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죄 — 몰랐다가 통하는 경우
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죄 — 몰랐다가 통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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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죄 — 몰랐다가 통하는 경우 

전우석 변호사

오픈채팅이나 랜덤채팅에서 대화를 나누다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통보와 함께 입건되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만난 적도, 만나자고 한 적도 없는데 처벌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2021년 신설된 아동·청소년 성착취 목적 대화죄 이후로는 대화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죄의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사건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1항). 여기서 세 가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첫째, 이 죄는 '성적 착취 목적'을 요구하는 목적범이어서 대화의 전체 맥락에서 그 목적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둘째, 제1호의 대화 유형은 지속적·반복적이어야 하므로 일회적 대화만으로는 성립이 어렵습니다. 셋째, 그러나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법이 달라집니다.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에게 같은 행위를 한 경우에는 성적 착취 목적이 별도로 증명되지 않아도 같은 형으로 처벌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제2항). 그리고 2025. 4. 22. 개정으로 미수범 처벌 규정까지 신설되어(제3항), 적용 범위는 계속 넓어지는 방향입니다.

이 유형에서 특히 알아둘 것은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하는 신분비공개수사와, 가상 인물로 위장하는 신분위장수사를 명문으로 허용합니다(제25조의2). 다만 무제한이 아니라, 신분비공개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승인,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의 청구에 따른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기간 제한도 있습니다(제25조의3). 판례는 이미 범행 의사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의 수사는 적법하지만,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범의를 만들어낸 경우는 위법한 함정수사로 보고,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7도16810 판결 참조). 그래서 이 사건에서는 누가 먼저 성적 대화를 시작했는지, 대화가 어떤 경위로 전개되었는지의 시간 순서가 결정적인 자료가 되고, 대화 기록을 삭제하지 않고 전체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항변은 어떨까요. 법원은 연령 인식에 확정적 인식까지 요구하지 않고 미필적 고의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프로필이나 대화에 나이가 드러나 있었는지, 외관상 어려 보인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확인 없이 대화를 계속했는지 같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상대가 나이를 밝힌 기록이 있다면 그 주장은 유지되기 어렵고, 반대로 성인이라고 적극적으로 속인 기록이 있다면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처분의 구조도 정리해 드립니다. 이 죄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고(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 벌금형 제외 단서는 이 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선고됩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 다만 실제 판결에서는 대화 단계에 그친 초범 사안에서 집행유예와 함께 인터넷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한 사례들이 확인되므로(서울고등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노1710 판결 등), 사건의 무게는 대화의 내용·기간·상대 연령·사진 요구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대화의 시작과 전개를 누가 주도했는가, 상대 연령에 관한 기록이 무엇인가, 그리고 대화가 어디까지 나아갔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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