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대화방에 누군가 영상을 올렸고, 무엇인지 모른 채 눌러서 봤습니다. 뒤늦게 불법촬영물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하다가 "시청만 해도 처벌"이라는 기사를 보고 잠을 설칩니다. 실제로 많이 받는 상담인데, 이 문제는 최근 판결들을 알아야 정확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2020. 5. 19. 신설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입니다. 불법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내려받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본 경우를 처벌하기 위해 '시청'이 행위 유형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래서 "보기만 하면 무조건 처벌"이라는 설명이 퍼져 있는데, 판례는 그보다 정교하게 선을 긋고 있습니다.
첫째, 대상이 되는 촬영물부터 한정됩니다. 대법원은 제4항의 촬영물이란 의사에 반한 촬영 또는 의사에 반한 유포가 전제된 촬영물을 의미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도16133 판결). 예컨대 촬영 당시 동의가 있었고 유포도 되지 않은 영상이라면, 이를 저장해 갖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조항의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둘째, '시청'의 의미도 무한정 넓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부는, 이 조항의 시청은 소지·구입·저장에 준하는 가벌성이 있는 경우, 즉 검색·요구·교환 같은 의도적 접근을 통해 불법촬영물을 소비하기로 적극적으로 선택한 시청으로 한정해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타인이 일방적으로 전송한 영상에 수동적으로 노출된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 판결은, 보다가 불법촬영물임을 인식하게 된 후 일시적으로 시청을 계속했더라도 별도의 저장·소지에 이르지 않았다면 처벌되는 시청이 아니라고까지 판단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20. 선고 2025노1331 판결, 무죄 선고. 다만 하급심 판결로 확정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소지'의 경계에 관한 판례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파일이 저장된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URL)를 제공받은 것만으로는, 내려받는 등 실제 지배 상태로 나아가지 않은 이상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6278 판결). 다만 이 판결 스스로 밝히고 있듯, 현행법은 구입·시청도 처벌 대상으로 신설했기 때문에 링크를 돈 주고 구입한 경우라면 소지가 아니어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심해도 될까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위 판결의 반대해석상,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검색해 들어가 본 경우, 불법촬영물임을 알면서 재생을 선택한 경우는 처벌 범위 안에 있습니다. 받은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보관했다면 '수동적 시청'의 문제가 아니라 '소지'가 되고, 소지는 파일을 지배하는 동안 계속 성립하는 범죄여서 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 결국 실무적으로는 어떤 경로로 접했는지, 인식 시점이 언제인지, 그 후 파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세 가지 축이 됩니다.
대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인 경우에는 셈법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도 짚어둡니다. 아청법은 성착취물을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 시청죄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무게입니다. 이 조항은 2020년 개정으로 벌금형이 사라지고 법정형이 1년 이하의 징역에서 1년 이상의 징역으로 올라갔고, 이후 개정을 거쳐 현재는 문언이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로 정리되었습니다. 물론 범죄가 되려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라는 점에 대한 고의는 여전히 필요하므로, 파일의 제목·내용·입수 경위상 그것을 인식했는지가 실제 쟁점입니다.
덧붙여, 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모든 수사기관이 곧바로 같은 기준으로 사건을 거르는 것은 아닙니다. 수동적 노출 사안도 일단 입건되어 조사를 받는 경우가 여전히 있고, 그 단계에서 위 법리를 어떻게 주장·소명하느냐가 불송치와 기소를 가르게 됩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대화방 캡처, 전송 시각, 재생·저장 기록 같은 디지털 자료로 승부가 갈립니다. 같은 "봤다"는 사실도 경위에 따라 무죄와 유죄로 나뉘는 만큼, 출석요구를 받으셨다면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 전에 객관적 기록부터 확보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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