는 묻지 않고 선고받은 범죄경력 자체를 본다는 취지입니다.

선고유예가 갖는 실익은 그 효과에 있습니다. 형법 제60조는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도3564 판결은 등록대상 성범죄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곧바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지만, 선고유예 판결 확정 후 2년이 경과하여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면 등록대상자로서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를 면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이 수강명령·이수명령 병과 대상에서 선고유예를 명문으로 제외하고 있어, 부수처분의 부담도 달라집니다.

다만 선고유예 역시 무조건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형법 제61조 제1항은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그러한 전과가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59조 제1항이 요구하는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라는 요건은 집행유예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보다 엄격하게 운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500만원 초과 구간에서 선고유예를 구할지, 아니면 감액을 통해 500만원 이하 구간으로 들어가 집행유예를 구할지는 전과 유무와 합의 가능성, 예상 벌금액을 함께 놓고 판단할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형에 집행유예가 붙으면 벌금을 아예 내지 않아도 되나요?

A. 유예기간을 무사히 경과하면 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으므로 결과적으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게 됩니다. 다만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제63조에 따라 집행유예가 실효되고, 제62조 제1항 단서 사유가 뒤늦게 발각되면 제64조 제1항에 따라 취소됩니다. 그 경우 유예되었던 벌금은 그대로 집행 대상이 됩니다.

Q. 벌금 600만원이 예상되는데 집행유예를 받을 방법이 있나요?

A.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한 상한이 500만원이므로 600만원 그대로는 집행유예를 붙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툼의 방향은 양형자료로 벌금액 자체를 500만원 이하로 낮추는 쪽이 되고, 그것이 어렵다면 액수 제한이 없는 선고유예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 현실적인지는 전과 유무와 피해회복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왔는데 집행유예로 바꿔달라고 할 수 있나요?

A. 형사소송법 제448조의 구조상 약식명령은 벌금·과료·몰수를 고지하는 절차여서 집행유예 여부를 심리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이를 다투려면 제453조 제1항에 따라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공판절차로 넘어가야 합니다. 제457조의2 제1항에 따라 형의 종류가 벌금에서 징역으로 올라가지는 않지만, 벌금 액수 자체가 오를 가능성까지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Q.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도 면제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를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있어, 집행유예가 붙었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벌금형의 등록기간은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10년입니다. 다만 제4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제12조·제13조의 범죄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뒤부터 계산하나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기산하도록 괄호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기간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0년을 넘을 수 없고, 제1항 단서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에는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취업제한 자체를 다투려면 이 단서 요건에 관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Q.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면 전과기록도 함께 사라지나요?

A.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은 유예기간 경과로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더라도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질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실제로 그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지난 사람도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의 선고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유예기간 경과를 기록 자체의 소멸로 이해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맺음말

성범죄 벌금형의 집행유예는 2018년 1월부터 열린 제도이고,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한 500만원이라는 선은 재량이 아니라 요건입니다. 그래서 500만원을 넘는 사건에서는 집행유예를 구하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에 맞춰 벌금액을 낮추거나 액수 제한이 없는 선고유예를 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약식명령 단계에서 이를 다투려면 7일이라는 정식재판 청구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집행유예가 지워주는 범위입니다. 집행유예는 벌금 납부 의무를 유예할 뿐,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작동하는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명령, 이수명령, 공무원 임용 결격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사건의 목표를 '집행유예'로만 잡으면 정작 오래 남는 불이익을 놓치기 쉽습니다. 형종을 벌금형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취업제한명령의 단서 요건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 선고유예로 2년 뒤 등록의무를 면할 길이 있는지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원지방검찰청과 수원지방법원을 관할로 하는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성범죄 벌금형 사건은 약식명령 고지 이후 대응 시간이 짧게 주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금 액수가 적혀 있는 서면을 받았다면, 그 액수가 어느 구간에 놓여 있고 어떤 부수처분이 함께 따라오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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